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에서 신녕으로 가는 국도를 따라가다 화산면사무소를 지나자마자 도로변 오른쪽에 세워진 예쁜 교회가 바로 대한예수교장로회 영천화산교회(담임목사 이상도)다.
‘꿈과 사랑이 있는 교회’를 비전으로 내건 화산교회는 지역사회를 섬기는 자세로 마늘과 양파 수확철에 들판전도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젊은이들이 떠나고 없는 농촌교회지만 지역사회에 꿈과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지역민 위한 노인대학 운영지역민들을 위한 노인대학 및 늘푸른교실 운영이 대표적인 사례다. 2004년 3월부터 시작한 노인대학은 무용교실, 수지침교실, 노래교실, 문해교실(한글, 수학), 컴퓨터교실과 함께 명사초청 특강과 홀로 계신 어르신 생일잔치와 문화탐방을 년 2회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강경 근대문화역사관과 전주 한옥마을을 방문했다.
2년 과정의 화산교회 노인대학은 봄,가을 3개월씩 2년 과정으로 매주 수요일 개설되고 있다. 오전 9~10시 2대의 교회 승합차로 화산면 25개 동을 찾아다니며 어르신들을 모셔오는 것으로 시작되는 화산교회 노인대학은 낮 12시30분까지 수업을 마치고 중식을 제공한 후 승합차로 집집마다 다시 모셔드리고 있다.
마늘 양파 수확철에 들판전도 나서이상도 담임목사는 “무엇보다 노인대학의 눈에 띄는 성과는 문해교육을 통해 한글을 깨친 어르신들이 자녀들이 있는 서울이나 대구등 대도시를 찾아갈 때도 도로변의 안내문을 읽을 수 있게돼 삶에 자신감을 찾았다는 점”이라며 “들판전도를 나가면 학장님이 오셨다며 일손을 멈추고 반갑게 맞아주시는 어르신들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매년 노인대학에는 70~80여명이 입학하지만 농번기때는 품앗이하는 풍습 때문에 결석하는 어르신들이 적지 않다”며 안타까워하는 이 목사는 2008년 5월16일 영천화산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한 후 마늘 양파 수확철인 6월이면 일터로 나가 농사일에 바쁜 어르신들에게 떡과 과일, 음료수와 파스를 나눠주는 들판전도를 매년 시행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떠나간 농촌실상을 접한 후 지역사회를 위한 일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 위해 직접 나선 것이다.
아동·청소년 대상 독서교실 개최 예정올해부터는 아동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독서교실을 갖는다. 독서교실을 통해 환경 및 문화적으로 열악한 지역 학생들에게 더 넓은 미래를 열어주고 존재감을 심어줄 뿐만아니라 사회에 헌신하는 사람으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화산교회 작은도서관에는 6백여권의 도서가 비치돼 있다.
또 화산교회는 지역민 2백여명을 초청해 대구 글로리아 앙상블(단장 이영수 교수) 초청 행복나눔음악회를 개최, 문화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지역민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선사하기도 했다. 성악가 박이현 뮤직꼬뱅 대표와 하늘의 춤꾼(단장 구소영)이 함께한 이날 음악회는 ‘청소년에게는 꿈을, 다문화가족에게는 사랑을, 면민에게는 행복을’이라는 주제로 개최돼 여가시설이 없는 지역민들에게 모처럼 귀한 경험을 안겨줬다.
승강기 설치 등 리모델링으로 교회 재단장 영남신학대학교, 장로회신학대학교 신대원 및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 목회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까지 전공한 이상도 목사는 대구신광교회와 안강제일교회에서 부목사를 거쳤다. 화산교회 부임이후 예배당을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한 이 목사는 영상시설을 갖춰 노래교실, 특강, 영화상영 등 다양한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몸이 불편해 걷는 것 조차 힘든 어르신들을 위해 2층 교육관으로 올라가는 승강기를 설치하는 한편 식당과 주방, 화장실을 최신 시설로 재단장했다. “대부분 신도들이 어르신들이지만 당번 날이 되면 바쁜 농사일을 접어두고 교회 일에 적극 헌신하는 모습에 감사할 뿐”이라는 이 목사는 “교회내적으로 지난해 12월12일 30년동안 봉사해오다 은퇴한 장로 2명을 원로장로로 추대하는 한편 20여년을 봉사해 온 3명의 권사 은퇴식과 새 장로와 안수집사 임직식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을 가장 큰 은혜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5년 전 K-water 군위댐관리단으로부터 냉난방 온풍기와 빔프로젝트를 지원받은 것도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룹홈 형태의 실버타운 설립계획“지역에 독거노인은 물론 집도 없이 떠도는 어르신들이 적지 않다. 앞으로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 20~3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그룹홈 형태의 실버타운을 설립할 계획”이라는 이 목사는 “화산면에는 돈사나 우사 등 축사가 없는 청정지역이라 도시에서 귀촌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귀촌하는 이들중 가난한 어르신들도 함께 모실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실버타운 설립 계획은 홀로 계획하고는 있었지만 교회재정 형편상 입밖에 내지 못했는데 부흥회를 마친후 장로들이 자진해서 제안한 내용이라 더욱 반갑다”는 이 목사는 실버타운 개설에 참고하기 위해 3월 마지막 주간 3박4일동안 일본 오오사카에 있는 복지시설을 견학방문할 계획도 아울러 밝혔다. 일본 복지시설 견학은 노인대학 명사초청 특강 강사로 인연을 맺었던 향토출신 김문길교수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김교수는 영천 마상재 관련 세미나도 주선한 사학자로 위안부문제, 독도문제, 마상재 관련 노인대학 특강을 여러차례 맡았다. 화산교회는 1924년 설립돼 7년후면 100주년을 앞두고 있다.
영천 중앙교회가 사랑의 무료급식 및 도시락배달 봉사를 하던 나눔의 집을 운영할 때 참여한 적이 있다는 이 목사는 “지역 젊은 목회자들의 모임을 중심으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움직임이 있다“며 “영천은 공장유치보다는 청정자연을 그대로 보전하면서 한방실버타운을 조성하는 휴양도시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