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19-08-19 오후 05:09:21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뉴스 > 데스크 칼럼
[데스크칼럼]-허가와 불법 사이
최병식 편집국장
경북동부 관리자 기자 / d3388100@hanmail.net입력 : 2019년 01월 25일(금) 16:28
겨울 끝자락과 이른 봄 한철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는 것은 단연 시설에서 자란 향긋한 미나리다. 지하 암반수로 키운 미나리는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식이섬유가 풍부해 미세먼지를 통해 체내에 쌓인 중금속을 배출해 주고 해독 작용을 통해 피를 맑게 해준다고 알려져 있다. 청도 한재에서 시작된 미나리는 어느 때부터 우리 지역에도 영천을 대표하는 고소득 전략 작목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부드러운 식감과 섬유질이 풍부해 삼겹살에 싸먹는 미나리는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각광 받고 있다.

최근 이 미나리를 두고 생산자인 농민들과 외식업 종사자들 간 보이지 않는 말썽의 씨앗이 있다. 그 원인을 들추면 고소득 효자상품의 이면에 불법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기 때문이다. 사실 미나리하우스는 찾아오는 소비자들에겐 정취가 있고 신선함과 현장감도 있다. 하지만 미나리 판매가 주가 아니라 고기와 술, 음식을 허가없이 파는 것은 불법으로 단속과 정비의 대상이다. 최근에 말썽을 빚고 있는 이런 논쟁도 도입 초기부터 불씨는 안고 있었던 셈이다.

도입 초기에는 어려운 농민들의 소득증대 방안으로 소득작물 농자재 구입 비용까지 보조하면서 장려하던 작목이었다. 입소문이 나고 찾아오는 손님들은 현장에서 고기를 굽고 술과 함께 즐기기를 원했다. 불법이지만 손님들의 요구에 부응하니 판매량도 증가하고 매출이 쏠쏠해졌던 것이다. 행정당국에서는 한시적 영업허가까지 내주면서 농가들 편에서 장려하기 시작했고 농민들은 거금(?)을 투자해 별도의 하우스에 식탁과 불판, 가스와 식자재들을 구입하고 외식업 체제를 갖춘다.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처음에 소규모이거나 생산농가가 적을때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미나리 재배가 짭짤하다는 소문이 번지자 여기저기 오락실 두더지 머리처럼 늘어나기 시작했다. 급기야 판로가 이상하게 변해버렸고 고기는 먹지않고 미나리만 사려는 손님에게는 팔지 않는다는 꼼수에 베짱까지 등장한다. 선량한 소비자와 인근을 비롯한 시내 외식업계의 불만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외식업계는 몇 년전부터 행정당국에 생산농가의 불법영업을 막아달라고 요구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관행처럼 매년 허가를 내주던 것을 한순간에 막을 수가 없으니 올해만, 올해만 하다가 종내 이런 갈등을 초래하고 만 것이다. 실제로 얼마전에 찾아간 미나리 작목반 구성원들도 올해만 그냥 놔두면 내년에는 어떻게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외식업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노골적으로 농가들이 시에서 보조금 지원받아 비닐하우스 지어놓고 고기와 술팔며 세금 한푼 안내고 이중으로 돈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게 벌써 언제적 얘기냐며 이번 기회에 제대로 교통정리를 해야한다고 비명을 지른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이런 일이 이어질거라며 실력행사라도 하겠다는 태세다. 이제껏 당국이 묵인했기 때문에 불법을 조장한 영업이 올해도 계속될 거라고 비난했다.

당국은 농민들의 소득증대나 보전도 중요하고 최근들어 불황에 최저임금제 도입과 임금 인상으로 힘겨워하는 외식업계의 현실도 외면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런 불법영업 미나리 생산 농가들이 매년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데 있다. 그리고 일부이긴 하지만 여기서 벌어들이는 농가들의 소득 또한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는게 사실인 듯하다. 취재도중에 인근 시군의 경우도 알아보았다. 불법을 원천적으로 막은 지자체도 있다. 지자체의 의지에 따라 몇년간만 이처럼 묵인 또는 방조할 경우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질 가능성이 높고 자칫 기업화 할 우려마저 있다. 한번 맛본 달콤함은 쉽게 놓을 수 없는 까닭이다.

농가들의 불법 영업이 계속될 경우 지역내의 합법 외식업자들의 반발을 막을 수도 없는 입장이다. 더군다나 위생업계의 염려처럼 집단 식중독이나 화재발생 등으로 인명피해라도 발생한다면 지역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지역농민들의 한철 소득이 만만치 않다는 현실에 단속만이 능사도 아니다.

미나리를 따라 취재를 하면서 두가지를 생각했다. 첫째는 비가 오나 해가 뜨나 장사가 안 되는 두 아들을 걱정했다는 우산장수와 짚신장수 엄마의 이야기가 생각났고, 그 다음에 생각난 것이 과거 대구 수성못둑 정비때 포장마차 주인들의 행태다.

애초 농가 소득원 개발사업이란 순수한 목적으로 시작한 사업이 사악한 불법영업이라는 현실앞에 이제 영천시장이 지역실정에 맞춰 합목적적으로 현명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이제껏 힘없는 농민들이라 했다. 가난한 농부의 자식이라고 스스로 폄하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선이후 어느 순간 그들의 눈치보느라 마음껏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법이라는 엄정하고 무지막지한 철퇴를 내미는 것도, 순수한 농민들의 선의에 기대는 것도 뭔가 어색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당국의 현명한 판단에 따라 정식 허가를 내고 장기적 경기침체에 꼬박꼬박 세금내며 힘겨운 하루를 이어가는 외식업계의 누적된 불만을 잠재우고, 안정된 소득의 반석위에 앉을 미나리 생산 농가들이 불법이라는 규제 걸림돌에 걸려 넘어지거나 다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랄뿐이다.
경북동부 관리자 기자  d3388100@hanmail.net
- Copyrights ⓒ경북동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전 페이지로
동정
이 사람
데스크 칼럼
가장 많이 본 뉴스
회사소개 구독신청 광고문의 제휴문의 기사제보 개인정보취급방침 윤리강령 고충처리인제도 청소년보호정책 찾아오시는 길
상호: 경북동부신문 / 주소: 경상북도 영천시 최무선로 280 / 발행인.편집인: 양승원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승원 / /편집국장 최병식 / 논설주간 조충래
논설실장 박경수 / mail: d3388100@hanmail.net / Tel: 054-338-8100 / Fax : 054-338-8130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264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