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 인구가 9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2019년 10만 명 붕괴 이후 6년 만이다. 한 달간 출생아는 10명, 사망자는 126명이다. 자연감소 116명에 전출입 차이까지 더해져 151명이 줄었다. 이는 경북 지역 전체가 직면한 인구위기의 단면이다. 영천도 예외가 아니다.영천시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40%에 육박한다. 초고령사회의 한복판이다. 이는 숫자의 변화를 넘어 지역경제 구조, 행정수요, 공동체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위협하는 구조적 위기다. 인구감소가 고착화되고 있다.문제는 속도다. 일부 농촌지역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90%가 넘는데도 있다. 지역 단위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속도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젊은 세대는 떠나고, 출생률은 바닥이다.고령화의 질도 심각하다. 고령층 상당수가 1인 가구이며, 소득과 건강, 이동성 모두 취약하다. 노인 빈곤율도 높고, 의료와 돌봄 접근성은 지역별로 격차가 크다. ‘나홀로 노인’ 증가는 고독사, 의료 사각지대, 돌봄 공백으로 이어진다. 이는 더 이상 개인의 불행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위험요소다.초고령화 속도에 비해 대응은 늦다. 정부 정책은 전국 평균에 맞춰져 있어 지역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복지 지출 부담만 떠안은 채 재정과 권한의 한계에 묶여 있다. 시설 중심의 노인 지원 정책은 유지비용만 키웠을 뿐, 정작 생활 현장에 닿는 돌봄은 부족하다. 이제 근본적인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영천시는 초고령사회에 맞는 통합돌봄 체계 구축에 나서야 한다. 의료, 복지, 주거를 지역 단위로 묶고 소규모 거점 중심의 방문 의료와 돌봄, 이동 지원, 식사와 안전 서비스를 결합해야 한다. 익숙한 지역사회에서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는 복지 차원을 넘어 지역을 유지하는 비용이다.동시에 고령층의 소득 안전망 강화도 시급하다. 기초연금 확대, 지역 일자리 창출, 노인 맞춤형 사회적 경제 모델 등을 통해 최소한의 경제적 안정을 보장해야 한다.하지만 고령화 대응만으로는 부족하다. 젊은 세대가 돌아올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야 한다. 주거, 일자리, 교육, 돌봄을 아우르는 정주여건 개선이 필수다. 청년 유입 없이는 초고령사회는 바로 지역소멸이다. 출산과 육아 지원, 양질의 일자리 창출, 문화와 교육 인프라 확충 등 청년이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노력을 함께해야 한다.이런 변화를 외면하면 지역소멸은 가속화된다. 통계가 보여준 경고는 분명하다. 상주시의 9만 명 붕괴는 우리에게 남의 일이 아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이다.영천형 초고령사회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지역 특성에 맞는 통합돌봄, 소득 안전망, 정주여건 개선을 삼위일체로 추진해야 한다. 중앙정부에 권한과 재정 지원을 요구하면서도, 지역이 주도하는 실험과 혁신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선택이 대한민국 초고령사회 대응의 방향을 가르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위기는 기회다. 영천이 초고령사회 대응의 선도 모델이 돼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