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원에 달하는 대구시와 교육청의 결산심사를 하느라 자리를 비울수 없습니다”지난 22일 퇴근 무렵 대구시의회 317호 집무실에서 만난 장상수 대구시의원(66)의 말이다. 화산 대안리 출신인 장 의원은 “지난 15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20일동안 대구시와 교육청에 대한 2015회계연도 세입.세출 결산검사를 하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며 기자를 반갑게 맞았다.
대구시의회 경제환경위원회 소속 장 의원은 공인회계사 3명, 세무사 2명, 재무경력자 2명 등 10명으로 구성된 결산검사위원의 대표위원으로서 “이번 결산검사를 통해 대구시와 교육청의 방만한 재정운영을 개선함으로써 예산운용의 투명성과 효율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부권 신공항추진위원장남부권 신공항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 의원은 동대구환승센터의 원활한 교통흐름을 위해 출구만 설계돼 있던 지하램프에 진입구를 설치토록 조처하는 등 지역구의 현안문제에는 발벗고 나서고 있다. 3선의 구의원(대구시 동구) 출신으로 시의원에 당선된 후 2년동안 열정적인 활동으로 지난해 8월 전국시도의장협의회로부터 우수의정대상을 수상했다. 구의원 출신이라 지역구 골목 구석구석의 애로사항까지 파악하고 있기에 탁상행정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를 시정에 바로 반영하는 노하우를 발휘한 덕분이다. 18년 전 정치에 뛰어든 후 대구시 동구의회 부의장, 의장을 거쳐 전국균형발전의장협의회 회장, 대구시 8개 구.군협의회 회장도 역임했다.
대구시 동구 신천 1~4동과 효목 1~2동이 지역구인 장 의원은 김대중대통령 재임때는 평화통일안보분야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표창도 받았다. 제4대 구의원 때는 무투표 당선되기도 했다. 수성못에서 무태까지 일방통행이었던 신천동로 제2신천교와 동신교 구간을 양방통행으로 전환시킨 공로로 주민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것. 1966년 출향이후 50년동안 살고있는 대구시 동구 신천동이 제2의 고향이다.
동구의 경우 영천출신이 많기에 동구 영천향우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 의원은 재구영천향우회 상임위원으로도 활약중이다. 공식적인 각종 행사를 제외하고도 직접 찾아가서 회비 내는 모임만 30여개 이상이다.
철길따라 걸어다닌 등교길 장 의원은 화덕초등학교(3회)와 신녕중학교(15회) 졸업 후 고향을 떠나 대구 중앙상고를 나왔다. 초등학교 졸업직전 경주 수학여행을 다녀온 후 장티푸스를 심하게 앓는 바람에 한해 늦게 졸업하게 돼 2회와 3회 동기회 양쪽을 다 나가고 있다.
“바쁜 일정때문에 5월에 열리는 화덕초등학교 2회 동기생모임에 참석하지 못할 것 같아 못내 아쉽다”고 밝힌 그는 고향인 화산면 대안1리는 70여호 마을 주민의 70%에 달하는 순천 장씨 집성촌이었다는 장 의원은 학교앞 가게에서 눈깔사탕을 사먹던 일이며 냇가에서 멱감고 소풀 먹이던 어린 시절을 잊을 수가 없다고 회상한다.
여름철 비만 내리면 물에 잠긴 징검다리를 건너느라 어깨에 둘러맨 책보자기가 젖어버리거나 수십리 길을 돌아 학교로 가야 했던 일을 떠올린다. 중학교로 진학해서는 30~40리길을 걸어다녔는데 가장 지름길이라 철길을 많이 이용했었다는 장 의원은 나중에는 당시 귀했던 자전거로 비포장길을 오갔던 기억이 새롭다고 한다.
중학교를 마친 후 대부분 실업계로 진학하는 풍토 그대로 대구로 진출, 중앙상고를 나와 국제신보에 잠시 근무하다 당시 경제계를 주름잡았던 서문시장에서 이북출신 형제가 운영하던 포목점에 취직했다. 판매와 수금을 위해 여수, 남원, 구례, 목포 등 전라도로 출장갈 경우 비포장길을 오가는데 일주일 이상 걸렸다. 입대후 단기하사로 차출돼 강원도 양구 2사단 예하 1205건설공병단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포목점에 다시 들어갔다.
학창시절엔 선도부장, 군에서도 향도, 내무반장을 맡는 등 리더십을 발휘했던 장 의원은 전역후 서문시장 자율방범대장을 시작으로 방범친목회, 통일주체국민회의 정화위원, 마을금고, 청소년선도위원회, 재향군인회, 새마을지도자를 거쳐 라이온스클럽에서 봉사활동에 앞장서면서 구의원에 이어 시의원까지 됐다.
출향인 모두 자기직분 충실해야늦깍이 공부로 방송통신대학 행정학과를 졸업한 장 의원은 경북대 대학원 수료(‘지방자치’전공)한후 논문제출을 준비중이다. 대구가톨릭대학 미래지식포럼 1년 과정에 이어 계명대학교 창조경제포럼 과정을 다니고 있다.
대구시의회 차원에서 본회의 회기가 끝나면 대구바로알기 투어를 벌이고 있다고 소개하는 장 의원은 “항상 향수를 달래며 살아가는 출향인 모두가 자기 직분에 충실히 임하는 것이야 말로 충절의 고장 영천인이라는 긍지를 살려내는 일”이라고 말했다.
“후보지로 거론됐던 화산 연정들에 경북도청이 들어섰다면 영천 발전을 앞당겼을텐데 지금 생각해도 아쉽다”는 그는 “당시 정치권의 큰 힘이 있었다면 고향으로 도청을 옮겼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거듭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렇지만 말산업과 항공산업을 유치하고 임고서원 성역화사업 등이 이뤄져 다행이라는 장 의원은 “고향 영천은 충효.선비의 고장이요 전통문화가 살아있는 고장으로 항상 자랑스럽다”며 “누구보다 고향발전을 바란다”고 밝혔다. 사촌형수가 고향을 지키고 있다는 장 의원은 고향 선산에 모셔져 있는 부모님 묘소를 매년 묘사지낼 때와 벌초때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