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순간에 가지는 감정은 매우 엄숙하고 순수하고 진지하다. 오랜 전통과 더불어 옛날부터 이러한 죽음의 길에 오르는 망자를 위해 가창되는 민요가 있다 이것이 바로 상여 소리이다. 상여와 상여소리는 각 마을마다 필수적으로 간직해 장례를 잘 치르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이는 우리의 전통문화 유산이기도 하다. 그러나 요즘 전통문화인 상여나 상여소리는 관심과 활용성이 없어지고 있는 것 이 현실이다.문화의 달 정부기념행사가 열린 금호강변공원에서 상여행렬과 상여소리 시연 그리고 죽음, 사후세계체험 프로그램이 크게 관심을 끌면서 영천지역의 상여와 상여소리 등 상여문화를 지속적으로 발굴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본지는 상여소리 등 지역전통문화를 발굴 연구하고 있는 유운식 교수의 자문을 받아 상여소리와 상례문화 등을 정리해 본다. <편집자주> -영천 상여소리상여소리는 인생의 과정에서 죽음이라는 하나의 커다란 시간이 주는 불안과 두려움, 소외감과 단절감 등 인간이 느끼는 가장 절실한 심정이 담겨져있다. 어렸을 때 사람이 세상을 등지고 떠날 때 노자돈을 주었던 상여 문화가 기억된다. 마을에서 어르신이 돌아가시면 보통 꽃상여에 어르신을 모시고 무덤까지 이동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있었다. 상여는 절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지 우회하는 법은 없었고, 원래 다니던 길에 문제가 생겨 그 길을 건너기 어려울 때도 거침없이 그 길로 행여는 지나간다. 예전에는 부모 형제 또는 일가친척 등 사람이 죽게 되면 상여와 요령소리와 구슬픈 상여소리로 저승으로 떠나는 영혼을 보내 주었다. 지금은 장의 차량에 실려 떠나는 주검들이 대부분이지만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상여타고 요령소리 들으며 저세상으로 가는 것을 가장 복된 죽음으로 여겨진다. 아직도 산골이나 농촌에는 가끔씩 상여소리가 울려 퍼진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상여를 보관해 놓고 초상이 났을 때 빌려주는 ‘상여집’이 마을마다 있고 상여소리 잘하는 선소리꾼도 마을마다 한 두명씩 있었다. 하지만 영천지역의 상여소리는 지역별로 보존되지 않아 아쉬운 점이 있다. -영천 달(덜)구 소리영천지역에는 달(덜)구질을 할 때 봉분을 쌓는 중심에 달귓대 하나를 꼽아놓고 선소리꾼이 가운데 서서 소리를 메기면 다른 달구꾼들은 봉분 가장자리를 돌면서 반장단식 한발씩 다지며 소리를 받는다.처음에 평토로 다지고 다음에 흙을 조금 도독히 쌓아높고 다진다. 달(덜)구질 소리는 달구꾼들의 소리에 발을 맞추어 달구질 하는데, 막걸리잔이나 들이키고 흥이나면 둥글게 손을 잡고 춤을 추듯이 빙빙 돌아가며 일하기도 한다. 사설은 산천 명당의 내력에 대해 길게 엮은 <옥설가>의 걸을 쓰기도 한다. 상여소리에서 먼저 느린 발인 소리를 부르짖듯이 <다구질 소리>를 부르기에 앞서 느린 자유 리듬으로 소리 마디를 몇 차례 메기고 받는다. <달구질 소리>는 3분박 보통 빠른 4박자(12/8)로 잦은 중몰이 장단에 맞는다. 선소리꾼이 한 장단의 앞소리를 메기면 달구꾼들은 “어히 달(덜)구여”하고 같은 장단의 뒷소리를 받는다. 그런데 선소리꾼이 <옥설가>로 매길 때에는 구성음이 레, 미, 솔, 라, 도이고, 라에서 떨고, 레로 마치는 수심가토리로 부르고 그 소리를 받는 달구꾼들은 여느 때처럼 메나리토리로 받으니 메기는 소리와 받는 소리가 토리가 달라져서 아랫물 웃물이 따로 지기도 한다. 이소리는 꿋꿋하고 씩씩한 느낌을 준다.-상여행렬 등 재현 어떻게 했나?상여행렬과 상여소리 시연, 죽음, 사후세계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해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선보였다. 상여행렬 시연에는 영천고 학생들과 문화원청년회 회원등 90여명이 참여해 진행했다. 강변공원에서 발인제 지내고 명주농악을 앞세우며 상여가 나가자 만장기 뒤를 이어 상주와 백관이 그 뒤를 이었다. 이날 행렬은 금호강변공원-시청 5거리-영동교-완산 삼거리를 지나면서 1시간 동안 재현했다. 상여행렬이 시내를 지나는 동안 시민들이 행렬에 노잣돈을 챙겨주는 모습이 연출되는 등 시민들의 관심에 전통문화 보존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발인에 앞서 열린 사후세계 체험에는 체험에 참가하는 관광객들이 진지하게 참여했다. 관속에 들어가 5분에서 10여분 동안 사후 세계를 체험했다. 상여문화는 관속에 누워보면서 사후세계를 직접 경험해 보고 전통의 장례문화에 대한 경험을 통해 점점 사라져 가는 영천지역의 문화를 살리고 보존·계승하기 위해 마련했다.