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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목숨 걸고 장사하는 자영업자를 모른다
최병식 편집국장
경북동부 관리자 기자 / d3388100@hanmail.net입력 : 2019년 02월 21일(목) 13:48
대목전에 설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뻥튀기 장면을 한컷 찍을까해서 전통시장으로 나갔다. 마침 터트리려는 찰나라 경황없이 셔트를 눌렀드니 사진이 엉망이었다. 여유있게 한 장 더 찍어볼려고 아저씨만 쳐다보고 있었는데 장비들을 덮는 것이다. 다시 안 터트리냐고 물으니 터트릴 물량이 없단다. 그러면서 이렇게 끊어지는 일이 이번이 처음이라며 경기가 왜 이러냐고 반문했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중에서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 아우성이 크다.

장사하는 사람은 장사가 잘돼야 웃고, 손님 받는 재미로 장사한다. 바쁘게 일할땐 덕지덕지 파스를 붙이고 설쳐도 아픈것을 모르지만, 파리 날리고 앉아 쉬면 온몸이 쑤시는 사람들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자리를 만들었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경영난을 겪는 자영업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가감없이 들어보겠다는 자리였다. 그 자리에서 대통령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무엇이 미안하며, 골목상권은 왜 죽었고 자영업자는 왜 이렇게 많은걸까.

베이붐으로 대표되는 세대의 조기 은퇴자들이 자영업으로 몰리면서 ‘출혈 경쟁’을 낳았고 지금은 본격적이다. 거기다 대기업의 무분별한 골목상권 침투,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 횡포, 비싼 임대료와 카드수수료 등이 자영업자들의 허리를 휘게 한다. 홈쇼핑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쇼핑 거래도 전통시장을 비롯한 오프라인 가게들엔 위기다. OECD 회원국 중 우리보다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나라는 그리스·터키·멕시코·칠레 등 4개국 정도란다. 회원국 평균은 15%인데 우리는 26% 가까이나 된다. 이런 문제 해결하랬더니 2년 연속의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에 주 52시간 근로제를 들고 나와 사태를 더 악화시킨 꼴이다. 지금 중·하층 자영업자의 소득은 임금 근로자보다 못한 실정임에 틀림없다.

어느 누구의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세상에 가장 슬픈 장면 가운데 하나가, ‘늦도록 불 켜놓고 있어도 손님 하나없이 테이블은 텅 비어 있고 한구석에 쭈그려 앉은 가게 주인이 TV를 올려다 보고있는 광경’이란다.

지금 자영업자들이 직면한 문제는 어렵겠지만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복합적이고 구조적 문제여서 기초적인 소득안전망부터 절실해 보인다. 농업이나 기업의 예에서 보는 것과 달리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보조사업은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자영업자들 사이에 ‘왜 우리만 늘 뒷전이냐’는 불만의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가 사상 최초로 100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차라리 방치다. 장사 시작했으니 무조건 자기능력과 역량으로 최악의 불황도 견뎌내라는 식이다. 단언컨대 그렇지 않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도 우리 경제의 한 분야를 담당하는 중요한 구성원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사회복지의 예와 비교하면 쪽방에 외로운 이웃이 죽어가는데도 능력없어 그러니 알아서 하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이제 이 문제도 맞춤형 복지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이론만 아는 전문가들은 경제를 탄탄하게 끌어올리고 내수를 활성화 하라고 주문하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무슨 일 생기면 그때마다 세금 투입해 돈으로 해결하려는 선심성 정책만이 능사가 아니다. 일자리 만드는데 혈세 54조원을 퍼붓고도 실업자는 넘쳐나는 형편이다. 언 발에 오줌 누면 어떻게 되는지 세상이 다 아는데 그들만 모르고 있는 듯하다.

지금 한국의 생계형 자영업자들은 벼랑 끝까지 몰려 있다. 사업이 망하면 가족들 밥줄도 끊길 판이다.
역시 예리하다. 똑같이 2시간 가까이 영화를 보고도 기억나는 대사 한구절 없는 나같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적확하게 한구절 얻어걸리는 사람이 있다. 소상공인 대표는 그 대사가 귀에 와서 박히나 보다.

영화 '극한 직업'의 마지막 장면. 잠복근무를 하다 얼떨결에 치킨집 사장이 된 마약반 반장과 마약 조직 두목이 혈투를 벌이다 조직 두목이 묻는다. "닭집 아저씨라면서 왜 이러는 건데." 물음에 대한 마약반 반장의 대답. "니가 소상공인을 X나게 모르는구나. 우리는 다 목숨 걸고 해." 마지막쯤에 튀어나온 이 대사는 슬프다. 600만 소상공인·자영업자는 다 '목숨 걸고' 장사한다.

목숨걸고 장사하는 그들이 허리가 휘어지고 파스를 온몸에 영화속 조폭들 문신처럼 쳐발라도 웃으며 기쁜 마음으로 일하고 주머니 두둑해지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게 그들이 바라는 것이다. 이유없는 정부의 지원을 원하는게 아니다. 그들의 소망은 공정한 룰 안에서 열심히 성실하게 일하면 잘 먹고 잘 살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를 보여달라는 아주 소박한 것이다.
경북동부 관리자 기자  d33881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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