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바짝 다가온 느낌입니다. 거리마다 예비후보들 이름이 달린 현수막이 물결치고 출판기념회 소리도 들립니다. 정치가 소란스러워지고, 약속은 넘쳐납니다. 본질적인 질문 하나 던져봅니다. “정치가 먼저인가, 인성이 먼저인가.” 정치는 연마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인성은 쉽사리 바뀌지 않는 ‘본성’입니다. 그래서 옛말에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라고 했지요.지방선거에서 우리가 뽑는 것은 단순한 정책이 아니라 사람 그 자체입니다. 정책은 결국 사람이 만들기 때문이지요. 사람의 인성이 정책의 질과 방향을 결정합니다. 특히 지방정치는 거창한 이념의 무대가 아닙니다. 우리 삶과 밀접한 생활 정치, 골목 정치, 민원창구 정치입니다.그간 영천의 지방정치가 노출한 고질적인 병폐는 정책의 빈곤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인성의 결핍’이었죠. 권력을 쥔 이후 드러난 오만함, 비판을 적대시하는 태도, 편을 가르는 습성은 이미 예견된 인성의 결과였습니다. 그 결과 정치권은 갈등의 장이 되었고, 시민들은 극심한 정치적 피로감을 호소하게 되었습니다.선거철이 되면 평소 민심을 무시하던 이들이 갑자기 겸손해지고, 계산된 미소와 친절로 유권자를 현혹합니다. 우리는 매번 이 연출된 모습에 속았습니다. 이제 지방선거는 정치가 아니라 사람을 검증하는 시간이어야 합니다. 구호나 진영 논리에 매몰되어 ‘공적 권한을 맡겨도 될 만큼 성숙한 인간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회피해서는 안됩니다.정치의 질은 결국 인성의 총합입니다. 제도는 중립적일지라도 그것을 운용하는 인간은 결코 중립적일 수 없습니다. 정치의 성패는 정책 설계 능력이 아니라, 권력을 대하는 인간의 내면에서 결정됩니다. 이는 수천 년 전 고전이 이미 도달한 결론입니다.공자는 ‘정자전야(政者正也)’라 하여 정치의 핵심을 지도자의 바른 몸가짐과 도덕적 자세에 두었습니다. 맹자는 백성이 가장 귀하고 군주는 가볍다고 역설하며, 인성을 상실한 권력은 보호받을 가치가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서양의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국가의 목적을 ‘훌륭한 삶’이라 규정하고, 이를 실현하는 동력으로 집행자의 절제와 품격을 강조했습니다. 권력의 냉혹함을 말한 마키아벨리조차 ‘신뢰 상실’을 군주의 최대 위험으로 꼽았습니다.동서고금의 통찰은 하나로 수렴됩니다. 정치는 결국 사람의 문제. 특히 이념보다 생활이 우선인 지방정치에서는 회의실의 언변보다 민원 창구에서의 태도, 연단 위의 연설보다 일상의 언어가 더 중요한 평가 척도가 되어야 합니다. 능력은 포장될 수 있고 경력은 과장될 수 있으며 공약은 대필 될 수 있지만, 인성만은 연출이 불가능합니다. 완장을 차는 순간, 가려져 있던 본모습은 반드시 드러나기 마련입니다.영천은 좁습니다. 정치인의 평소 언행과 타인을 대하는 태도를 시민들은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선거 때마다 ‘이번에는 다르겠지’라며 의도적으로 검증을 포기하는 자기합리화에 있습니다. 그 대가는 고스란히 우리의 몫으로 돌아옵니다. 권력을 ‘완장’으로 여기지 않을 사람인지, 다름을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냉철하게 물어야 합니다. 인성이 되지 않은 후보는 어떤 화려한 공약을 내세워도 절대 선택해서는 안 됩니다.정치적 구호는 임기 4년을 버티지 못하지만, 인성은 임기 내내 도시의 분위기를 지배합니다. 지금 영천에 필요한 사람은 말 잘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편 가르지 않고 주민과 다투지 않으며 권력을 자랑하지 않는 사람일 것입니다.지방선거는 축제라기 보다 냉정한 선택의 시간입니다. 이번만큼은 분명한 원칙을 세우고 인성이 된 사람을 골라야 합니다. 인성이 결여된 정치인은 반드시 권력을 사유화하며, 그 끝은 지역의 퇴행만 가져올 것입니다. 우리의 미래는 인성이 증명된 이에게 맡겨야 합니다. 올해 6·3 지방선거가 영천의 정치를 정상 궤도로 돌려놓는 상식의 시작점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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