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똥구리(3)뜨겁고 강렬한 교미가 끝을 모르고 달려간 곰내재는 화덕처럼 열기를 내뿜었다. 어쩌면 마을 백성들의 갈망은, 물안개를 타고 오르는 수증기마저 열기를 덧씌워 자신들의 욕정을 합리화하고 싶은 마음이 컷을 게다. 그곳은 남천(南川)과 북천(北川)’의 발원지면서 보현산을 끼고 돌아 넉넉한 물을 비옥한 땅에 제공하고 있었다. 큰 물줄기는 두마국의 젖줄이었고 언제든지 물길이 휘감아 도는 지형으로 발전한 너른 삼각주는 합류를 원칙으로 고갈되지 않는 금호강을 탄생시켰다. 간혹 물소리를 듣고 있으면 ‘교미해, 교미해’ 교미를 채근하는 소리로 들리곤 했다.  우두머리 야생마는 온 정성을 기우리려고 극한을 치닫고 있었다. 암말은 통증으로 이리저리 비틀거나 꼬면서 진저리를 쳤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수말의 거대한 성기가 암말의 성기로 파고들고, 자세가 엉키거나 새롭게 눈 뜨거나 다소 달라질 수 있지만 아쉽게도 순간적으로 끝나버렸다. 지켜보는 마을 백성들은 그래도 대리만족으로 저마다 탄성을 질렀다. 그곳은 질펀한 똥구멍이 비로소 힘을 발휘하는 야생마의 시간도 곳곳에서 목도되었다.  넓고 기름진 곰내재에서 우후죽순처럼 자란 들풀들은 바람을 따라 휩쓸려 누웠다. 거친 폭염과, 엄격한 말발굽도 길들이지 못하는 그들의 생명은 꾸준했고 내내 들판을 가로질렀다. 한줄기의 들풀이 소생할 때 아지랑이와 천둥이 다녀갔다. 구름과 벼락이 몇 날을, 서로의 눈치를 보았고 동산(東山)과 서산(西山)이 한통속처럼 움직였다. 모든 것이 신속하게 허락되었을 때 야생마의 주둥이는 주린 뱃가죽처럼 닿아, 군락을 이룬 곰내재를 공략하기에 이르렀다. 실망초며 명아주며 비름이며 개망초며 강아지풀이며 어느 것 하나 밀려나는 일없이 똥이 되어 주었다.  뱃속에서 신호가 오면 똥강똥강 열린 똥구멍에서 팔뚝만한 똥 덩어리가 뽑혀 나오고 철푸덕 지상(地上)을 때릴 때, 단지 냄새는 요란을 떨지 않았다. 수분이 증발하면 마을 백성들은 가마니를 가져와 불쏘시개로 담아 저마다 아궁이 곁에 쌓아두기 일쑤였다. 왠지 아궁이 귀신을 지켜주는 든든한 지킴이 역할에 배고픈 것도 잊게 하는 구수한 냄새도 한 몫을 하게했다. 말똥구리는 똥 덩어리 속에 알을 낳고, 부화한 유충이 똥 덩어리 안에서 성장했다.  똥을 공 모양으로 뭉쳐 뒷다리로 굴리며, 굴린 똥 위에 알을 낳아 번식하는 말똥구리는 수분이 빠져나가기 전까지 먹이에 대한 집착은 예사롭지 않았다. 한 번 먹이를 시작하면 계속 먹으면서 배설물을 배출하는 독특한 생태를 보이는 이유는, 똥이 영양이 거의 없기 때문이었다. 마을 백성들은 알고 있었다. 태양이나 달이나 심지어는 은하수를 기준으로 방향을 찾는 놀라운 행동을 오랜 관찰로 알게 됐다. 어쩌면 말똥구리는 죽은 혼령을 인도하는 저승사자라 생각하게 되었다.  말똥구리의 신봉(信奉)은 두마국(國)에선 당연하고 특히 곰내재 인근에서 터를 잡아 사는 마을 백성에게는 절대적이었다. 상여로 운구하는 상여꾼의 상여소리에 매기는 소리와 받는 소리로 나뉘는데, 매기는 마을 백성의 선창은 이러했다.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 말똥구리님, 대답해주소.” 상여를 짊어지고 받는 마을 백성의 후렴구는 또한 이랬다.  “어화 넘자 어화 넘자 조심하소 조심하소 말똥구리님 도와주소 도와주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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