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평범한 일반시민의 입장이라면 관공서 출입하기를 좋아하는사람은 없다. 정말 먹고살기 바빠 시간도 없지만 과거부터 내려오는 관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두려움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하는 일에 따라서는 그 곳이 직장인 사람도 있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관의 보호나 관리 하에 있는 한 어쩔 수 없이 제도의 그늘에서 도움을 받아야하기에 출입을 하게 된다.과거 전제나 독재시대 무한권력을 소유한 분들이야 그깟 법이나 제도를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쳤겠지만민주화시대, 더구나 소시민이라면 늘 준법정신을 지니고 순응해야 하기에 일 년에 한 두 번은 가야할 일이 있을 것이다.
필자는 근래 언론에 몸을 담으며 경기장에 선수로 나섰다. 그러면서 업무상 몇몇 공공기관을 드나들며느낀 게 있어 몇 자 적는다. 최근 취업난 속에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의 직원이란 자리는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최고의 로망임이 분명하다. 공직자라는 자리 또한 여러 직업 중에 하나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이 한다는 “공직자는 좋은 직업일 뿐이지 더 이상 국민을 위한 봉사자는 아니다”라는 말에는 상당한 위험이 내포되어 있다.
왜냐하면 국민의 세금으로 국민을 대상으로 ‘공공의 업무’를 수행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봉사는 물론 청렴성이나 도덕적 해이를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문제에 대한 결과들이 좋든 싫든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화 이후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공직자들이 친절로 무장하고 민원인을 시장의 고객처럼 모신다고들 하나 그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보이지 않는 차이를 두는 걸 엿본다. 앞서 말한 언론에 관한 필드 위의 선수 자격으로 들어가면, 관중이나 해설자의 입장일 때와 비교해 보는 눈이 달라진다.유심히 살펴보면 민원인의 성격에 따라 직원들이 대하는 방식이 조금씩 다름을 엿볼 수 있다. 심하게 표현하자면 조아림과 윽박지름의 수준이 되기도 한다. 가령 어떤 공직자는 ‘저런 사람이 어떻게 공직자가 되어 평생을 저 곳에서 저런 자세로 민원인을 안하무인격으로 보는가’ 하는 장면을 볼 때도 있다.
그동안 해온 공직자 친절교육이 무색할 정도다. 물론 대부분의 공직자는 너무나 성실하고 친절하며 업무수행능력 또한 뛰어나다. 일부의 비뚤어진 잘못을 전체적 현상으로 일반화시키고 싶지 않지만 조직의 온갖 욕을 갖다 안기는 미꾸라지가 아직 있다. ‘한번 공 직자는 자질에 상관없이 영원한 공직자인가? ’에 대해 묻고싶다.
더 이상 공직자를 왕조시대의 유물인 ‘공복(公僕)이니 머슴’이라고 칭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누구라도 공공기관에 일이 있어 출입한다면 사회적 지위나 경제능력, 기타의 조건으로 차별받기를 원치 않는다. 다시 한 번 공직자의 기본자세를 당부 드린다.
본지는 향후에도 그런 부분을 눈여겨 지켜볼 생각이다. 우리 사회는 누구나 차별 없이 다 같이 더불어 잘 살아야 하는 곳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