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우리나라 보다 앞서 일찍부터 지방자치를 실시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토대로 영천시가 발전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일본 전문가 천호재 교수의 ‘영천 발전을 위한 소고’를 시리즈로 게재한다. 시리즈는 문화콘텐츠와 관련한 일본의 사례를 통해 영천의 문화콘텐츠 운용양상을 점검하고 영천이 문화도시로 거듭나는데 필요한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제시하게 된다.
영천의 브랜드를 어떠한 방법으로 외지인들에게 알리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아무리 좋은 브랜드라도 외지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지인들에게 영천의 매력을 알리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입안이 필요하다.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최종목표는 당연히 외지인들이 영천을 찾도록 만들고 나아가 정주하도록 하는 것이다.
▶영천의 정보 접점(contact point) 영천의 브랜드를 외지인들을 알리기 위한 수단 즉 정보 접점으로는 텔레비전 광고, 텔레비전 프로그램(아침마당, 6시 내고향, 영천이 들어간 드라마 등), 신문광고, 잡지광고, 잡지기사, 신문기사, 라디오광고, 라디오프로그램, 유인물, DM·회원지, (무료)잡지, 생활정보지, 전국의 주요 전철역, 전국의 주요 기차역 광고, 옥외포스터, 대형스크린, 이벤트(조선통신사), 고속도로 휴게소의 팜플렛, 카탈로그, 여행사 점원의 소개, 인터넷 포털사이트(다음, 네이버), 핸드폰 웹사이트 광고(카카오톡, SNS), 영천에 소재한 기업 사이트, 영천시 홈페이지, 커뮤니티 사이트(공동관심사를 지닌 사람들이 모이는 정보교환 공간), 개인 홈페이지 및 블로그, 동창회 모임, 동향인 모임, 가족이나 지인들(외지인 포함)의 입소문 등이 있다. 영천을 알리기 위해 이들 정보 접점을 어떠한 방식으로 알리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연계화 영천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다양한 수단 즉 정보 접점이 있음을 보았는데 중요한 것은 위에서 열거한 수단들이 제각각 무분별하게 영천의 브랜드를 발신하기보다 일정한 목표를 염두에 둔 연계화를 통해서 일관성 있고 통일감이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설계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느 매체에서는 영천의 대마산업을, 어느 매체에서는 쌀을, 어느 매체에서는 한방약초를 알리기보다는, 위에서 열거한 모든 커뮤니케이션 수단들이 대마라는 하나의 통일감을 주는 컨셉 하에 관리되는 가운데 외지인들에게 알려질 필요가 있다. 또한 경산시의 옹골찬처럼 다양한 농산물을 옹골찬이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연계화를 실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커뮤니케이션의 시나리오화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또 다른 시점은 시나리오화이다. 시나리오화의 궁극적인 목적은 외지인들에게 영천을 알리고, 방문하게 하고, 영천에 정주하도록 하는 데에 있다. 따라서 이러한 시나리오화를 염두에 두고 위에서 열거한 커뮤니케이션 수단들을 제작하고 발신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군사작전과도 같은 것인데, 위에서 열거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선별하여 영천의 다양한 매력을 집중적으로 알린다. 예를 들어 신경통이나 고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개선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 한방 약초나 농산물을 특정 매체를 통해 집중적으로 알린다. 또는 은해사, 만불사 신도들의 신앙적 체험담을 6시 내고향이나 아침마당 등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통해 알린다. 또는 영천의 유명 맛집이나 영천의 자연 등을 알린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외지인들이 영천을 알게 하고, 영천을 직간접적으로 조사하게 하고, 영천을 방문하게 만든다. 조선통신사나 그 외 가칭 트로이목마와 같은 이벤트나 대마에 관련된 사업 협의, 고수익 농작물 재배법 협의 등을 통해 영천을 체험하도록 하고, 외지인들과 영천의 지역민들이 서로 교류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외지인들을 영천에 정주하도록 기획하고 실천한다.
▶웹을 통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전략 최근 인터넷의 발달로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에 웹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전략 구상에 전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외지인들은 영천을 여행하기 위한 정보를 곧바로 웹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위에서 열거한 커뮤니케이션 수단 가운데에서 텔레비전 프로그램, 잡지기사, 여행사나 고속도로 휴게소에 비치된 팜플렛, 가족 지인들의 입소문 등은 유효도 1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수단들은 앞으로도 여전히 강세를 취하겠지만, 인터넷 기기의 발달로 포털사이트, 개인 홈페이지, 블로그 등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즉 앞으로는 매스 미디어와 웹상의 정보원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여행지를 결정해나갈 것이다. 연령과 성별에 따라 처음부터 인터넷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또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팜플렛, 가족 지인들의 입소문을 접하고 관심을 갖게 된 외지인들이 웹상의 포털사이트, 동향인이나 영천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 사이트 블로그의 체험담을 통해서 영천 방문을 결정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커뮤니티 사이트나 블로그는 여행사나 영천시 홈페이지가 발신하는 정보와는 달리, 보다 현장감 있고 정감 있는 실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그 가치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영천 시정 관계자들이나 지역민들이 그 수만큼 각자 자신이 살아가는 방식으로, 자신들 나름의 관점으로, 자신만이 아는 일상의 모습들을 자신들의 블로그에 올려 외지로 발신하도록 하는 운동을 벌여나가면 어떨까하고 생각해본다. 예를 들어 호박이나 사과, 복숭아, 대추, 배추, 무, 양파, 마늘, 포도 등을 재배하면서 겪은 일화, 지역민들의 감동적인 사연, 외지인들이 영천의 농산물을 구입해서 먹어본 소감, 우스꽝스럽거나 귀엽거나 신기한 동식물들의 모습, 지역민들이 거주하는 곳의 기괴한 바위나 나무, 꽃, 식물, 신앙 체험 등을 촬영한 사진 및 동영상을 블로그에 올려 그것을 전 지역으로 발신하는 형태의 운동을 활발히 벌여나가는 것이다.
그것을 본 네티즌들은 일상 회화에서 지인들과 영천을 이야기할 것이고 급기야 입소문을 타면서 외지인들의 영천에 대한 관심이 증대될 것이다. 그 결과 차츰 영천을 방문하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참고문헌 和田充夫外(2009) 『地域ブランドマネジメント』 有斐閣(東京)-
프로필계명대학교 인문국제대학 일본어문학과교수 재직. 일본 도호쿠 문학연구과 언어학박사. 저서로는 ‘일본문화의 이해와 일본어교육’(역락출판사), ‘일본의 음식문화와레토릭’(책사랑)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