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태어난 고향 영천을 생각하면 늘 고맙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지난 3월 치러진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서 임기 4년의 북대구농협 제13대 조합장으로 당선된 정진호 조합장(58)은 “현수막을 내걸고 조합장 당선을 축하해주신 고향마을 주민들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부모님은 계시지 않지만 형님이 계시는 고향마을을 찾아 주민들을 모시고 당선파티를 열었다”는 그는 고경 출신으로 단포초등학교와 영천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있는 국립철도고등학교로 진학해 철도청 부기관사로도 일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1970년대 당시 철도고등학교는 전교 1등 수준의 전국의 수재들이 모인 학교로 학생 전원이 졸업할 때까지 국비장학생이었다. “중3때 학교 홍보차 모교를 찾아온 선배들로부터 100%취업 보장이란 말을 듣고 막연히 서울을 동경하던 어린 마음에 선뜻 철도고교로 진학하게 됐다”는 그는 “그당시 대학진학 대신 대구상고로 진학할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농대출신 ‘농협맨’2009년 조합장선거에 출마한데 이어올해 두 번째 도전에서 조합장으로 당선된 그는 22년동안 지역농협에서 일한 ‘농협맨’이다. 철도고 졸업후 철도공무원의 길을 접고 평소 관심있었던 농업경제 분야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경북대학교 농대 농업경제학과에 진학해서 동 대학원(석사)까지 마쳤다. 1987년 대구 동촌농협에 첫 발령을 받은 그는 서대구농협 상무를 거쳐 1996년부터 북대구농협 신용상무, 지점장 등 상무급 간부직원으로만 13년간 일해왔다. “영천사람은 영천으로 가서 조합장하라”며 견제하던 35년 조합장 경력을 가진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북대구농협 새 조합장으로 당선된 그는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는 1천200여명 조합원들의 바람 덕분”이라며 자신이 부회장으로 있는 “재구영천향우회의 측면 지원도 한몫했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무엇보다 8천억원 자산 규모의 북대구농협 수장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은 자신의 인생철학인 ‘소통과 단합’을 실천해온 그의 탁월한 업무능력과 성실함이 조합원들에게 전달됐기 때문이다. “조합원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조합원과 임직원이 함께 소통하는 신바람 나는 농협을 만들겠다”는 그는 최우선경영목표로 ‘수익창출’을 꼽았다. 취임직후부터 7월까지 4개월 만에 직접발로 뛰며 37억원의 대출실적을 올렸으며, 70억원이나 순감소했던 북대구농협 대출실적을 취임후 단숨에 150억원이상 순증가세로 끌어올렸다.
1일 매출액 9천만원인 북대구농협 하나로 마트 운영이와함께 조합원간 상호교류를 통해 조합원 스스로 수익을 창출하도록 이끌고 있다. 1천200여명에 달하는 조합원의 개인사업장을 업종별로 구분한 일종의 홍보안내 책자를 제작해 무료배포함으로써 조합원끼리 상호 고객을 맺어주는 등 상호수익 창출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도시농협인 북대구농협은 8층 건물중 일부층은 병원 등 세를 주고 지하1층~지상 3층 규모의 대형 하나로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인근 농협에서 견학올 정도로 활성화된 북대구농협 하나로마트는 올해로 설립 6주년을 맞았다” 며 하루 평균 7~8천만원이었던 1일 매출액이 자신이 취임한 후 9천만원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소개하는 그는 “얼마전 임고농협에서 출하한 사과를 판매하는 등 생산지 농협과의 교류 활성화를 통해 로컬푸드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밝혔다. 인근 아파트단지 주민 등 3천여명이 넘는 고객 수요를 확보한 북대구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판매하는 상당수 농산물은 그동안 도매상인 등으로부터 매입해오다, 최근 산지농가나 생산지 농협으로부터 직거래를 통해 매입하면서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 게 공급하고 있다.
지역 농·축협간 인사교류 추진전국신임조합장협의회 초대회장으로 선임된 그는 오는 25일 전국신임조합장협의회 출범을 위한 발기인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조합원들의 변화와 개혁 요구에 맞춰 466명의 초선 조합장 모임인 전국신임조합장협의회를 출범하고, 회장이란 중책을 맡게 됐다”는 그는 “협의회는 순수한 친목 및 상호교류 목적의 단체로 산지농협과 소비자농협간 교류 활성화를 통해 농협경제 활성화, 농민조합원 소득증대 방안 등을 논의하고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어떤 조직이라도 임직원이 한 자리에 오래 있으면 조직 및 개인 발전에 정체가 생긴다”며 “대구지역 조합장 모두가 공감하고 있어 조만간 협의를 거쳐 내년 1월 정기인사때부터 북대구농협을 비롯한 ‘지역 농·축협간 인사이동’을 추진키로 했다”고 말했다.
국제키와니스 대구지역 총재전 가족이 웃음치료사 자격증을 취득한 정 조합장은 현재 국제봉사단체인 국제키와니스 대구지역본부 총재를 맡고 있는 등 20년 넘게 각종 봉사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대학생인 아들이 초등학교때부터 지금까지 가족 4명이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해 정기적으로 지체장애인학교를 찾아가 미술, 노래, 공예, 웃음치료 등의 놀이봉사를 한 지도 15년이 넘었다. 이같은 봉사활동 외에 그는 민주평화 통일자문회의 대구북구지회 자문위원, 대구광역시 북구자원봉사센터 감사 및 아동보호전문기관 운영위원장, 바르게 살기운동 북구협의회 운영위원, 동래정씨 대구.경북 화수회 부회장, 경북대학교 총동창회 이사로 일하고 있다. 특히 법무부 범죄예방 대구북구지구 협의회 회장인 그는 오트바이를 훔쳐소년원으로 갈뻔한 고교생을 6개월동안 용돈도 주고 타이르며 교화시켰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청소년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일에도 더 힘쓰겠다고 말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그는 “초등학교 시절 바람빠진 배구공으로 연습하면서 팔이 무척 아팠던 기억이 떠오른다”며 7형제의 막내라 든든한 형들이 여섯명이나 버티고 있었기에 누구에게도 얕보이지 않았던 어린 시절 고향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며 “영천중학교 졸업후 객지생활을 해왔지만 한번도 고향을 잊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