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듣고 자란 과일이 더 맛있고 더 잘 자란다? 직접 재배한 포도와 복숭아 출하 박스에 ‘띵가 띵가 음악을 먹고 자랐어요’라는 전용스티커(씨링)를 부착해 판매하고 있는 농가가 있어 화제다. 영천시 고경면 해선리 마을 입구에 자리잡은 베토벤농원 대표 김태운 씨(56)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음악듣고 자란 포도라 맛있고 싱싱하다 김 씨는 고향인 대구에서 17년동안 노래교실 강사로 일하다 2012년 12월 영천시 고경면으로 귀농했다. 자신의 귀농 보금자리인 컨테이너 숙소에는 섹소폰, 트럼펫, 기타와 같은 악기에서 부터 노래반주기까지 있어 일반 노래방보다 시설이 더 잘 갖춰져 있다. 20년 가까이 노래교실 강사로 일하다 귀농한 김 씨는 매일 밭에서 일할 때는 음악과 함께 해왔다. 포도와 복숭아밭에다 스피커를 여러 대 설치해 놓은 상태라 항상 음악을 들으며 일해 왔다는 김 씨는 “음악을 듣고 자란 포도라서 그런지 맛있고 싱싱하고 더 잘 자란다”고 말한다. 김 씨가 재배하는 포도나 복숭아가 매일 듣는 음악은 클래식에서부터 일반 가요까지 다양하다. 찾아간 기자 앞에서 수준급의 즉석 연주도 들려주는 김 씨의 노래와 음악 사랑은 이미 동네 주민들에게도 전파됐다. 김 씨가 한번씩 섹소폰이나 트럼펫 연주도 들려주면 포도와 복숭아 나무도 좋아하지만 지나가는 길손이나 지역주민들도 반긴다. 음악은 사람의 기분도 좋아지게 하지만 고라니나 산짐승들을 퇴치하는 효과도 보기 때문이다. 베토벤 농원에서 들려오는 음악소리를 즐기는 수준까지 올라간 주민들은 물론 최근에는 동료 귀농인 3명이 김 씨의 영향을 받아 섹소폰 연주법을 배우는 등 점차 음악하는 농업인이 늘어나는 추세다. 대구서 잘 나가던 노래강사“이제는 조금 여유가 생겨서 농사를 지으면서 제 자신의 장기인 음악활동을 통한 재능기부도 할 생각”이라는 김 씨는 “농사가 정말 힘들다는 것을 귀농후에야 알았다”며 그동안 정신없이 농사만 지어왔다고 밝혔다. “도시생활로 찌들었던 머리가 맑아지면서 요즘엔 시상도 떠오르고 작곡도 하고 있다”는 김 씨는 TBC 싱싱 가요교실을 비롯 대구가요제, 달구벌축제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는 등 대구에서는 잘나가던 노래교실 강사였다. 한국연예협회 회원으로 이별약속, 망설인 사랑 등 자작곡을 비롯 일반곡까지 수록한 7집 테이프까지 내기도 했지만 상업적인 음악활동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벗어나기 위해 귀농을 선택했다. 알고 지내던 부동산업자의 소개로 우연히 1천5백50평의 논을 매입해 뒀던 영천으로 내려온 것. 귀농 이듬해인 2013년 봄 80시간의 영천시농업기술센터의 귀농정착교육에 한시간도 빠지지 않은 것은 물론 각종 교육에 적극 참석하며 농사법을 배우며 복숭아 100주와 포도 900주를 심었다. 농사법을 익히고 주변 농민들의 도움도 받아서 지난해 첫수확을 거뒀다. 포도 120주를 분양해서 수익도 올렸다. ‘띵가 띵가 음악을 먹고 자랐어요’라는 스티커가 붙은 생산품은 대부분 지인들에게 개인판매로 소화했다. 수확과 운송을 모두 직접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서 올해부터는 농협공판장 이용율을 높일 계획이다. 음악과 함께 신나게 농사지은 결과 2014년 6월에는 농촌진흥청장으로부터 귀농인 선도농가 현장실습교육에 적극 참여하고 성공적인 귀농정착과 함께 지역사회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상장도 받았다.주민들의 왕래가 잦은 마을어귀에 자리잡은 덕분으로 김 씨는 지나다니는 주민들을 만날때 마다 인사를 하는 등 주민들과의 융화에 힘을 쏟았다. 지난 3월에는 고경면 의용소방대원으로 임명돼 활동하고 있다. 요즘에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오가며 만날 때 마다 인사올리는 김 씨를 주민들이 오히려 피해 다닌단다. 40대 후반 이전에 귀농하세요귀농당시 마을 주민중 가장 막내였던 김 씨는 최근 도시로 나갔다가 귀향해온 이장님 덕분(?)에 막내신세를 면했다고 한다. “40대 후반 이전에 귀농하기를 권하고 싶다”는 김 씨는 귀농희망자들에게 “귀농이전의 직업이 무엇이든 일단 정신무장부터 단단히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농업 관련교육은 필수요 작목선택이 중요하다. 지역주민과의 융화도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포도와 복숭아의 품질향상에 주력할 계획”이라는 김 씨는 작사작곡 등 음악활동을 열심히 해 볼 생각이다. 뜻이 맞는 귀농인들과 함께 불우시설 봉사활동에도 나설 계획이다. 부인과 1남1녀 자녀, 손자손녀 등 가족이 미국에 있는 김씨는 현재 기러기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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