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업무보고가 생중계되는 시대입니다. 바쁜 일상으로 실시간 시청이 어려운 사람들도 유튜브를 통해 언제든 꼼꼼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연말 한 업무보고 자리에서 대통령이 GMO 콩 수입 규모를 묻자,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관은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100만 톤이고 GMO”라며 “식용 두부는 Non-GMO이고 콩기름은 GMO로 보면 된다”고 정확하게 답하는 걸 봤습니다. 국내 생산량 8만3000톤도 즉각 제시합니다. 그 자신감 있는 답변에 대통령은 미소를 지었고, 현장에서는 “챗GPT보다 빠르다”는 농담이 나왔습니다. 이제 언론은 그를 ‘콩GPT’라 부릅니다.이 사례는 단순한 일화가 아닙니다. 현황을 철저히 숙지한 전문성, 데이터 기반 정책 수립 능력, 농민과 시장을 함께 보는 실무 감각을 갖춘 현장형 공무원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AI 시대에도 인간 전문가의 가치는 여전히 빛난다는 증명이었습니다.비슷한 시기에 의회 정례회기를 마치고 한 시의원과 나눈 대화가 떠오릅니다. 그는 공무원이 자기 업무를 잘 이해해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즉흥적인 질문에도 답을 잘 내놓지만, 일부 간부 공무원은 질문 요지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동문서답으로 전혀 다른 대답을 내놓는 경우도 있어 짜증스럽더라는 경험을 말했습니다. 취재 현장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합니다. 질문의 핵심을 파악하고 전문성과 이해도를 기반으로 질문 취지에 대한 답을 술술 풀어내놓고는 “더 필요한 것 없느냐”고 반문하는 공무원이 있는 반면, 우물쭈물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입장 난처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생중계 업무보고에 대한 평가는 엇갈립니다. “신선한 충격”, “넷플릭스보다 재미있다”는 호평과 함께, 우물쭈물 공무원 측에서는 “낙인찍기”, “망신주기”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실제로 한 공공기관장은 업무보고 중 지적을 받았다는 생각에 SNS로 반발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대통령은 “국정이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며 “그래야 국민 중심 국정운영이 제대로 되고 국민주권도 내실화된다”고 밝혔습니다. “정책을 투명하게 검증하면서 집단지성을 모아야만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커진다”는 강조였습니다.이제 영천시를 돌아볼 차례입니다. 영천에도 ‘콩GPT’보다 뛰어난 ‘마늘GPT’, ‘포도GPT’라 불릴 만한 공직자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적어도 자기 업무에 대한 똑부러지는 전문성과 이해도만큼은 확실해야 하지 않을까요. 시민이 질문하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확하게 답하고, 정책의 방향을 명쾌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곧 지역을 견인하는 경쟁력일테지요.그것도 아니라면 정무적 감각이라도 필요합니다. 여기서 정무적 감각이란 단순히 상대의 비위를 맞추고 아부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눈높이에서 소통하고 공감하는 순발력을 포함한 능력을 말합니다. 시민이 궁금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지역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실시간 읽어내는 혜안이 필요합니다.챗GPT가 낯설게 느껴지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 메스컴을 통해 쏟아지고 지역사회에서도 교육 기회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친환경농업 혁신을 위한 AI 활용 교육처럼, 영천에서도 공직자와 시민 모두가 새로운 기술을 접할 기회가 많아지길 바랍니다. 하지만 아무리 AI가 발달해도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현장을 이해하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정책을 실행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니까요.이 기회에 영천시정도 투명하게 공개되어 공직자들이 시민 곁으로 다가왔으면 합니다. 시정에 대한 신뢰는 투명성에서 나옵니다. 시민이 시정을 환하게 들여다볼 수 있고, 집단지성이 모일 수 있을 때, 신뢰는 쌓입니다.지역에도 ‘마늘GPT’, ‘포도GPT’의 등장을 기대해 봅니다. 영천의 특산물처럼 우리 지역을 대표하고, 시민에게 신뢰받는 공직자들 말입니다. 그들이 쌓아올린 전문성이 곧 영천의 미래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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