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우리나라 보다 앞서 일찍부터 지방자치를 실시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토대로 영천시가 발전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일본 전문가 천호재교수의 ‘영천 발전을 위한 소고’를 시리즈로 게재한다. 시리즈는 문화콘텐츠와 관련한 일본의 사례를 통해 영천의 문화콘텐츠 운용양상을 점검하고 영천이 문화도시로 거듭나는데 필요한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제시하게 된다. 관광자원의 효율적인 홍보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매력적인 관광자원의 개발 및 발굴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일본에서는 이를 위해서 컨텐츠의 다양성에 주목한다. 관광객들이 좋아하는 대상은 천차만별이다. 컨텐츠의 다양성으로 우선 관광객들이 지닌 욕구의 다양성을 들 수 있다. 관광객들 모두가 똑같은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산을, 별을 좋아하는 사람, 패러글라이딩을, 마라톤을, 산책을 좋아하는 사람, 문화재를 감상하고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사람, 사찰에서 머물며 기도하길 좋아하는 사람, 전통공예품을, 지역 농산물을, 약초를 좋아하는 사람, 축제를, 시장을 좋아하는 사람... 등등과 같이 사람마다 좋아하는 대상은 천차만별이다. 매력적인 관광자원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사전조사를 통해 관광객들의 다양한 욕구를 세부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숙박할 수 있는 공간이 다양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숙박 공간의 다양성을 들 수 있다. 호텔, 리조트, 여관, 모텔, 펜션, 민박(일반가옥, 한옥) 등의 다양한 숙박 공간을 정비하여 연령별, 성별, 직업별로 구별되는 관광객들의 다양한 숙박 욕구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이야기가 약간 벗어나지만 필자가 소속한 학과에서는 주로 경주로 MT를 가는데, 최근 몇 년간 예약을 못해 아주 먼 곳으로 MT를 다녀왔다. 성수기에는 예약이 힘들 정도로 경주로 관광객들이 많이 몰린다는 말인데, 경주의 부족한 숙박공간을 영천시가 지역적 단위로 혹은 전국적인 단위로 흡수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보면 어떨까? 영천에서 경주까지는 가깝지 않은가? 또한 경산이나 대구에 산재한 수많은 대학의 MT를 경주가 아닌 영천으로 오도록 유도해보는 것도 고려해 봄직하다. 다양한 가격으로 먹을 것, 먹을 곳이 필요하다다양한 가격대의 음식, 음식의 다양성, 음식점의 다양성도 들 수 있다. 다양한 가격대, 다양한 메뉴의 도시락, 한식, 양식, 분식, 중화요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음식점을 구역별로 다양하게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은해사 주변의 음식점을 반드시 한식으로 한정시킬 필요는 없다. 고급 레스토랑이나 커피숍 같은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사찰이 주는 고즈넉함과 이들 공간들이 연계되어 청년들이나 부부들의 데이트 명소로 탄생될 가능성도 있다. 이를 위해서 대구에서 많은 사람들이 영천을 찾을 수 있도록 드라이브의 재미를 가미한 코스의 개발도 고려해 봄직하다. 문화재는 다양하게 운용되어야 한다문화재 운용의 다양성도 들 수 있다. 영천의 문화재는 영천시민의 재산이며, 주로 중고령층의 내국인 관광객이나 외국인 관광객들을 불러들일 수 있는 주요 관광자원이다. 문화재는 음식으로 말하면 주식이다. 문화재가 있는 공간의 입구를 정비하거나 화장실, 편의 시설을 유지 보수하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또한 외국어로 된 설명이나 표시에는 하자가 전혀 없어야 하며, 특정 문화재의 안내 책자는 특정한 공간에 늘 비치되어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특정 문화재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진 가이드가 항시 대기하고 있도록 해야 한다. 특정한 테마를 부여해 여러 문화재를 하나로 엮는 노력도 필요하고, 문화재의 역사성에만 의존하지 말고 예를 들어 은해사, 죽림사, 충효사 등에 소속된 신도들의 감동적인 신앙체험(영험함, 신묘한 꿈, 소원성취 체험)을 채집하여 스토리텔링화 함으로써 이들 사찰들이 기도의 명소로 이름이 알려지도록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갓바위처럼 입소문을 타고 외지인들이 은해사 등의 사찰에 당일 혹은 일정 기간 머물면서 기도하러 오도록 하는 것이다. 초부유층들이 며칠 혹은 몇 달간 머무르며 기도할 수 있는 별도의 쾌적한 기도 공간을 마련하여 유치에 힘쓸 필요도 있다. 기도의 목적은 사람마다 다양하므로 목적별로 기도를 분석하여 특화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극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일본의 경우, 애완용 동물의 영혼을 기리는 사찰이 있는가 하면 연절사(緣切寺)와 같이 부부나 연인의 연을 끊어주는 사찰도 있다. 후자의 경우, 사찰에서 연절식을 치른 부부들은 서로 원한을 가지는 일이 없이 깨끗하게 돌아선다. 종교의 상업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겠으나 선의를 가지고 특화하면 새로운 방식으로 중생의 울결된 마음이 풀릴 것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참고로 필자는 천주교 신자이다. 사심없이 하는 말임을 명심해주길 바란다. 다양한 관광자원을 하나의 주제로 엮어본다다양한 관광자원을 하나의 주제로 엮는 방안도 있다. 예를 들어 대구 방천시장처럼, 방천시장 전역과 그 주변의 다양한 관광자원을 김광석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엮어보고자 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하다. 방천시장에 직접 가보면 수많은 벽, 현수막, 유리창에 김광석 그림이나 노래가사가 그려져 있고, 스피커에는 하루종일 김광석 노래가 흘러나온다. 기타 치는 김광석의 동상 옆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시장 골목 구석구석에 벽화가 그려져 있어 저절로 관광객들이 쉽사리 시장을 떠나지 못한다. 물론 시장 골목 곳곳에는 식당이나 목공예품 가게, 기념품 가게, 음반가게, 커피숍 등이 산재해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관광객들로 하여금 돈을 쓰도록 만든다. 영천시에서도 유명 사찰이나 영천 지역에서 내려오는 감동적인 민담을 발굴하여 그와 관련한 다양한 컨텐츠를 하나의 주제로 연계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영천시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별별미술마을, 와인투어, 귀농투어, 향교, 천연염색체험장, 산촌생태마을, 시안미술관, 별빛누리길, 별빛축제, 댐공원, 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 임고서원, 보현산 천문대, 최무선 과학관, 조선통신사 행렬, 금강산성, 용마바위, 영천 신녕 환벽정, 완산시장, 매양리 관가정 샘터, 돌할매 등의 문화컨텐츠들을 각각 다양성이라는 키워드로 운용하면 어떨까? 다음 호부터는 돈을 버는 관광자원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프로필) 계명대학교 인문국제대학 일본어문학과 교수 재직. 일본 도호쿠 문학연구과 언어학박사. 저서로는  ‘일본문화의 이해와 일본어교육’(역락출판사), ‘일본의 음식문화와 레토릭’(책사랑)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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