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고통과 시련에 빠져 번민으로 실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입니다. 무시 겁 동안 지어온 악업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듯 캄캄한 세상이 되고 있습니다. 밤이 지나야 새벽이 오고 햇살이 퍼지듯 이 시름의 꺼풀이 벗겨지면 반드시 화사한 날이 돌아올 것입니다.그동안 틈틈이 원고를 정리해 온 이림 시인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편집과 출판으로 애쓴 모든 분들에게도 불은(佛恩)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불기 2542년 부처님 오신 날 즈음에 보현산 충효사에서 석 해 공합장(지난호에 이어)첫 번째 방법은 보시섭(布施攝). 즉 상대편이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아낌없이 주는 것을 말합니다. 거지에게 밥과 옷을 주고, 사랑이 필요한 사람에게 사랑을 주며, 진실한 삶을 모르는 사람에게 진리를 가르쳐주는 것이 다 보시섭입니다.남에게 받는 것만 좋아하고 줄 줄을 모르는 사람은 자신이 하찮게 여기고 버리는 물건까지도 남에게 주는 것을 아까워합니다. 그러나 남에게 주는 것을 기쁨으로 알고 무엇이든지 나누어 주려는 사람은 입고 있던 옷이라도 남이 필요로 하면 기끼이 벗어줄 줄 압니다. 어떻게 보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덕이 바로 나누는 미덕이 아닐까요?두 번째 방법은 애어섭(愛語攝)입니다. 이는 남에게 언제나 부드럽고 온화한 말로 감동을 주는 방법입니다. 사실 우리는 부모에게도 사소한 일로 짜증을 부리거나 남을 거칠게 함부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 할지라도 말은 조심해야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말로 상대방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늘 상대를 따뜻한 말로 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지금 좌절과 실망에 빠진 사람이 많은데, 이런 사람들에게 한마디 위로의 말을 해주면 반드시 용기를 갖고 다시 일어서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실직한 남편에게 이제 어떻게 살면 좋겠냐며 쥐어짜듯 말하면서 매일 바가지를 긁는 아내는 오히려 남편을 더 깊은 좌절과 비관에 빠뜨리게 합니다. 그러나 그래도 아직 건강이 있고, 사랑이 있으니 절망하지 말라고 말하면서 남편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말해준다면 반드시 남편은 용기를 갖고 일어서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사랑의 말’을 할 줄 아는 것이 보살다운 태도라 하겠습니다. 세 번째는 이행섭(利行攝)입니다. 무엇이든지 남에게 이로움을 주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는 공자의 가르침을 배우고 살아가는 중국 사람들이 예의가 바를 것 같은데 북경에 갔다 온 사람의 말에 의하면 중국 사람들이 의외로 노인을 위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버스나 전철을 탔을 때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무거운 것을 들고 가는 사람이 있으면 짐을 대신 들어주기도 합니다. 병이 난 사람에게 위로를 해 주기도 하고, 친구에게 어려움이 생기면 도와주는 사람도 많습니다. 바로 남을 위하겠다는 생각, 그리고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생활이 바로 이행섭입니다. 네 번째는 동사섭(同事攝)입니다. 동사섭은 늘 이웃과 함께 지내도록 하는 것이지요. 여기에는 차별심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즉 잘난 사람, 돈 많은 사람, 권력이 있는 사람, 미모가 뛰어난 사람은 서로가 가까이 지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싫어하고 멀리하고자 한다면 동사섭의 성신이 없는 사람입니다. 생명은 그 어느 것이나 소중하고, 인간은 누구나 존엄한 것이므로 돈 이 많은 사람일수록, 지체가 높은 사람일수록 타인의 자존심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되며, 누구나 모든 이웃을 존중하고 함께 어울려 사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렇듯 네 가지 무량한 마음과 네 가지 생활태도를 갖고 산다면 보살의 생활이라 할 수 있고, 보살의 생활이 바로 이 세상을 가장 편안하게 살아가는 방법인 것입니다. 내가 먼저 남을 위하고 사는데 어찌 남이 나를 업신여기고 시비하겠습니까? 내가 욕심을 내지 않고, 남을 평등하게 다 존중하며 산다면 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하지 않고 시비도 없어서 편안해집니다. 마음도 편하고 주변도 편하면 고통도 곧 이겨낼 수 있고 기쁨도 찾아오게 됩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