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시가 인구 늘리기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무원들이 직접 위장전입에 가담하고 부정 지원금을 수령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이다. 경북도 종합감사 결과 10여 년간 85명의 위장전입 의혹을 방치하고 63명에게 1312만 원을 부적정하게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일부 공무원이 스스로 위장전입하거나 이를 이용해 총 435만 원을 부정 청구한 사실이다. 시민의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공직자들이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사익을 챙긴 이 사건은 공직사회의 도덕적 해이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문제의 핵심은 단순한 행정적 실수가 아니라 공무원의 고의적인 법 위반이라는 점이다. 주민등록법 제20조는 위장전입 신고에 대한 확인과 제재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영천시 12개 읍·면·동 주민센터와 농업기술센터는 의심스러운 전입 신고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 더 나아가 일부 공무원은 자신이 근무하는 공공기관에 위장전입자의 주소를 두게 하는 상식 밖의 일까지 저질렀다. 이는 지방공무원법 제53조가 금지하는 부정 수수행위이자, 부패방지법 제7조가 규정한 품위 손상 행위에 해당한다.공공재정 부정청구 금지법은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공공재정지급금을 청구하는 일체의 행위를 명백히 금지하고 있다. 전입지원금은 국민권익위원회 고시에 따라 공공재정지급금 범위에 포함되는 ‘일반보전금’에 해당한다. 따라서 알고 그랬다면 이는 공공재정에 손해를 입히는 범죄 행위이고 몰랐다면 무능이다. 일각에서는 인구 감소라는 절박한 지역 현실과 제도적 한계를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각 지자체는 지금도 인구 유치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목적이 아무리 정당하다 해도 수단의 정당성까지 면죄부를 받을 수는 없다. 제도의 맹점이 있다면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공직자의 책무다. 오히려 허점을 이용해 부정한 이익을 취하는 것은 파렴치한 행위다. 혈세를 부당하게 가져간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이번 사태는 제도의 문제이기 이전에 상식과 양심의 문제다. 공무원이라면 법규를 형식적으로 적용하기에 앞서 그것이 옳은 일인지 스스로 물어야 한다. 위장전입 신청서를 받아들고도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다면 직무태만이고, 알면서도 눈감았다면 직무유기며, 스스로 가담했다면 범죄다. 경찰이 공무원 10여 명과 민간인 60여 명을 검찰에 송치한 것은 당연한 조치다. 영천시는 이번 기관경고를 계기로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 통제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또한 공직자 윤리교육을 강화하고, 부정청구 방지를 위한 교차검증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공직자의 첫 번째 덕목은 법을 준수하는 것이 아니라 상식을 지키는 것이다. 법은 최소한의 기준일 뿐이며, 공무원에게는 그 이상의 도덕성이 요구되는데 기본을 지키지 못했다. 지역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생긴 이번 일은 공직사회 전체에 경종을 울린다. 영천시 공직자라면 뼈아프게 깨닫고 시민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