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응급의료의 최후 보루 역할을 해온 영남대학교의과대학부속영천병원(이하 영천영대병원) 응급실이 의료진 부족으로 인한 ‘일시 휴진’을 결정하면서, 그동안 우려되어 왔던 지역 의료 공백이 마침내 현실화 시험대에 올랐다.최근 영천시와 영천영대병원이 고지한 ‘응급실 일시 휴진 안내’에 따르면, 병원 측은 응급실 전담의사 인력 부족으로 인해 9월 한 달간 특정 날짜와 시간대에 걸쳐 응급실 운영을 부분 중단한다.문제는 휴진 일정이 주말과 야간, 그리고 민족 대이동이 시작되는 추석 연휴 직전 등 의료 수요가 집중되는 ‘주요 길목’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9월 6일과 13일 일요일 낮 시간대(08:30~18:30)를 비롯해,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아침, 토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아침에 이르는 야간 틈새 시간이 잇따라 멈춰 선다. 특히 9월 30일 저녁부터 10월 1일 아침까지 이어지는 휴진 일정은 연휴를 전후한 지역 응급의료 체계에 커다란 균열을 낼 것으로 보인다.영천 지역 유일의 종합병원 응급실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면서, 골든타임 확보가 시급한 심뇌혈관 질환이나 중증 외상 환자 등 지역 주민들의 생명선이 위협받고 있다. 그간 의료계 안팎에서 끊임없이 지적되어 온 ‘지역 필수 의료 인력 난’이 결국 지역민의 생존권과 직결된 응급실 셧다운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시화된 셈이다.지역 주민들의 불안감도 팽배해지고 있다. 한 영천시민은 “갑작스러운 사고나 중증 질환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데, 당장 아프면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할지 막막하다”며 “사고나 질병을 예고하고 겪을 수 없는 노릇인데 지역 의료 안전망이 이렇게 허술해져도 되는 것이냐”고 토로했다.시와 병원 측은 응급환자 발생 시 119 구급대를 통한 이송 조치나 인근 타 지역 의료기관 이용을 안내하고 있지만, 대구·경산·경주 등 인근 도시로의 이송에 따른 시간 지연과 타 지역 응급실의 과부하 문제는 또 다른 과제로 남는다.이번 영천영대병원의 응급실 일시 휴진은 단순한 한 병원의 운용 차원 문제를 넘어, 지역 필수 의료 체계 전체가 붕괴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임시방편식 이송 안내를 넘어, 지자체와 의료계가 머리를 맞대고 지역 응급의료 인력 확보 및 영구적인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실질적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