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역 문화유산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꼽으라면 단연 청제비의 국보 지정과 완산동 고분군 발굴일 것입니다. 이 두 사안은 단순히 과거 유물에 대한 보존이나 학술적 발굴 성과의 차원을 넘어, 우리 지역이 간직해 온 문화적 저력과 자산의 진가를 재조명하는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특히 청제비의 국보 승격은 지역의 위상을 올리고, 주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제 막 시작한 완산동 고분군의 발굴 또한 향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학계와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문화유산은 지역 공동체가 공유하는 소중한 자산이자 긍지의 원천이며, 나아가 역사 교육의 살아있는 교재로도 기능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를 단지 ‘역사적 사실’이나 ‘유적’이라는 추상적 개념으로만 인식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문화유산을 우리의 일상과 긴밀히 연계하여 ‘공동체의 정체성’과 ‘문화적 연대감’으로 승화시켜 뿌리내리게 해야 합니다. 각종 매체를 통해 이미 상당한 정보가 유통되고 있지만, 지역의 역사를 주민들의 삶과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이를 통해 실질적인 문화적 자산으로 배양하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의 도전이자 책무라 하겠습니다.이와 관련해 지역 교육 현장에서도 다양한 제언들이 분출하고 있습니다. 교육자들은 이러한 유산들을 단편적인 역사 지식의 전달로 국한시키지 말고,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고 감성적으로 공감하는 과정을 일회적 행사가 아닌 지속 가능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살아 숨 쉬는 역사 현장은 그 자체로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으며, 전문가들의 해박한 경험담과 심도 있는 해설을 듣는는 것, 박물관이나 유적지를 직접 방문해 오감으로 체득하는 경험은 언어로 온전히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과 의미를 전달합니다. 이러한 체험적 학습은 청소년들의 ‘문화적 자산’에 대한 인식을 함양하는 중요한 자양분이 될 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일상 속에서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망하는 안목을 제공할 것입니다.더욱이 이러한 경험은 지역 공동체가 하나의 유기체로 결속하는 촉매제 역할을 수행합니다. 행정기관과 교육기관이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시민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다층적 프로그램들을 적극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례로, 지역 유적지 탐방이나 전문가 초청 강좌 같은 다채로운 활동은 시민들이 자신의 뿌리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실질적인 기여를 할 것입니다.특히 완산동 고분군의 발굴은 현재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학계와 지역사회로부터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으며, 지역의 차세대에게 유구한 역사를 전승하는 귀중한 교육의 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습니다. 발굴 과정을 함께 보고 기록하는 일련의 활동들은 학생들은 물론 전 시민에게도 값진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곧 지역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유산에 대한 자부심과 보존의 책무를 체득하게 하는 통로이기도 하며, 더 나아가 지역을 대표하는 고유한 문화적 정체성 형성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이런 노력들은 시민들이 자신의 과거를 존중하고 올바르게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우리가 보유한 역사적 자산들을 적극 체험하며 학습하면서 견고한 문화적 토대로 성장시키는 일은 우리 세대가 짊어진 소중한 숙제입니다. 이를 위해서 행정과 교육, 그리고 시민 사회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합니다. 직접 듣고, 찾아가 보고, 기록하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축적하는 것, 그것이 ‘문화적 자산’ 가치를 더욱 확고히 하는 길임을 확신합니다.이제는 지역의 유산을 단순히 ‘보존’하는 차원을 넘어서, ‘문화적 동력’으로 승화시켜 나가는 일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열정을 쏟아야 합니다. 지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하나로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그날까지, 우리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으로 풍요로운 문화적 자양분을 더해 가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