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해가 시작되자마자 벌써 한 달이 다가왔다. 세월이 너무 빨리 흐른다는 이야기를 몸으로 느끼는 나이가 되었나보다. 심은 대로 거두는 인과의 법칙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당장 그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씨앗, 토질, 환경 등 여러 가지 조건들이 수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인간 세상의 인연과(因緣果)는 더더욱 복잡하게 나타난다. 이해하기 어렵게 나타나는 인과의 이치를 논리적으로 설명한 교리가 연기(緣起)인데, 모든 현상은 서로 연결되고 의존하여 원인과 조건에 따라 일어나고 사라진다는 뜻이다. 《잡아함경》 제12권 제299경〈연기법경(緣起法經)〉에서 붓다는 연기법은 자신이나 다른 깨달은 이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며,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고 출현하지 않음에 관계없이 우주[법계(法界)]에 본래부터 존재하는 보편 법칙, 즉 우주적인 법칙이며, 자신은 단지 이 우주적인 법칙을 완전히 깨달은 후에 그것을 세상 사람들을 위해 12연기설(緣起說)의 형태로 세상에 드러낸 것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참으로 거룩한 말씀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붓다는 불자들의 스승으로 귀의(歸依)의 대상일 뿐, 신(神)으로 신앙(信仰)되지 않는다. 살펴보면,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다.’ 로 표현한다. 시작인 무명(無明)으로부터 행(行)-식(識)-명색(名色)-육입(六入)-촉(觸)-수(受)-애(愛)-취(取)-유(有)-생(生)-노사수비고우뇌(老死愁悲苦憂惱)의 12가지가 순서대로 인연(因緣)하여 생기(生起)한다는 것인데, 이해하기는 만만치 않은 용어들이지만 조금 쉬운 말로 풀어보자면 이러하다.1.영적 무지[무명(無明)]가 원인이 되어 2.그릇된 정신세계의 형성물[행(行)-업(業)]이 일어난다. 3.정신세계의 형성물이 원인이 되어 그릇된 의식[식(識)]이 일어난다. 4.그릇된 의식이 원인이 되어 그릇된 이름과 형상[명색(名色)]이 일어난다. 5.그릇된 이름과 형상이 원인이 되어 그릇된 감각기관[육입(六入)]이 일어난다. 6.그릇된 감각기관과 그 대상이 원인이 되어 그릇된 접촉[촉(觸)]이 일어난다. 7.그릇된 접촉이 원인이 되어 그릇된 감각[수(受)]이 일어난다. 8.그릇된 감각이 원인이 되어 그릇된 감각의 추구[애(愛)]가 일어난다. 9.그릇된 감각의 추구가 원인이 되어 온갖 집착과 번뇌[취(取)]가 일어난다. 10.온갖 집착과 번뇌가 원인이 되어 물질계[욕계(欲界)]에 묶인 삶[유(有)]이 일어난다. 11.물질계에 묶인 삶이 원인이 되어 물질계로 태어남[생(生)]이 일어난다. 12.물질계로 태어남이 원인이 되어 늙음과 죽음[노사(老死)]이 일어난다. 이리하여 불행 즉 수(愁:근심)·비(悲:슬픔)·고(苦: 괴로움)·우(憂: 근심)·뇌(惱: 번뇌)가 있다. 이 12연기가 인과(因果)의 이중구조를 갖기 때문에 삼세양중인과(三世兩重因果)라고도 한다. 과거·현재·미래를 끊임없이 이어지는 원인과 결과로 보는, 즉 과거에 지었던 업을 원인으로 현재의 결과를 받고, 현재 짓는 업을 원인으로 미래의 과보를 받는다는 논리다. 그래서 과거생의 나를 알고자 하면 현재의 내 모습을 보고, 미래생의 내 주소가 천당인지 지옥인지를 알려면 현재 내 행위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연기설을 분명하게 이해한다면 인과에 대한 믿음은 당연해진다. 결국 종교인의 삶은 믿음으로부터 출발한다. 