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유수, 시간은 째깍째깍 잘도 흘러 갑니다. 어느덧 1년을 마감해야 하는 마지막 달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잊고 살지만 가끔 나가는 영천역 광장에는 기후위기시계란게 있습니다. 그 시계 역시 잘 흘러갑니다. 그런데 이 시계는 0을 향해서 거꾸로 가고(카운트 다운) 있습니다. 아무 뜻없이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보면 우리가 얼마만큼 큰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기후위기시계의 시간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당시 12.9도였던 온도가 1.5℃ 상승하는 시점까지 남은 시간입니다. 즉 지구 평균기온이 14.4도가 기후재앙 마지노선이라는 뜻입니다. 전문가들은 지구 평균기온이 1.5℃ 상승하면 폭염은 8.6배, 가뭄은 2.4배, 강수량은 1.5배 증가, 해수면은 최대 77㎝가 상승하는 등 극단적인 기후재앙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게 될 거라는 무시무시한 경고를 합니다. 재난을 맞을 지구 환경에 브레이크를 걸어줄 숫자가 바로 1.5℃입니다.기후위기는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데 우리는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기후위기 대응은 우리가 골라먹는 선택지가 아니라 다른 길이 없는 생존의 문제입니다. 이것은 또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지금의 위기이고 현재 진행형이라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도 위기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음을 다 아실겁니다. 우리가 올해 직면했던 최장기간의 장마와 폭염, 빈번해지는 산불과 태풍은 기후위기가 국지적이 아닌 전 세계적이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심각성이 깊어지는 만큼 대응의 시급성 또한 급해지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저 기후위기시계를 멈춰 세워야만 합니다.기후위기의 결과는 단순히 온도의 변화를 넘어서 생태계 파괴, 식량과 물 부족, 극지방의 빙하 감소, 해수면 상승, 전염병 전파 매개체 발생 및 유입, 극단적 기상 현상의 증가, 폭염과 자외선 노출 등 다양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칩니다.반면 기후위기의 대응방법은 어렵지만 한편으론 아주 간단합니다. 다시 말해 원인을 알면 대책은 있기 마련입니다. 기후위기의 원인이 되는 요인들만 줄이면 됩니다. 환경을 오염시키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음식물 쓰레기도 줄이고, 뭐든 아껴쓰고, 에너지 소비도 줄이고, 무엇보다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등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것이 기후 위기 대응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탄소중립’이란 말은 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이 서로 균형을 이루는 상태를 말하며 그 목표시기는 나라마다 다릅니다. 가장 빠른 시기로 잡은 나라는 우루과이의 2030년입니다. 핀란드(2035년), 오스트리아(2040년), 스웨덴과 독일(2045년)이 그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50년, 중국은 2060년, 인도는 2070년을 목표연도로 제시하였습니다.그 전에도 여러차례 말했지만 다행히 세계 각국들은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현실적으로 우리가 마주한 심각한 위험인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중립은 이제 국제사회의 규범이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 일상생활의 결정과 실천에 따라 우리 후손들이 부담하고, 치르게 될 비용은 엄청나게 달라질거라 생각합니다.혼자 속절없이 가는 시계를 쳐다보며 우리가 지금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와 위기를 모른채 시간 지나면 맞을 우리의 최후를 상상해 보면서 기분이 묘했습니다.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인구소멸시계’의 비애처럼 어떤 의지를 가지느냐에 따라 두 위기를 극복할 수도 있고, 멸망의 길로도 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서 한사람 한사람 우리 모두 실천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합니다. 덩그러니 시간만 표시된 시계를 보며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시계에 대한 설명도 좀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했습니다.
즐겨찾기+ 최종편집: 2025-01-18 00:34:38 회원가입 전체기사보기 원격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동정
이 사람
데스크 칼럼
가장 많이 본 뉴스
상호: 경북동부신문 / 주소: 경상북도 영천시 최무선로 280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264 / 등록일 : 2003-06-10
발행인: 김형산 / 편집인: 양보운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보운 / 편집국장: 최병식 / 논설주간 조충래
mail: d3388100@hanmail.net / Tel: 054-338-8100 / Fax : 054-338-8130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