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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민간 첫 체육회장 선거과정을 보며 드는 생각
경북동부 관리자 기자 / d3388100@hanmail.net입력 : 2019년 12월 04일(수) 10:55
내년부터는 체육회장을 민간인이 맡는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체육회장을 겸직할 수 없도록 국민체육법이 개정돼 내년에 처음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첫 민간 체육회장을 선출하는 일인 만큼 과연 누가 적임자이고 누가 그 첫 역할을 맡을 것인지에 대해 체육계뿐만 아니라 체육계 바깥에서도 관심이 크다. 이제 곧 영천시체육회 선거관리위원회는 각 단체별 선거인수 통보, 후보자 명부작성 등을 거쳐 내년 1월 선거인명부 열람 및 이의신청, 후보자등록신청, 선거인명부 확정 등의 일정으로 선거준비에 바쁠 것이고, 후보등록후 10일간의 선거운동을 거쳐 내년 1월15일 선거를 치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우리시의 경우 단독 후보 추대형식으로 가자는 분위기가 대세다.

그동안 자의로든 타인의 추천에 의해서든 거론되던 사람들 너댓명 중에 각자 한가지씩 이상의 사유로 모두 고사했다는 소식을 들으며 지역이, 또는 체육계가 이렇게 인물난을 겪냐는 생각부터 들었다.

한가지 심사숙고해 봐야할 부분이 있다. 과연 추대형식의 선거가 잡음없이 좋다고는 하지만 이 사람이 그동안 영천시 체육발전에 얼마만큼의 기여를 해왔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그가 명예욕이나 사적인 욕심없이 오로지 영천체육의 발전만을 위한 비전과 전략을 가지고 있는가, 또 그것을 모든 체육인들과 공유하면서 실행할 수 있는 통합적인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후보자로 거론되는 사람의 면면을 일일이 거론하며 그 사람이 적임자가 맞는지 따지기도 한다. 그럴 때 상대편에 있는 사람의 반론은 한가지다. 대안이 있느냐는 것, 즉 좋은 사람 있으면 데려와 보라는 소리다. 그렇게 말하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단체장이 체육회장을 겸직할 수 없도록 한 입법의 취지부터 한번 보자. 가장 큰 이유는 체육이 정치에 휘둘리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현직단체장이 다음선거에 유리하도록 체육인들에게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체의 정치적 행위를 말하는데 회장을 민간인으로 한다고 해서 사실 체육을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려는 입법 취지가 그대로 실현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미 소문이긴 하지만 다음선거에 충성하기로 했으니 밀어달라고 했다는 소문도 들리는 판이다. 그럼에도 정치와는 당당하게 독립성을 견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치단체장과 조화도 이룰 수 있는 소통능력도 겸비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이력과 덕목을 지닌 사람을 첫 민간 체육회장으로 세워낼 수 있느냐는 문제는 결국 영천체육인들의 수준에 달린 것이다. 이번 민간 체육회장을 뽑는 과정이 건전하고 잡음이 없어야 민간 회장이 체육인과 시미들로부터의 존경을 받을 것이고, 그 일은 오로지 체육인들의 몫이다. 또 무엇보다 체육회장 자리는 예산문제가 있기 때문에 단체장과 관계도 좋아야 하며, 체육인부터 두루 존경받는 인물이 되어야 지역화합도 이룰 수가 있다.

또하나는 3년 임기에 9천만원에 달하는 체육회장 출연금이 논란이다. 체육회장을 하려면 매년 3천만원씩 3년간 출연금을 내야하고, 출마만 해도 2천만원의 기탁금을 내야한다. (민선 1대만 3년이고 이후 임기는 4년) 또 별다른 이유도 없이 체육회장 기탁금이 시의원이나 시장은 물론 국회의원보다 많다.

우리고장 웬만한 주민의 한 해 총소득을 능가하는 3천만원을 연간 출연금으로 내야 하지만 별다른 문제제기 없이 이사회와 대의원회를 통과했다. 이런 절차를 거친 사안임에도 고액 출연금과 기탁금이 논란이 되는 건 기회의 불공정 때문이다. 체육회장을 맡기 위해 많은 돈을 내도록 제한하면 돈 많은 사람에게만 기회가 주어진다. 이런 식이라면 영천체육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개척할 인물보다, 연간 3천만원의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인물인지가 더 중요한 평가잣대가 될 수 있다. 돈 없는 후보는 아무리 능력 있고 영천체육을 발전시킬 계획이 있어도 출마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면 불공정이다.

여기에도 반론은 있다. 돈이 부족하다면 평소에 체육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성실히 활동해 체육인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만한 사람이 있느냐고 되묻는다. 물론 돈 많은 사람 중에 체육계를 위해 노력할 인물이 없다는 건 아니다. 그러나 2천만원의 기탁금을 잃을 각오로 도전하고, 3천만원의 출연금을 내야하는 회장에게는 향후 수많은 유혹이 일어날 수밖에 없고, 부정부패 유혹 또한 더 커질 것이다.

체육회에 돈이 많아서 나쁠 건 없지만 체육회장에게 많은 돈을 요구하는 것은 결국 체육회가 스스로를 결박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고액의 출연금과 기탁금은 영천시체육회 스스로 정치를 다시 끌어들이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체육회가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는 이때, 수천만원의 자금을 회장에게 받는 대신 체육회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면 어떨까를 생각해 보는데 체육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모르겠다. 이미 다른 곳의 체육회의 경우 논의 끝에 수천만원의 출연금보다 체육회장이 공정하게 일하도록 환경을 만드는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출연금 규정을 삭제했다는 데도 있다. 영천시도 체육인과 시민들이 건강을 증진하고 충분한 여가생활을 하도록 지원하고, 체육회는 이를 공정하게 집행하면 된다. 영천시체육회가 이런 우려를 씻어내는 가장 현명한 선택과 모범적인 선거문화로 지역의 자랑으로 우뚝 서주면 좋겠다.
경북동부 관리자 기자  d33881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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