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는 옛날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생활 속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그린 생활 그림으로, 꾸밈없이 살아온 서민의 삶 속에서 태어난 민화는 우리 겨레의 신화와 종교, 우리의 정신이 깃들어있는 문화유산이다.
민화작가 효명 최명옥은 민화는 소재마다 의미가 부여되어있다고 한다. 예를들어 모란도의 모란은 부귀영화와 행복을, 계관화의 맨드라미는 생긴 모양이 닭의 벼슬을 닮았다고 하여 동음어인 벼슬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그 중 단연 최고는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인 부귀영화를 누리며 건강하게 오래살자는 염원이 담긴 십장생도가 아닐까 한다고 말한다.
영천시 고경면 대의리 아늑한 곳에 자리잡은 효명민화 연구실에 들어서자 다양한 민화 작품 가운데 벽에 걸린 호랑이 3형제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민화 지도자로 고도화된 채색기법을 지금도 공부중이라고 하는 효명 최명옥 작가를 만나 민화 이야기를 들어봤다.
“코로나19가 종식되어 생활이 정상화 된다면 이웃 주민들은 물론 민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영천시민들에게 무료민화강좌를 열어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힐링의 시간을 드리고 싶어요”
민화작가 최명옥은 “요즘 영천에서 민화에 관심 있는 분들이 민화를 배우기 위해 대구로 서울로 가신다고 들었다”며 아직 공부할 것이 많지만 민화를 가까운 곳에서 손쉽게 접하는데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 작가는 영주가 고향이다. 공직에 있던 남편이 평소 은퇴 후 영천에서 살고 싶다고 했고, 우연한 인연으로 이곳에 정착하게 됐다고 한다. 평소 조용한 삶을 강조해온 최 작가 남편은 잠시동안 영천에서 공직생활을 함 경험으로, 평소 영천에 대한 매력을 많이 느꼈다고 한다.
최 작가는 원래 취미생활로 민화를 시작했다. 늘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살아오다가 20년 전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 엄마의 손이 덜 필요하다고 느껴지던 때에 취미로 그림을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림의 소재에 따라 의미가 부여되어 있고, 실용성과 더불어 예술성을 겸비한 우리 전통 그림인 민화의 매력에 빠지게 된 것이다.
자질이 남 달랐던 그녀는 애착이 가는 작품들을 여러 공모전에 출품해 수상 및 전시회를 거치면서 ‘민화작가’라는 목표를 갖게 되면서 민화 대한 예술혼을 불태웠다.
국내.외에서 회원전을 거치면서 더 이상 취미가 아닌 민화 작가로서 길을 걷게 된 것이라고 한다.
최 작가는 현재 민화 관련 여러 협회의 초대작가를 거쳐 운영위원을 역임, 민화진흥협회 이사로 활동 하고 있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매년 각 미술 대전에서 심사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효명민화연구실에서는 지도자 과정과 취미반으로 나누어 후학을 양성 중이며, 현재 대구행복어울아트센터에서 매주 화, 수요일에 민화를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제자들 중 우울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던 사람, 자식을 잃어 방황하던 사람들이 각자 작품을 완성시키면서 마음의 평정을 찾아 행복한 시간으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고, 제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최 작가 역시 많이 배우고 있어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특히 최 작가는 연구실 인근 주민의 가구를 방문했다가 우연하게 버려져 있는 옛날 곡식의 분량을 가늠하는 ‘되’를 선물받아 행복을 상징하는 나비 장식 문양을 그려넣은 예쁜 작품을 만들어 그분에게 다시 선물을 주었더니 너무 좋아 감격을 했다고 했다.
최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은 300여 점 정도. 그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호랑이 3형제’라는 3점의 작품이라고 했다.
“부귀영화를 누리며 오래살자”는 뜻이 담긴 작품으로 각각의 배경에 호랑이 얼굴을 표현한 세폭의 그림으로, 이 작품들은 여러 단계의 표현 기법을 거치며 완성된 그림으로 하루하루 공들여 그렸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호랑이 털을 하나 하나 치는 고된 과정이었지만, 나의 건강을 기원하며 집중 할 수 있었다는 것.
작은 붓으로 섬세하게 작업하는 민화는 다른 예술작품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리며,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최 작가는 더 전문적이며, 체계적으로 티칭하기 위해 바닥처리와 고도화된 채색기법을 지금도 공부중이라고 한다.
“민화는 예부터 내려오는 그림으로 官에서 내려오는 그림”이라고 강조하는 최 작가는 “그래서 관화 또는 궁궐화라고 한다, 관의 도화서들에 의해서 중후한 색감과 염격하게 균형잡힌 구도의 그림이 시중에 나와 민중들에 의해 그려지고 거래되면서 쉽게 접하게 되었다”고 민화에 대한 특징을 설명했다.
아울러 “현대 민화는 가구, 함, 옷, 찻장, 방석, 커튼 등등 실생활게 깊이 자리매김하여 민화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 작가는 어울아트센터 수강생들의 회원전과 함께 생활민화를 주제로 개인전 진행을 준비 중이었고, 영천에서도 개인전을 계획 했었지만 코로나19로 잠정 연기되어 아쉽기는 했지만 오히려 재정비하며 작품활동에 깊이를 더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했다.
‘위드 코로나’ 시기로 전환된다면 잠정 연기된 학생들의 회원전 및 개인전을 다시 진행 하고자 하며, 영천에서는 전통 민화와 생활민화 개인전을 계획 하고 있다“고 관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