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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고깔을 쓴다
한 관 식 작가
경북동부 관리자 기자 / d3388100@hanmail.net입력 : 2024년 02월 07일(수) 18:10
ⓒ 경북동부신문
에어포켓(15)
곤충생태 공원이 살아났다. 내방객들의 시선이 잠자리조형물을 거쳐 간다는 것만으로, 표현봉 조각가의 예술적 가치를 상승시켜주는 계기가 된듯했다. 보름동안 머물면서 금속에 지나지 않던 물질이 조각가의 손을 거치자, 생명을 부여받은 조형물로 탄생되었다. 내방객들의 감탄사를 은근히 즐기면서 제막식이 끝나고 이틀을 더 머물러 있었다. 표현봉은 스스로 작업 스타일이라고 했다. 반응이 좋지 않으면 추가요금 없이, 자비로 수정작업을 해야만 만족을 느꼈다.
“예술가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항상 자신에게 과감히 던져야 해. 귀찮다고, 두렵다고, 누군가 할 것이라고 피하게 되면 이미 정체성은 흑백에서 칼라로 영원히 전환되지 않지. 한동안 서양화가로 활동하고 있었어. 어느 날, 장애물경기처럼 허들을 뛰어넘고 싶은 마음이 덜거덕거리기에 과감히 붓을 놓았어, 칼을 쥐어들었지. 조각칼로 빚은 세상이 명료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전력질주하고 있다고 할까.”
이십일을 곤충생태 공원 근처에서 숙식을 한 탓인지 살이 오 킬로 정도 빠져있었다. 삼일 휴가가 주어졌다. 서화인에게 전화를 했다.
“당신 품속이 너무너무 그리운데, 우리 집보다 당신 집으로 먼저 직행해도 되겠죠?”
“혹시 남편이 올지 모르니까, 당신 집 청소해둘게요. 필히 목욕재계해서 몸과 마음도 깨끗하게, 알겠죠? 거기에서 봐요.”
그러고 보니 남편의 생사를 모르고 있는 거로 봐서 아직 시체가 발견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벌써 2개월 전, 새벽에 음주운전으로 부딪히고 황급히 뒷좌석에 남편을 실어가던 모아비 4륜구동이 내가 알고 있는 전부였다. 자신의 아내와 바람난 나를 혼내주려고 쫒아오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이기에, 신고하기에는 떳떳하지 못했다. 아니 신고했을 때 내가 감당해야 될 이것저것의 과정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쉽게 짐작이 되었다. 나만 입 다물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묻혀버릴 것이다.
서화인은 동태를 넣은 콩나물국을 끓여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동태국으로 불러야할지 콩나물국으로 불러야할지, 애매한 국을 좋아하는 나를 애매하지 않게 좋아하는 서화인을 보는 순간 덮치고 싶었다. 그렇지만 간신히 욕정을 억누르고 밥과 국한그릇을 다비우고 욕실에서 샤워를 한 뒤, 발가벗은 채 거실로 나가 늑대처럼 포효했다. 서화인도 발맞춰 옷을 벗고 자세를 낮추어 기꺼이 자신을 내어주었다. 과녁을 찾아 활처럼 팽팽하게 시위를 당겼을 때 십 점 만점을 주기위해 둥글게 말은 몸이 거기 있었다. 보다 충실하고 보다 필요로 하는 궁합으로 뜨거워지길 그래서 한 몸이 되길.
남편의 욕설과 손찌검으로 상처 입은 서화인의 몸과 마음을 혀로 핥아주었다. 가슴굴곡에서 오래도록 머무르며 간지럼을 먹였다. 누군가 그랬다. 섹스의 방법은 몇 가지인가? 세계 성인인구가 삼십억이라면 삼십억 가지가 된다고. 힘과 박자와 깊이와 길이와 기술들이 제각각이어서 결승점은 같지만 삼십억 명의 과정은 서로의 방법이 된다는 것이었다. 이해가 된 듯 서화인의 등줄기를 따라 무릎으로 쓰다듬어주었다. 깊은 곳에서 길어 올린 서화인의 신음소리가 방안을 맴돌며 청각을 자극하고 있었다.
“내 몸이 이렇게 고팠나요?”
“고플 수밖에 없잖아요. 무심하기엔 너무 힘든 당신이기에.”
“호호. 닭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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