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현금서비스를 받았다 오십 만원을 찾으려다 육십 만원에 눌렀 다. 혹시 최상이라고 생각되면 십 만 원을 더 주면서 에프터를 신청하고 싶었다.  그러면서 괜히 신이 났고 그녀가 에드발룬처럼 커져 남자 안에서 퉁 퉁 거렸다. 십 분정도의 거리였지만 마음이 급해졌다. ‘뛸까’라고 생각했 지만 마음을 조금 다스리고 싶었다. 걸으면서, 문득 자신을 보면서 경보 대회 나간 선수처럼 재재거리고 있 었다.  남자는 편의점에서 맥주 두 캔을 샀다. 혹시 진행도 진행이지만 분위 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콘돔 도 눈에 들어왔지만 굳이 그럴 염려 는 없다고 단정 지었다. 트렌스 젠더 이기에 임신 염려는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현관문 앞에서 괜히 초인종을 누르려다가 피식 웃음을 터 뜨렸다. 그녀의 샤워를 방해해선 안 된다. -오빠!  번호 키를 누르는데 앙칼진 목소 리가 들렸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 렸다. 여동생이었다. 그것도 한 번도 오빠라고 부르지 않던 동생은 허리 춤에 손을 올리고 노려보고 있었다. 머리끝이 서는 한기가 몰려왔다. -얼마나 기다렸다구. 어디 다녀오 는데? -어떻게? 엄마가 얘기했어? 여긴 웬일이야? -들어가자. 오늘 못 만나고 가는 줄 알고 얼마나 조마조마 했는데. 아쭈 음료수도 사왔네. 울 오빠 잘나가 네. -잠깐, 잠깐, 집안은 안 돼! 요기 앞 놀이터 앞에서 얘기 좀 하자. -이건 뭔, 자전거 바람 빠지는 소 리. 안에 애인이라도 숨겨뒀어? 남자 구실도 못하는 우리 오빠가 그럴리 는 없구.   여동생의 팔을 끌다시피 하여 놀이터 의자에 앉혔다. -네 입에서 오빠라는 호칭, 낯설 다. 철든 거니? 철 든 것처럼 하는 거 니?  -됐구! 엄마가 오빠라고 부르면 집 을 가르쳐 준다기에 연습도 할 겸 해 본거야. 됐니? 의문은 풀렸지. 그건 그렇고 용돈이 떨어졌는데, 집안에 못 들어간 건 그렇다 치고 용돈까지 줄 수 없으면 머리통이 박살날 줄 알 어!    여동생의 성격을 알기에 남자는 주머니에서 삼십 만원을 빼내 건네 주었다. 여동생의 얼굴이 밝아졌다. -계속 오빠라고 할 테니 어색해하 지 말고 다음 달에 아빠가 들어오시 는 것 알고 있지? 일주일 있다가 또 원양어선을 타러 나가시는 가 봐아. 순한 남매 역할도 해야 하고 알았지. 짜샤.    여동생이 다녀갔다. 남자는 구멍 난 삼십 만원을 채우기 위해 다시 은 행에서 돈을 찾았다. 서둘러 번호 키 를 눌러 현관으로 들어서는데 그녀 가 타월하나만 걸친 알몸으로 소파 앞에 서 있었다. -늦었네요. 집을 놔두고 도망간 줄 알았어요.  그녀가 찡긋 윙크를 하면서 입 꼬 리가 약간 올라간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남자는 오십 만원을 건네주 었다. 그녀가 쥐고 있던 타월을 바닥 으로 떨어뜨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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