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람들은 어르신들을 예의없이 ‘꼰대’, ‘틀딱충’이라 부르지만 가끔씩 대한민국 저명한 인사의 부음을 들으면 그 아까운 재능을 누구한테라도 전해주고 갔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봅니다. 우리 지역의 장인이 기술을 전수하고, 은퇴한 전문직이 지역 사회를 돕는 일의 선봉에 선다면 이는 단순한 자원봉사가 아니라 지역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지탱하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고향집 가면 올해 여든 일곱이신 어머니는 노래처럼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거 애 안멕이고 자는 잠결에 죽어야 할낀데~”라고. 우리 시대에 고령화는 이미 예견이 됐었고, 거스를 수도 없는 확정된 미래입니다. 우리 지역만 해도 인구 10만 명이 안되지만 노인인구가 3만4천명에 육박해 고령화율이 35% 가가운 초고령사회입니다. 그런데 이 ‘고령화’란 말이 지금은 대체로 어둡고 불안한 느낌 속에서 쓰입니다. 과거 장수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로망이었습니다. ‘백세시대가 낯설었던 시절, 오래 사는 것은 그야말로 신의 축복이었습니다. 아주 최근에야 보통 사람들도 장수를 누리게 됐습니다. 이는 오롯이 의료기술 발달, 영양상태 개선, 사회 안정 등이 맞물려 현대사회가 이룩한 쾌거에 속합니다. 하지만 개인에게는 행운이고, 인류에게는 업적이라 할 수 있는 이 고령화가, 사회적 부담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로만 각인되는 상황은 어쩌면 모순이 아닐까요.오늘날 지역을 넘어 한국사회가 맞닥뜨린 고령화는 노동력 부족, 연금 고갈, 복지재정 압박, 지역 소멸, 세대 갈등 등의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고령화’는 ‘문제’라는 단어를 넘어 심지어 ‘재앙’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일상 대화 속에서도 ‘고령화’는 부정적 단어로 쓰이고 있습니다. ‘고령화’라는 말을 하면 자연스럽게 암울한 미래와 쓸모없는 의존적 노인을 떠올립니다. 정말 늙음 그 자체가 문제일까, 아니면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는 제도와 인식이 문제일까요우리가 고령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미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늙음을 두려움과 부담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고령층을 배제하는 제도와 문화가 강화되고 세대 간 불신이 깊어집니다. 반대로 고령화를 인생 주기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이자 사회 자원의 확장으로 인식한다면, 세대 간 연대와 협력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걸림돌’로 보는 시각을 버리고, 경험과 지혜를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하려는 상상력입니다. 고령화를 피해야 할 재앙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풀어야 할 시대적 과제로 인식해야 합니다.지금의 어르신 세대는 과거와 상당히 다릅니다. 많이 배웠고, 아직 건강하며,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회 참여 의지도 높은데, 특히 베이비붐 세대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치며 경험과 역량을 축적한 ‘활동 가능한 세대’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현역으로 활약할 수 있는 잠재력도 지녔습니다. 사회는 그들을 ‘늙은이’라는 이유만으로 복지 재정을 잠식하고 경제에는 1도 기여치 않는 집단으로 치부해 버립니다. ‘연금 수급 연령’은 곧 ‘사회적 부담’이라고 낙인 찍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현실은 청년 인구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고, 농어촌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어 묵히는 농지가 점점 늘어납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령층의 노동과 경제적 생산활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오히려 경험 많은 그들을 자원으로 여기고, 고령화를 사회 전체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마주해야 합니다. 노인들의 일은 개인의 자립 수단을 넘어, 복지 지출 증가를 늦추고 완화하는 사회적 버팀목이 됩니다. 노년을 존중하고 권리를 보장하는 사회만이 모두가 따뜻할 수 있습니다. 젊음이 곧 늙음이 되듯, 노인을 존중하는 사회는 곧 자신을 존중하는 사회입니다. 따라서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미안하지 않은 세상, 세월앞에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공존의 시작이며, 우리 모두가 선택하고 지켜야 할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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