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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주 69시간 근로가 뭐길래~
최병식 편집국장
경북동부 관리자 기자 / d3388100@hanmail.net입력 : 2023년 03월 15일(수) 14:48
ⓒ 경북동부신문
어딜 가도 주 69시간 이야기다. 그렇지 않아도 비혼을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많은 마당에 이게 비혼장려정책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과연 주 69시간제는 무엇인가.
정부가 최근 일할 때는 일하고 쉴 때는 자유롭게 쉬는 문화를 만든다며 1주일에 최대 69시간까지 일하도록 하는 내용의 근로시간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주 52시간까지만 일하게 하는 현재 노동시간 관리 단위를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확대하는 방안이다. 

핵심은 1주일 단위로 돼 있는 노동시간의 칸막이를 터서 일이 많을 때는 1주일에 최대 69시간까지 일한 뒤 나중에 많이 쉬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11시간 휴식을 보장하면 주 69시간, 휴식시간 없이는 주 64시간까지 일하게 되는, 월초에 연장근무를 몰아서 하면 나머지 셋째, 넷째 주는 무조건 칼퇴할 수 있다는 논리다. 개편안의 취지를 노동자의 “선택권·건강권·휴식권의 보편적 보장”이라고 설명하지만 오히려 ‘과로할 자유’를 선택하라는 것에 다름 아니다.

하루 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했을 때 주 5일 근무를 하게되면 총 40시간을 일한다. 그러나 사업장별 특성에 따라 연장근로를 할 수가 있는데 12시간을 합쳐 주 52시간을 넘지 못하게 하는 것이 현재 제도다. 

이 제도가 문제인 것은 사업주는 바쁠 때 좀더 일을 더 시키고 싶지만 안되니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고, 노동자는 일을 해서 돈을 더 벌고 싶은데 일을 할 수가 없다는데 있다.  
그럼에도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우려가 나오고 반발한다. 노동자들의 건강을 침해할 가능성이 커 자칫 과로사 수준까지 장시간 노동을 강제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주 52시간이 법제화된 지금도 사업장에 따라 편법으로 초과노동과 공짜야근에 시달리며 연차휴가마저 다 못 쓰는 마당에 언제 저축휴가까지 쓰느냐고 묻는다. 또 노조가 없는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장기 휴가를 쓰겠다고 하면 사업주들이 선뜻 들어주느냐는 것이다. 

지역 노동계에서도 현장 실정도 모르면서 책상머리에 앉아 벌이는 탁상행정을 말한다고 비판했다. 그들에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렇게 딱 일주일만 제조업체 현장 나와서 일해보고 가라’고 말한다. 그러면 자기가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나쁜 선택지의 정책을 만들었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양대 노총에서도 ‘노동자의 선택권이라고 포장하지만 노동자 통제를 통한 사용자 이익 챙겨주기’라고 비판한다.

이마저도 고소득·전문직, 일정 규모 이상 지분을 가진 스타트업 근로자에 대해서는 노동시간 규제나 초과근로수당 등을 적용하지 않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제외)’을 검토한단다. 한마디로 꼼수다.

한국은 예로부터 노동시간이 길기로 유명하다. 가까운 2021년의 연간 노동시간이 1915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5번째다. 주 52시간 제도가 현장의 실정에 맞지 않는 사업장이 있는 만큼 제도를 보완할 필요는 있지만, 전체 노동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어서 영혼의 휴식이 필요한 존재다. 건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적절히 일하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제도라야 한다.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가상 ‘주 69시간 근무표’가 등장해 화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아침 9시 출근, 새벽 1시까지 일하는데, 하루 16시간씩 회사에 머무는 것으로 돼있다. 점심, 저녁 식사시간으로 1시간씩 빼면 14시간씩 일한다. 새벽 1시까지지만 금요일에는 새벽 1시가 아닌 밤 12시에 퇴근하도록 해 주 69시간을 맞췄다. 여기에 출퇴근 시간까지 합치니까 퇴근 후 잘 수 있는 시간은 5시간 뿐인 하루가 반복된다. 평일에는 그야말로 눈 감았다 뜨면 출근하고, 주말엔 기절이라는 내용이다. 

씁쓸한 이 제도는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국회 문턱을 넘어야 되지만 노동계의 반발과 여소야대 정국 속에 통과가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경북동부 관리자 기자  d33881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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