-사후세계는? ‘죽은 사람들이 간다’고 여겨지는 곳. 과거부터 많은 종교에서 사후세계를 믿어왔고 지금도 믿고 있다. 동양에서는 음양론적으로는 죽은 뒤의 혼은 하늘로, 백은 땅으로 들어가 3년간 머무른다고 믿었으며 특히 조상신은 후손을 수호한다고 믿었다. 죽은 귀신은 ‘죽은 자가 성불하여 사후세계로 간다’고 믿으며, 성불하지 않은 영혼은 귀신이 되어 구천을 떠돈다. 혹은 이러한 시기 영혼은 저승으로 들어가 심판받으며 이에 따라 윤회하거나 천국, 지옥 등으로 배정받기도 한다. 이는 불교의 영향이 크다. 사후세계의 존재는 죽음을 맞이해도 거기서 끝이 아니라 영혼으로써 존재할 수 있다는 전재를 가지게 된다. 때문에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은 그 자체만으로 사람들이 죽음에 대한 공포를 크게 달래 주는 존재가 되었던 것이다. -영천 상엿집이 경산에 팔려 중요 민속문화재로 변신?영천시 화북면 자천리에 있던 상엿집이 2009년 경산시 하양읍 대학리 무학산 자락으로 통째로 옮겨 복원됐다. 영천에서 팔려간 이 상엿집은 경산시의 관광문화재로 변신했다. ‘경산상엿집’은 전국 상엿집 가운데 유일하게 국가가 지정한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된 것이다. 이 상엿집은 1891년에 지었다는 기록이 적힌 상량문과 여러 문서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우리나라 상여문화 연구의 귀중한 자료가 됐다. 국학연구소는 해체보수 중 옛 상량문을 발견해, 실제로는 1750년 이전에 건축한 것으로 추정하고있다. 이 상엿집과 상장례문화를 소재로 오는 30일과 31일 경산에서 ‘제2회 한국 전통상례문화 전승 및 세계화 방안’ 세미나가 열린다. 일반 상엿집은 흙벽과 평지 바닥으로 돼 있지만, 경산 상엿집은 세 칸 규모의 판벽과 우물마루로 돼 있다. 상엿계 운영방안이나 마을공동체 현황을 알 수 있는 문서가 함께 보존돼 있어 의미를 더하고 있다. 7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영천지역 마을어귀마다 공동으로 사용되던 상엿집이 하나씩 있었다. 하지만 상장례문화가 현대식으로 서서히 바뀌면서 대부분 사라졌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흉물스럽다며 철거되고 말았다. 현재 상엿집이 얼마나 있는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국가지정문화재로는 영천에서 팔려간 경산시 하양읍 무학산의 상엿집 한 곳 뿐이고, 시도 문화재로 지정된 곳도 안동시 일직면의 상엿집 한 곳이다. 상여는 3개가 중요민속문화재로 서울·춘천에 보존돼 있고, 상여를 메고 나갈 때 불렀던 상엿소리는 몇몇 지방자치단체가 시·도 문화재로 지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상여행렬 등 사후세계를 재현한 유운식 교수“효를 중시하는 우리 전통문화가 쇠퇴하고 있는 시대에 아주 귀중한 전통문화유산인 상여소리나 상여행렬과 같은 전통의 장례문화를 지속적으로 보존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천지역 상여소리와 상여문화 등 전통문화를 연구하고 있는 유운식 교수(56·대경대 겸임교수)는 “상여 행렬재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전통문화를 더 발전·보완해 후손들에게 부끄럼 없이 물려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행사인 문화의 달 행사 일환으로 상여행렬과 사후세계 등 전통문화를 재현한 유 교수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보면서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참여자가 직접 두루마기를 입고 관속에 들어가 체험하는 ‘사후체험 프로그램’에는 관속에서 10여분간 주검을 체험한 참여자가 눈물을 흘리며 나오는 장면이 연출되는 등 기대 이상으로 관심을 모았다고 자평했다. 2011년부터 영천지역의 상여소리와 달(덜)구소리 등 상여문화를 연구 해온 유 교수는 틈틈이 영천지역의 선소리꾼을 찾아다니며 상여소리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지역에서 발굴된 상여소리를 CD로 제작하는 등 잊혀져가는 전통문화 발굴에 힘쓰고 있다. 상여소리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지역에는 상엿집 등 보존가치가 있는 상례문화를 수집하고 있다는 그는 지역에 산재한 전통문화 보존을 위해 자치단체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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