金奭河 義士 略歷(김석하 의사 약력)金奭河(김석하)는 字(자)는 舜道(순도)이오 貫鄕(관향)은 月城(월성)이오 出身地(출신지)는 慶州府(경주부) 竹長縣(죽장현) 佳士里(가사리)이라 본래에 山下(산하)에 있는 炮手(포수)로서 名射手(명사수)란 特才(특재)를 가졌다 그때에 山南義陣(산남의진)이 일어남에 그 陣(진)의 大將(대장) 鄭鏞基(정용기)는 一般(일반)에 布告(포고)하기를 國家危急之日(국가위급지일)을 당하여 존비귀천을 막론하고 포수와 편수는 우선적으로 징발을 받도록 한다 하니 그 意由(의유)는 특별한 기술을 가진 그들에게 이 難局(난국)을 救(구)하여 주기를 바라는 바이다 그런 관계가 있었는고로 그 陣(진)에 入陣(입진)한 포수와 편수가 大多數(대다수)로 되었다 舜道(순도)는 그때 남의 勸誘(권유)를 받고 入陣(입진)한 것도 아니고 山南義陣(산남의진)이 왜놈들을 격퇴시킨다는 소문을 듣고 그 義憤心(의분심)에 興奪(흥탈)되어 入陣(입진)하였다 公(공)은 山南義陣(산남의진)에 入陣(입진)하여 人員(인원)을 모집할 그때에 靑松(청송) 淸河(청하) 杞溪(기계) 竹長(죽장) 등지를 순회하여 同志(동지) 數百人(수백인)을 入陣(입진)시켰고 山南義陣(산남의진)이 出征(출정)할 그날에는 哨長(초장)이란 責務(책무)를 띠고 攻城野戰(공성야전)에 항상 勇士(용사)답게 先頭(선두)에서 활약하였다 戊申(무신) 己酉(기유) 兩年間(양년간)에 있어 鄭純基(정순기) 具漢書(구한서) 二公(이공)의 부대가 北東大山(북동대산)에 웅거하여 유격전으로서 적을 공격할 때 公(공)은 一枝軍(일지군)을 인솔하고 先鋒將(선봉장)으로 활동하여 慶尙(경상) 江原(강원) 兩道(양도)에 내왕하는 왜병들을 여러 번 격파하였다 天運(천운)이 기울인 것을 사람의 힘으로는 붙들 수 없는 것이다 경상도 각지의 雄山泰嶺(웅산태령)을 점령하고 서로 呼應(호응)하여 유격전을 전개하던 山南義陣(산남의진) 각 분대가 모두 차례로 넘어지고 북동대산 부대도 그 뒤를 따르게 되는데 祖國(조국) 山河(산하)에 붉은 피로서 子孫萬代(자손만대)에 遺言(유언)하고 顚末(전말)되었는데 그 뒤로부터는 부대형식을 이루지 못하고 한사람씩 단독행동으로 最後(최후) 一人(일인)까지 저항하자고 한 약속을 실행하였다 公(공)은 深山巖穴(심산암혈)에 은신하여 화약과 차란을 자수로 제조하여 배낭을 짊어지고 천보대 한 자루를 손에 들고 天地神明(천지신명)에 기원하기를 이 나라 三千里 江山(삼천리 강산)을 내 한 사람이 찾아서 二千萬 同胞(이천만 동포)의 원수를 설분하도록 하여 주소서 맹서하고 큰 재말리 구불길을 찾아다니면서 왜적들을 여러 놈 포살시켰다 왜적들은 公(공)의 姓名(성명)과 出身地(출신지)를 알고 竹長面(죽장면) 佳士里(가사리)를 습격하여 公(공)의 母親(모친)인 杞城兪氏(기성유씨) 老婆(노파)를 납치하여 公(공)의 은신한 곳을 심문하게 되어 혹독한 형벌을 다하였다 金舜道(김순도)를 낳은 그 母親(모친)이 놈들의 형벌에 못 견디어 항복할 이치는 萬無(만무)하였다 己酉(기유) 十一月(11월) 二十三日(23일)에 兪女史(유여사)는 한 많고 원통하게도 왜놈들의 손에 죽었다 佳士洞里(가사동리) 사람들은 兪氏(유씨)를 埋葬(매장)하려고 屍體(시체)를 收斂(수렴)하니 全身(전신)을 인도로 火針(화침)하여 죽였더라 그 마을(現 迎日面 竹長面 佳士里) 그 집의 耕作地(경작지)인 田土(전토) 한 구석에 묻어주고 그 洞里(동리) 사람들은 모두 金舜道(김순도)의 활동을 후원하였다 만학천봉에 삼동적설이 되면 그곳에 의지하고 있던 범도 자연으로 죽는 것이라 三千里(삼천리) 강토가 전부 왜놈들의 손아귀에 들어가버렸다 檀紀(단기) 四二四三(4243), 西紀(서기) 一九一○(1910), 隆熙(융희) 四年(4년) 庚戌(경술) 正月(정월) 十一日(11일)에 公(공)은 왜놈들에게 포살을 당하는데 놈들이 그의 殘黨(잔당)을 수문코자하여 만반유인을 다하였으나 公(공)은 不服(불복)한다 놈들은 할 수 없어 公(공)을 바위 위에 앉혀두고 위협하니 公(공)은 一笑(일소)를 남기고 殉節(순절)하다 그 洞里(동리) 사람들이 그 屍體(시체)를 그 母親(모친)의 階下(계하)에 묻었는데 지금도 그의 母子義冢(모자의총)은 그날 처참한 그 광경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더라 <山南義陣遺史445~44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