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치기’는 바둑에서 시작된 말 로 사전적 의미는 상대편의 돌이 두 귀에 있는 경우 변의 중앙 부분 에 자기의 돌을 놓아 아래위 또는 좌우의 벌림을 꾀하는 일이라고 정 의하고 있다.  이 갈라치기라는 용어가 지난 20 대 대통령선거 운동기간 내내 양후 보 진영에서 터져 나왔다. 갈라치기 는 진영간의 갈등을 이용해 그 사 이를 분열시켜 서로 다투게 하고 심한 경우 소모적 논쟁을 하게 만 드는 노림수이기도 하다.  정당과 이 념으로 가르고, 지역이나 세대를 가 르고, 이제는 젠더로 남성과 여성을 가르고 있다. 어떤 언론은 문재인 대통령을 비 판하며 갈라치기의 레전드라는 표현을 썼다.  방역에 의료진이 사력을 다할 때 문 대통령이 SNS 게시물 에 “의료진이라고 표현되었지만 대 부분이 간호사들이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라고 올렸다. 이를 두고 대통령이 의사와 간호사를 갈라치기 했다며, 갈라치 기의 세계챔피언 감이라 할 만하다 고 평가했다.  갈라치기는 어떤 경우라도 진영 을 만들고, 거기에 맞는 논리를 만 들며 그것으로 사안마다 서로 대립 하게 하며, 최종적으로 극단의 갈등 을 일으킨다. 특히나 정치에 지나친 관심을 보이는 우리 국민들 사이에 는 정치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일 면식도 없는 사람을 미워하게 되 고, 심지어 가족이나 친구 사이라도 적대와 혐오로 관계마저 끊는 슬픈 결말을 가져오는 사회 분위기를 만 들었다.  한 국가에 화합이 아닌 분열과 갈 등이란건 곧 망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당선 첫날 “이 나라의 공 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라는 목소리 이고 국민을 편 가르지 말고, 통합의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간절한 호소” 라고 말하듯 통합은 우리의 지상 목표다.  그런데 선거운동 기간 내내 양 진영에서 보여준 언행들은 통합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특히 선거 막판 의 막말, 음모론, 색깔론 등에 비춰 보면 국민들은 불편하고 불안하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갈등과 분열 의 진흙탕이 이어진다면 나라는 불 행하고 피해는 오롯이 국민에게 돌 아간다. 문제를 해결해야 할 책임은 윤 당선자와 정치인들에게 있다.  선거 과정에서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어떻게 한군데로 모을지 깊이 고민 해야 한다. 그는 또 이런 말도 했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경청해 야 하는지 많은 것을 배웠다”며 “헌 법 정신을 존중하고 의회를 존중하 고 야당과 협치하면서 국민을 잘 모시도록 하겠다”고 했다.  기대가 크다. 이제 남은 것은 지방 선거다. 규모만 달랐지 지방선거도 대통령 선거와 다르지 않다. 서로 진영 논 리로 공격하고 헐뜯고 갈라치기하 는 광기로는 공멸할 것이다.  우리는 대선에서 변화를 선택했 다. 변화에는 희망이 대부분을 차지 하지만 두려움도 따르는게 사실이 다. 변화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 는 변하지 않을 것에 발을 단단히 디뎌야 한다.  비슷한 성향의 이웃들 이 그 디딜 자리이니 서로 박수치 고 격려하는 풍토를 만들자. 가장 중요하고 먼저 해야할 일이다. 정치 를 꿈꾸고, 정치에 발을 들인 이들 이 이 지역을 ‘같이 살 만한 곳’으로 만드는데 앞장서야 한다.  대선 기간중 어떤 가수가 신곡을 발표했는데 제목이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에 곡을 붙였다. 시 안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껍데기 는 가라/ 4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 데기는 가라.’ 지금은 3월이지만 4 월만 그런가. 아니 새 대통령이 취 임하는 5월이라고 다르겠는가.  5월 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야 한다. 그리고 가야 할 그 ‘껍데기’ 와 남아야 할 ‘알맹이’가 모두 우리 자신일지도 모른다.  갈라진 두 진영이 “중립의 초례청 앞에서 부끄 럼 빛내며 맞절”을 할 때, 바로 그 때 두 진영이 서로의 가슴을 향해 겨눈 그 불같은 “쇠붙이”도 가고 온 나라에 “향기로운 흙 가슴”으로 남 을 것이다. 코로나 위기 극복이나 일상 회복도 우리가 하나로 화합할 때 얻을 것이다. 2002월드컵 때 온 나라가 하나되던 때를 떠올려 보자. 불과 20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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