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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젊어서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 했는데
경북동부 관리자 기자 / d3388100@hanmail.net입력 : 2019년 10월 30일(수) 14:51
지난해 하루 37.5명이 자살한 한국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중 자살률 1위의 나라다. 자살사유 1위는 경제적 어려움이었고, 중요한 것은 작년과 올해 투신시도자의 57%가 2030 청년들이라는 거다.

지금은 모두 지우고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살 장소로 택했던 서울의 마포대교 난간에는 투신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문구들이 얼마전만 해도 몇 걸음 거리로 이어져 있었다. ‘넌 소중해’, ‘밥은 먹었어?’,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등등...

그런데 그 속에서 발견한 ‘젊었을 때 고생 같은 거 암것도 아녀’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고, '젊어서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라는 글귀가 겹쳐 떠올랐다.

요즘 젊은이들한테 이런 말했다간 잘못하면 봉변 당할 수도 있다. 꼰대라는 소리는 예사고 ‘아니 왜 굳이 젊어서 고생을 해야되는지’ 부터 ‘젊어서 고생 안하고 편하게 살면 안되냐’, ‘한번뿐인 인생 처음부터 고생 안하는게 좋잖아’, ‘꼭 **같은 **들이 지가 고생 직사게 했으니 젊은 놈들한테도 너도 당해봐라 하는 심보에 하는 소리라고’ 등등... 그러면서 자기는 젊어서 주식으로 성공해서 평생 고생 안하고 잘 살거란다.

기성세대의 시각이라 그런건지는 몰라도 이런 화두와 관련된 삶이 시니어 세대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면 이해도 되고 공감하겠는데 새파란 젊은이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이야기라 못내 씁쓸하다. 고생, 당연히 안하면 좋다. 고생하는거 좋아하는 사람 누가 있나. 금수저 물고나와 세상 힘들게 살지 않아도 떵떵거리며 성공한 삶을 누리는 사람이 많은데 모두들 그렇게 되고 싶을 것이다. 젊어 고생해 보라는 말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현재의 고통을 선택해 보라는 말이다. 선택한 고생 뒤에는 비교할 수 없는 영광이 함께할 것이기 때문이다. 젊은 날 고통과 시련을 겪은 만큼 사람은 강하고 단단해진다. 값진 것을 얻을려면 그에 상응한 고통을 치러야 하고, 공 들이지 않은 탑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말인데.

'젊어서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라고 할 때 고생(苦生)은 험한 일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지식이나 경험을 고생으로 쌓아 보라는 말이고, 자신이 택한 일에 혼신의 힘을 다해 전력투구하는 것을 주문하는 말이다. 그런데 그 말이 그렇게 귀에 거슬리는 까닭이 뭘까. 지옥같은 입시와 취업이라는 이름의 사회진출 탓에 진을 다 뺀 젊은이들이 당분간은 경쟁이나 시험과는 담쌓고 지내고 싶은 심리가 크게 작용한 탓일까.

무엇인가 성취한 사람들은 모두 젊었을 때 자신의 일에 모든 것을 바쳤고, 스스로 원해서 고생했다. 피겨여왕이라 불리는 김연아 선수의 예에서만 봐도 훈련때 근육이 터져 버릴 것 같고, 숨이 목끝까지 차올라도 ‘이만하면 충분해, 다음에 하자’라는 생각보다 ‘99도까지 물의 온도를 올려도 마지막 1도를 올리지 못한다면 끓지않는 것처럼 포기하고 싶어도 그 1도를 참아내야 내가 원하는 세상으로 갈 수가 있다’고 했다. 그 1도는 임계점이다. 자신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면서 능력을 시험해보는 소수의 사람이 성공의 짜릿함을 맛본다. 다이어트든, 공부든 승진이나 출세도 무엇도 마지막 남은 1도를 극복하고 기존의 틀을 깨는 사고를 가져야 고수가 된다. 결국 그들이 이 사회 또는 인류를 한 발짝씩 전진시킨다.

조금만 힘들면 자살을 떠올리고 젊어서 고생은 죽어도 싫다는 요즘 신세대는 어떻게 이렇게 나약하고 유약해졌을까. 새파랗게 젊은 사람이 거창한 꿈을 향한 아등바등이 아니고, 소확행이나 욜로, 워라밸에 더 큰 관심과 의미를 둔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출세나 승진을 뭉개고 작은 행복을 꿈꾸는 행태는 아마도 전형적인 중년 이후의 라이프스타일일텐데 이런 경향이 20~30대에서 나타난다는 것은 고령화 사회의 특징 중 하나가 '정신의 고령화'라고 본다. 젊은 사람들한테 물어봤다. 젊어서 고생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냐면 "굳이 사서 고생할 것은 없다"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이런 한쪽에선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면은 못노나니...’라고 해댄다. 젊어서 뼈빠지게 고생해봐야 늙은 뒤에는 골병만 남을 뿐이라고. 하지만 결단코 휴식의 개념으로 노는 것은 맞지만 주구장창 편하게 노는데 빠지면 삶은 어떻게 되나. 삶에 쉼은 필요하겠지만 아닐 불(不)! 땀 한(汗)! 땀 한방울 흘리지 않고 놀고 먹는 불한당(不汗黨)이면 곤란하지 않을까. 분명한 것은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어제까지의 나였다는 사실이다. 젊어서 고생하지 않겠다는 사람. 그 사람의 노후는 축복일까 아니면 재앙일까, 그것이 궁금하다.
경북동부 관리자 기자  d33881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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