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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가 열리면
경북동부 관리자 기자 / d3388100@hanmail.net입력 : 2019년 09월 10일(화) 13:37
예전에는 ‘개천에서 용난다’는 속담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개천에서 용 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가 됐다.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고, 아무리 노력해도 여러 요소들로 인하여 불리한 격차를 뒤집기가 힘드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말할 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말을 쓴다. 스포츠 경기에서 선수는 누구나 똑같은 조건의 공정한 규칙 적용이 전제된다. 운동경기 외에 정치권에서도 이 말을 쓰지만 요즘은 경제나 사회 모든 분야에서 공정하지 않으면 이런 표현을 쓰고 있다.

최근 가장 핫한 이슈는 뭐니뭐니 해도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의혹일 것이고 그중에 하나가 그의 딸의 대학 및 대학원 입학과 관련한 것이다. 이 의혹들의 사실관계나 불법성 여부는 청문회를 거쳐 검찰수사에서 밝혀지겠지만 그런 것을 떠나 젊은이들의 상처와 그 파장이 엄청나다. 특히 하루하루가 힘든 청년세대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과 이 사회 전체에 느끼는 배신감은 원망을 넘어 분노가 일어날 정도로 강도가 높다고 본다.

청년들의 감성이 닿아있는 ‘공정’과 ‘정의’. 이것을 건드려 터져 나오는 그들의 분노 속에 들어있는 모습은 무엇일까. ‘흙수저’를 물고나온 청년들과 하루하루가 힘든 그들의 ‘못난’ 부모들은 무엇에 분노하며, 그들이 요구하는 정의는 무엇인가.

조 장관의 딸이 부모 덕분에 다른 사람보다 손쉽게 스펙을 쌓았고 그것을 사다리 삼아 대학 및 의전원에 입학했다는 사실. 또 자격이 없음에도 장학금을 여러번, 많이 받았다는 의혹. 이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공정성의 심각한 훼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것이 바로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거였다. 그러나 ‘공정’과 ‘정의’를 이처럼 강조한 분의 최측근이 특혜를 누린 것이 드러나면서 서민들은 기득권의 반칙은 진보나 보수를 떠나 모두 한결같다며 허탈감 섞인 분노를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상류사회의 기득권들이 지금까지 한 행태라고는 그들만의 우월의식과 특권을 고착화 하는 일뿐인데 이런 사실을 그들만 모른 체 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이 사회의 운동장을 조금씩 자꾸만 기울이는 이들이 바로 그들 기득권층이라는 사실이다.
부모는 자녀를 어떻게든 남보다 편하게 성공의 자리로 보내고 고소득의 일자리에 앉히려고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돈으로든 연줄을 통해서든 이 사회의 불평등을 확대시키고 사회를 망치는 이들이 기득권이라는 사실이다. 기실 한 인간한테 부모는 엄청난 존재다. 부모의 영향은 재력, 학력, 인맥, 가정교육, 유전자 등 매우 다양한 요소들을 통해 자식의 학업이나 학교생활, 경제적 성취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일류 대학에 들어가고 사회적으로 성공하려면 '금수저'가 유리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공정’과 ‘정의’ 중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받아 들여지는 관점은 ‘기회의 평등’이다. 이것은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상식의 문제다. 우리는 한국 사회에서 학력은 확실히 소득과 비례한다는 점을 오랫동안 여러 군데서 확인해 버렸다. 따라서 ‘부의 불평등’으로 인한 ‘기회의 평등’ 조차 쉽게 무력화 되는 것을 안다. ‘기회의 평등’이라는 말이 돈 앞에서 쉽게 부정당하고 맥 못추는 것을 안다.
이번에 나온 공방과정에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단순한 분노를 넘어 우리 사회 기울어진 운동장의 모순과 문제점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그리고 그 구조개혁을 막으려는 어떠한 세력이 있다면 그에 맞서는 또다른 횃불을 들어야 한다고 모두가 인식한다. 화력발전소 열악한 환경에서 일을 하다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끼는 협착 사고로 죽은 청년이나 지하철역 스크린도어에 낀 채로 사망한 실습생을 생각하면 가슴 아프다. 희망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날 오리라고 거짓말한 내 자식들에게 못난 애비로, 그리고 또래 청년들한테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워준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심한 무력감과 함께 미안하고 죄스럽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가 열리면 아래쪽 사람들이 불리하다는 것은 뻔한 사실이다. 기울어진 경쟁의 장에 균형추 역할을 할 정부 차원의 특별한 노력과 정책이 나와야 한다. 이번 일을 겪으며 지켜본 논란을 통해 국민들의 감정 또한 그만큼 복잡하다는 것도 알았다. 이제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울 때가 왔다. 개혁에 대한 열망은 높지만 반대급부도 만만치 않게 작동하고 있다. 기득권을 움켜쥔 사람들이 조금의 아량이나 배려없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굳히려 하고 있다. 어불성설이고, 언어도단이다.
경북동부 관리자 기자  d33881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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