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시가 추진 중인 ‘팀장 보직배치 개선 계획’을 둘러싼 내부 구성원간 우려가 심상치 않다. 부서 책임성 강화와 신속한 행정 대응이라는 명분은 그럴듯하지만, 정작 현장의 목소리는 외면한 방식이 염려스럽다.시는 지난 제248회 시의회 임시회에서 기존의 팀장 지정 보직발령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주무팀장만 보직을 지정하고 나머지 팀장들은 부서별로 발령한 뒤 부서장이 직접 보직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읍면동에서 시행하던 방식을 본청과 직속기관, 사업소로 확대하겠다는 것인데, 2027년 상반기 전면 시행을 목표로 단계적 계획까지 제시했다.문제는 이 정책의 직접적 당사자인 5·6급 공무원들이 반발과 우려를 표하고 있다는 점이다. 5급 사무관들은 “인사에 대한 전문적 이해 없이 어떻게 적재적소 배치가 가능하냐”며 부담을 호소한다. 팀장과의 의견 충돌 시 근무기간 내내 업무 추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현실적 우려도 제기된다.6급 팀장 요원들의 불안감은 더욱 구체적이다. 같은 팀장인데도 주무팀장은 보직 지정, 나머지는 요원 발령이라는 이원화된 기준에 대한 형평성 문제부터, 업무 배분의 불균형과 직렬 간 유불리 발생 가능성까지 다양한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한 6급 공무원의 “같은 팀장인데 누구는 보직 발령, 누구는 요원 발령이면 당연히 위화감이 생긴다”는 지적은 현장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인사는 공무원 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임에도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고 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문제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정책이라도 구성원의 공감대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물론 시가 내세우는 명분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상황 변화에 따른 유연한 인력 배치, 부서의 자율성과 책임성 강화는 분명 의미 있는 목표다. 하지만 방법론에 문제가 있다면 목표 달성은 요원할 뿐이다. 오히려 조직 내 갈등을 증폭시키고 업무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전문가들 역시 제도의 취지는 긍정적이나 시행 전 충분한 의견 수렴과 소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인사 정책은 조직 내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하며, 일방적 추진은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퇴직 공무원이 지적했듯 “인사는 만인의 불만”이라는 옛말처럼 100% 만족은 없어도, 최소한 다수가 수긍할 수 있는 방향이어야 한다.시는 정책 시행 과정에서 내부 의견을 수렴하고 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신뢰하기 어렵다. 전면 시행까지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현장의 목소리에 진정성 있게 귀 기울여야 한다.개혁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려면 한발 물러서서 소통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5·6급 공무원들과의 간담회, 설문조사, 공청회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제도의 보완점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조직 개편이고, 시민을 위한 행정 서비스 향상의 지름길이다.정책의 성패는 결국 그것을 실행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달려 있다. 영천시는 이 단순한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