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의료 붕괴의 경고음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영남대학교 영천병원이 ‘현장형 리더십’을 앞세워 환자와 가족들의 불안을 잠재우는 솔선수범의 표본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1일 취임한 박삼국 병원장은 행정의 권위를 내려놓고 직접 수술실과 진료실을 지키는 ‘진료하는 원장’을 선언하며 지역 필수의료 회생의 신호탄을 쐈다.박 원장은 영남대학교의료원 부원장과 의료원 사무처장을 역임한 베테랑 경영인이기에 앞서, 정형(수부)외과 분야의 숙련된 전문의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정형외과 진료 역량을 기존 2명에서 3명 체제로 확대하고, 본인이 직접 세부 분과별 전문 진료와 수술을 집도하기로 했다.이는 의정 사태 장기화로 인한 내과 및 응급실 의료진 사직 등 인력난을 원장의 임상 참여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 원장은 “지방 중소병원에서 경험하기 힘든 고난도 수부 수술 등 차별화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지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영천은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35.9%에 달하는 초고령 지역이다. 박 원장은 이러한 지역 특색에 맞춰 내과, 정형외과, 신경과를 ‘중점 육성 3대 진료과’로 선정했다. 특히 치매안심센터와 연계한 진단 역량 강화와 노인 맞춤형 건강진단 서비스 마련은 지역 거점 병원으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이다.의료진 공백으로 인한 우려에 대해서는 “현재 영남대 본원의 교수 파견 진료를 통해 공백을 메우고 있으며, 이르면 3월 중 응급실과 내과 인력 충원을 마무리해 진료 시스템을 완전히 안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영천병원은 1999년 개원 이후 적자 상황 속에서도 약 250억 원을 재정 투자하며 지역 응급의료 체계를 지켜왔다. 최근에는 고질적인 불편 사항이었던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 인근 토지를 매입, 3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주차 공간도 대폭 확충했다.박 원장은 민간 병원이 짊어진 공공의료의 무게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그는 “사립대학교 소속이라는 이유로 지방의료원과 같은 제도적 지원에서 배제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지방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필수의료 특별회계 신설 등 중앙 및 지방정부의 과감한 재정적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이처럼 병원장이 직접 진료를 한는다는 것은 단순히 인력 부족을 메우는 차원을 넘어, 환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경영의 답을 찾겠다는 신뢰와 무언의 약속이다. 박삼국 원장의 ‘실천적 리더십’이 위기의 영천병원을 경북 최고의 응급의료 거점으로 재도약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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