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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다같이 잘사는 사회는...
경북동부 관리자 기자 / d3388100@hanmail.net입력 : 2018년 12월 26일(수) 14:51
얼마전 2019학년도 수시 합격생 발표가 있은 직후에 지역의 한 사립고등학교 진학지도 선생님을 만난 적이 있다. 인사겸 입시농사 잘 지었느냐고 물었드니 언짢아 보이는 표정으로 대뜸 학교의 재단과 교장선생님을 싸잡아 비난하기 시작했다. 이유인즉슨 그동안의 전통이 있는데 서울대 합격생을 올해 못냈다는 것. 그것 때문에 역정을 내고 지청구를 들었다는 것이다. 선생님 딴엔 나름대로 학생이나 학부모의 뜻을 존중해 요즘 인기라는 학과에 우수학생들을 보내 나름 뿌듯한 마음을 가지고 자랑스러워 하고 있는데 ‘서울대면 다~’라는 반응을 보이는 재단과 교장에게 다소 불편한 심기를 내보였다. 그러면서 영천사람 다 시장할려면 시청 화장실에 청소는 누가 하느냐며 혼자말로 투덜거렸다.

올해 우리지역에도 서울대 합격생이 있어 축하 현수막이 몇군데 걸린걸 본적이 있다. 해마다 느끼는 똑같은 감정이지만 서울대 합격이 개인과 가문의 영광일지는 그들의 몫이다. 그러나 합격사실 자체만 떠나면 그들이 사회에 이바지하는 바가 얼마나 큰지 모르겠고, 합격 현수막은 학벌 중심 사회인 우리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왠지 씁쓸하다. 괜히 이렇게 말하면 열심히 노력한 학생에게 축하는 못해줄 망정 딴지를 거느냐고 시비할 독자도 있을테지만 그 자체가 무슨 대단한 벼슬도 아닌 형편에 간판하나로 대접받는 사회라면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우리나라 전체 뿐만아니라 지역 사람들도 별나게 학벌을 많이 따지는 편이다. 어떤 때는 이런 학벌의식이 지연이나 혈연보다 앞선다고 느낄 정도로 강해 깜짝 놀랄 때도 있다.

기성세대 중에도 학벌로 인한 열등감에 적잖은 고민을 가진 사람이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크게 상심할 필요가 있을까. 학벌이나 학교는 목적이 아닌 그냥 과정일 뿐이다. 학벌이 중요하지 않다는건 아니지만 그것이 절대적이지는 않다는 얘기다. 어디 출신인가를 놓고 출세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면 그처럼 야비하고 무서운 이기주의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지금보다, 또는 남보다 더 잘 살고자 한다. 그리고 그렇게 노력하는 과정에서 삶의 의욕을 키우고, 그 결과에 따라 남보다 잘살게 되면 거기에서 행복을 느끼는 게 인간이다. 그런 성취욕이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가 발딛고 사는 사회는 민주주의 사회다. 경쟁도, 그에따른 과실도 정책적으로 공정하게 차별없이 나누는 사회여야 하는 것이다.

재산이 많고 높은 학력을 가진 부모아래서 태어난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경쟁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경쟁사회는 가난과 열등의 책임을 몽땅 한 개인에게만 지우고 있다는 것. 그리고 경제적으로는 성장하지만 여전히 가난과 열등의 사람은 게으르고 노력을 하지 않아서 그런 것처럼 개인에게만 책임을 떠넘기는 사회다.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은 쉬지않고 경제능력을 키워왔고 그 덕택에 생산기술이나 양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그 기술과 양이란 것도 사회 공동으로 만든 것임에도 이익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의 문제에서 쏠림현상이 일상이고 나머지 해법은 어렵고 더디기만 하다. 사회와 경제가 발전한다는 말 속에는 많은 생산에,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혜택을 공정하게 나눈다는 의미도 포함돼야 한다고 본다. 소수가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경제성장의 혜택과 풍요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는 말이다.

무한경쟁의 시대. 젊은이들이 꿈과 도전 정신마저 잃어버리면 학벌로 차별받으면 우리 사회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혼자만 잘 살려고 할것이 아니라 남들과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나눔과 배려의 정신이 꼭 필요한 덕목이 돼야한다. 진정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그것을 통해 지역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인이든, 운동선수, 글을 쓰는 사람, 청소를 하는 사람이건간에 각자의 분야에서 일 잘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라야 된다. 우리가 정치나 경제를 발전 시키고자 하는 모든 궁극적인 이유는 우리 국민 모두가 잘먹고 잘살기 위해서가 아닌가. 열심히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다같이 잘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행복한 대한민국이고, 시민이 행복한 영천이다.

이제 한 장 남은 저 달력도 며칠사이 사라질 판이다. 세밑,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아직 우리 주위에 널려있다. 그래도 그 사람들을 포함한 시민 모두의 마음속에 새해에 바라는 작은 소망들 하나씩은 품고있을 것이다. 새해에는 주민 누구나의 삶 속에도 억울한 문제가 없고, 인성을 제대로 키운 사람들이 웃으며 모여사는 살기좋은 지역공동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좋은학교 출신이 진정으로 자랑스러울 수 있으려면 간판을 내세워 뻐기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가진 능력과 실력으로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도움을 줘야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 기득권 세력들이 스스로의 권위만 내려놓아도 지금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의 절반은 자연스레 해결되리라 본다. 또한 사회 구성원들이 보통의 서민으로 살아가기가 훨씬 수월한 세상으로 바뀌지 않을까.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
경북동부 관리자 기자  d33881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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