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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란영천성수복대첩과 역사문화콘텐츠
이규화칼럼
경북동부 관리자 기자 / d3388100@hanmail.net입력 : 2019년 08월 22일(목) 15:55
관광은 오늘날 모든 지자체들이 주요 생존전략으로 표방하고 있는 사업분야의 하나이다. 그런데 소위 관광선진국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 그들의 삶의 흔적이랄까 연속성을 잘 보존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건축이 그렇고, 예술과 문화가 그러하며, 자연환경이 그렇다. 함부로 버리고, 잊어버리고, 파헤치는 나라에 뭐가 그리 볼 것이 있겠는가?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관광자원이라는 것이 그저 전쟁의 참화를 비켜나 겨우 살아남은 고택이나 사찰들 정도가 아닐까? 이제 불편하다며 사람이 잘살지도 않는 이런 고택이나 삶의 흔적들에 생명을 불어넣어, 그저 주말에나 한번씩 찾는 고즈넉한 휴식공간으로 바뀐 것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삶의 방향성을 찾는데 유용한 문화자산으로 탈바꿈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이러한 역사의 흔적들이 삶의 일부로서 지속적인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영천의 경우 임란영천성수복대첩은 그야말로 관광문화사업의 콘텐츠로 활용하기에 아주 적합한 아이
템이다. 이는 문학, 조형물, 다큐, 드라마, 연극, 뮤지컬, 영화 등 그 어떤 유형의 콘텐츠 형식에 의해 표현되더라도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역사적 사실이나 에피소드들이 무궁무진한 역사적 소재다. 이런 콘텐츠의 개발에 발맞추어 산재하는 의병활동의 유적과 주요 의병장들의 삶의 흔적을 잘 복원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면 이 역사만으로도 영천은 제대로 경쟁력을 갖춘 관광문화자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적인 콘텐츠사업을 위해서는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지혜와 함께 이를 추진하는 사람들의 성실한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는 최근 몇년 간 영천에서 이루어졌던 잘못된 행정을 반면교사로 삼아 설명하면 좀 더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영천시는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에 걸쳐 소위 ‘조선통신사’라는 역사를 명분으로 9억원이 넘는 예산을 사용한 바 있는데, 결국 이 사업의 잠재된 문제점들이 하나씩 드러나자 2019년부터는 사업을 중단하고 말았다. 이 사업의 취지는 임란 후 1800년대 초반까지 약 2백년 간 12회에 걸쳐 조선이 일본에 파견하였던 대규모 통신사절단의 행렬이 영천을 통과한 사실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고, 그 내용은 그때 행해졌던 마상재, 전별연, 행렬 등을 재 현하는 것이었다. 당초부터, 영천은 조선통신사 행렬이 통과했던 많은 지역 중 하나에 불과한데 굳이 영천시가 나서서 이를 기념하는 행사에 많은 돈을 사용하는 것이 합당한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민들이 있었지만, 이 사업을 추진하던 시의 담당자들은 영천이 통신사 행렬의 총집결지로서 마상재, 전별연등을 베푼 곳이라는 차별성이 있으므로 사업의 적의성이 있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하지만 전별연이라는 것이 사실 일반축제에서 흔히 보는 대중공연과 다를 바 없었고, 마상재라는 것도 관내의 한 승마장에서 단기간에 훈련시킨 기수들에 의해 급조된 데다 공연의 대가도 받지 아니한 자원봉사자들이어서 그 지속가능성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행렬도 시민들이 그 취지에 공감해서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기보다는 그저 단체의 이름으로 주어지는 몇십만원의 상금을 미끼로 동원된 것에 불과해서 시민축제의 의미와는 한참 거리가 먼 것이었다.

역사와 관련하여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이런 행사를 할려면 우선 이것이 정말 역사적으로 기념할 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우리 지역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어떤 방법으로 기념할지 등에 관해 진지한 검토가 먼저 있어어야만 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통신사’에 대해서는 앞으로 좀 더 심층적인 연구가 있어야 하겠지만, 이는 사실 조선이 스스로 일본을 알고 극복하기 위해 자발적, 능동적으로 선택한 외교정책의 일환이었다기 보다는 난 후 이제는 청의 위협을 목전에 두고 취약할대로 취약했던 조선의 조정이 대마도 종씨의 계략과 도쿠가와 막부의 화친요청에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응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가능성이 많다. 어쨌든 그런 식으로 시작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엄청난 비용과 희생을 감수하며 12번이나 갔다 왔으면 그것이 일본을 이해하고 자신을 돌아보는데 뭔가 조금이라도 이바지했어야 했다. 시쳇말로 ‘개고생’ 하며 가서는 ‘똥폼’이나 잡다 온 것 이외에 제대로 알고 온 것이 뭐가 있었을까? 만약 제대로 알고 왔다면 300년 뒤 또다시 나라가 일본에 잡아먹히는 꼴을 당했을까?

임란영천성수복대첩은 영천에 있어서뿐만 아니라 한국사에 있어서도 그야말로 숨겨진 보물과 같은 역사이다. 이런 소중한 역사를 묻어두고 이런저런 이름의 온갖 사업들을 벌이는 것은 그야말로 생뚱맞은 짓이다.
경북동부 관리자 기자  d33881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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