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행정은 오랫동안 ‘기록과 측량의 행정’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이 행정 전반을 바꾸는 시대, 토지행정 역시 단순한 지번 관리에서 벗어나 도시 운영 전반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 영천시가 추진 중인 지적행정 혁신은 이러한 변화의 방향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종이에서 데이터로… 지적행정의 근본적 전환영천시 지적정보과의 핵심 과제는 분명하다. 토지 정보를 ‘보관하는 행정’에서 ‘활용하는 행정’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일제강점기 종이 지적도를 기반으로 형성된 기존 지적체계는 경계 불분명, 자료 검색의 한계, 민원 처리 지연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영천시는 지적재조사, 구(舊) 토지·임야대장 한글화, 고정밀 전자지도 구축 등을 통해 토지 정보를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하고 있다.이는 단순한 전산화가 아니라, 토지 경계·소유·이용 정보를 하나의 공간 데이터로 통합해 관리하는 체계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 ‘시민 체감’이 기준이 된 지적행정기획면에서 주목할 지점은 ‘기술’보다 ‘체감’이다. 영천시는 지적측량 경계정보를 QR코드로 제공하고, 찾아가는 지적민원 현장처리제를 운영하는 등 시민이 직접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정책을 전면에 내세웠다.QR코드 하나로 토지 경계와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은 재측량 비용과 분쟁 가능성을 동시에 낮춘다. 행정 효율 개선을 넘어, 시민의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것이 지적행정의 새로운 성과 지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드론과 3차원 지도, 도시행정의 판을 바꾸다영천시가 추진 중인 고정밀 전자지도 구축 사업은 지적행정의 역할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 3차원 공간정보, 항공영상, 대축척 수치지형도는 이제 지적부서만의 자료가 아니다. 도시계획, 교통 정책, 재난 대응, 스마트시티 구축의 공통 기반으로 활용된다.특히 지적재조사 과정에서 드론 정사영상을 활용한 경계 협의는 주민 이해도를 높여 분쟁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기술이 행정 신뢰를 높이는 도구로 작동하는 대표적 사례다.- 주소 정책은 ‘생활 안전 행정’이다주소정보 정책의 변화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도로명판과 건물번호판의 QR코드화, 사물주소판 확대 설치, 야간조명 도로명판은 단순한 편의시설이 아니다. 응급 상황에서 정확한 위치를 전달하는 ‘생명 인프라’다.영천시는 주소 정책을 행정 편의가 아닌 시민 안전의 관점에서 재정의하며, 지적행정의 역할 범위를 생활 안전까지 확장하고 있다.- 부동산 행정, 신뢰 회복이 관건거래량 감소와 경기 침체 속에서 부동산 행정의 핵심 과제는 ‘신뢰’다. 영천시는 실거래 신고 관리, 개발부담금 사전 고지, 공시지가 산정의 투명성 확보를 통해 시장 신뢰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특히 주거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중개보수 지원사업은 부동산 행정이 단순 규제를 넘어 사회 안전망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토지행정의 미래, ‘도시 경쟁력’으로 이어진다영천시의 지적행정 혁신은 단기 성과에 머물지 않는다. 정확한 토지 정보는 투자 유치와 도시 개발의 신뢰 기반이 되고, 고품질 공간정보는 스마트시티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된다.토지는 움직이지 않지만, 토지를 다루는 행정은 빠르게 진화해야 한다. 영천시가 디지털 지적행정을 통해 구축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시스템이 아니라, 시민의 재산권을 지키고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행정의 새로운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