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符籍)은 그 시대의 정서나 종교, 그 민족의 민족사상, 문화와 예술적 모습을 고대로부터 오늘날까지 그 원형을 유지하며, 독특한 조형체계를 가지고 이어져 왔었다. 이러한 모습은 부적의 특징 중 하나로 보이며, 시각적 언어로 충분히 연구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었다.단순히 기복과 무속적 염원만을 담은 문양만이 아니고, 당시의 시대의 문화를 흡수하여 변화하고 일정한 방향성을 지니며 살아가는 문화유기체의 한 분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부적의 개념과 조형적 특성을 이해하고 시각적 예술요소를 파악해 낸다면, 우리나라 정통부적은 인문학의 한 분야에서 발전될 가능성을 가진 문화로 볼 수 있다.부적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필요에 따라 제작되는 부적은 과거에 있었던 일보다는 시간적으로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일어날 상황 변화를 자신에게 이로운 바람을 가지고 제작된다. 상징적 의미로는 인간에게 있어 가장 원초적이면서 간절한 염원으로 현재와 미래의 복을 기원하고 부르는 길상의 의미를 담은 길상부적(吉祥符籍)과 초월적 존재에게 액을 막고 나쁜 일이나 좋지 않은 기운을 막고자 하는 벽사부적(辟邪符籍)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부적은 크게 길상을 바라는 부적의 수보다 나쁜 상황을 미리 방지하는 벽사부적의 수는 조금 더 많고 다양한 것으로 현존하는 부적을 통해 보여지고 있다. 이러한 현존하는 부적의 비례를 보면 일상적인 삶의 안락을 기원하고 자신의 삶이 현재보다 나쁜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바람으로 제작된 벽사부적이 원론적 부적의 모습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부적의 형태로는 그림형태의 부적과 문자형태의 부적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사이에는 여러 가지 중간 유형이 존재하는데, 그림형태의 부적에는 추상적인 형태가 있다.우리나라 부적의 역사는 원시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울주 반구대 암각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어로와 사냥의 안전한 성공을 기원하는 심리가 반영된 소망의 부적으로 볼 수 있다. 고조선의 부적으로는 “천부인(天符印)과 도부(桃符)가 있었다.”고 전해지며, 삼국시대에 시작된 처용의 화상(畫像)이 벽병부(辟病符)의 기원으로 삼을 수 있다. 역병(疫病)이라는 전염병을 극복하기 위해 나름대로 고안해 낸 처용은 질병부(疾病符)의 시원이라고 할 수 있다. 신라말엽에 밀교와 함께 밀교부적이 전래되게 되는데, 석가탑 속에서 나온 ‘무구정광대다라니’ 도 이 시대의 대표적 부적으로의 상징성을 가진다. 고려는 호국 불교를 국교로 삼고 국가를 외침으로부터 보호하고 국태민안(國泰民安), 재액소멸, 질병제거의 염원을 불법에 호소하였다. 대표적인 것이 팔만대장경(고려대장경)에 부적을 수록하였다.조선조의 부적은 실물이 많이 남아 있고 이것들은 불상의 복장 속이나 탑, 건축의 상량, 고가구의 안쪽, 무덤 속의 부장품 속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또 동의보감에는 여러 종의 부적이 치료 및 병의 예방으로 소개되어 있고 1777년에 중간된 진업집에는 여러 종류의 부적이 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매년 단오에 관상감에서 주사로 쓴 붉은 부적, 천중적부를 궁궐에 바치면 대내(大內)에서는 문 윗중방에 붙여 살(煞)을 없애고 상서로운 일이 있기를 바랐다는 기록이 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한국의 전통과 민간신앙을 말살하고 탄압하였지만, 부적은 오히려 더 널리 확산되는 시기가 되었다. 이시기의 부적은 매우 다양한 형태를 가지며, 신흥종교단체의 포교수단으로 사용하면서 추상적인 형태가 나오기 시작한다. 부적은 우리의 삶 속의 문화를 대표적으로 상징할 수 있다. 민간신앙으로 이어져온 부적은 서사적 의미와 함께 전통서사문학의 압축된 표현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 부적은 주술적 의미만 강조 되고, 시대적 위기상황(조선시대, 일제 강점기, 1970~1980년대) 을 겪어 오면서 부적의 문화․예술적 정체성은 모호해 지고 있다옛부터 현재까지 한국인의 정서와 종교, 삶과 문화의 간절한 염원으로 압축되어 있고, 보편적인 한국적 시각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 때문에 글로벌시대에 한국적인 상징물로 민화 붐을 이을 우리의 가치로 손색이 없고, 그래픽적인 부분의 다양한 조합이란 측면에서 정통부적은 충분히 문화·예술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보여진다. 따라서 현대의 시각에서 다양한 조형적 연구와 개발이 필요하다고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