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중동의 화약고에 불씨가 다시 당겨지면서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이란발 불확실성이 글로벌 공급망을 압박하는 가운데, 그 충격파는 고스란히 서민의 밥상 물가와 생업 현장으로 전가되고 있다. 유가 급등은 단순히 주유소 기름값의 문제가 아니다. 어선이 멈추고, 농기계가 서고 농자재마저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그마저 품귀현상을 보인다. 게다가 기관들의 5부제 시행에도 부담만 무거워지는 생활 전반의 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오는 6월까지 기후동행카드 30일권 이용자에게 매달 3만 원씩 현금을 환급해 주기로 했다.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해 에너지 절약을 꾀하는 동시에, 서민 교통비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주는 선제적 행정의 표본이다. 경상북도는 동력어선 2,700여 척을 대상으로 기름값 인상분의 20%를 6개월간 지원하기로 했다. 바다 위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어민들의 절박함을 외면하지 않은 결단이다. 강원도 역시 무기질 비료 6만5천여 톤을 공급하고 총 5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농가들이 가격 상승분의 80%를 할인받을 수 있도록 했다. 비료 수급 불안으로 불면의 밤을 보내던 농민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문제는 이 같은 지원이 특정 지역 주민들의 전유물로 끝나선 안 된다는 점이다. 행정의 빈틈이 곧 지역 간 역차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서울 시민은 교통비를 돌려받고, 경북 어민은 연료비를 지원받고, 강원 농민은 비료값 부담을 덜었다. 그렇다면 영천시 주민들은 어떠한가. 영천은 경상북도에 속하지만, 도 단위 지원이 촘촘하게 현장까지 닿지 못할 경우 사각지대는 반드시 발생한다. 농업과 어업, 제조업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지역 특성을 감안하면, 맞춤형 지원책 없이는 타 지자체 주민에 비해 실질적 혜택이 줄어드는 역차별 상황이 생길 수 있다.영천시는 지금 적극 행정을 펼쳐야 할 골든타임 위에 있다. 위기 때 드러나는 지자체의 역량은 평시의 그것과 다르다. 광역지자체 지원 정책을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시 차원에서 선제적이고 독자적인 지원 방안을 발굴하고 시행해야 한다. 농업인 비룟값 보조, 소상공인 물류비 지원, 취약계층 에너지 바우처 확대 등 영천의 산업 구조와 인구 특성에 맞는 맞춤 대책에 지금 당장 머리를 맞대야 한다. 예산이 제약이라면 특별교부세 신청 등 방법을 찾아 재원 확보에 나서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행정의 한수는 결국 발로 뛰는 현장 밀착형 정책에서 나온다. 특히 지금은 시정을 이끄는 사람의 의지와 담당 공무원의 실행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적극 행정’이 구호에 그쳐서는 안된다. 주민이 체감하는 정책으로 증명해야 한다. 고유가의 파고 앞에서 지방행정이 팔짱만 끼고 있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의 몫이 된다. 지금은 눈치를 볼 시간이 아니라 행동해야 할 시간이다. 영천시가 선제적 지원 정책 발굴에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