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이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 밥상 물가는 연일 끝을 모르고 치솟고 있다. 가뜩이나 전기와 가스요금 인상에 고금리와 고물가로 서민 경제가 팍팍했는데, 차례상 물가까지 높게 오르면서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만만치가 않다.
특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지갑을 닫는 서민층 소비자들이 늘면서 근심도 따라 늘어나고 있다. 직장인들도 마찬가지로 실질임금은 제자리 걸음인데 자장면, 김밥, 라면, 치킨, 삼겹살 등 식자재 분야에서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외식물가가 올라 비명을 지르고 있다.
상공계에서는 30년 만에 최고 수준의 물가 상승률 기록을 보고 있다.
당장 가장 큰 걱정거리는 무엇보다 설 차례 제삿장이다. 설 명절을 앞두고 채소를 비롯해 한우·돼지고기 가격까지 안 오른 품목이 없을 정도다.
한국물가정보에 의하면 올해 4인 기준 설 차례상을 전통시장에서 준비하면 25만4천원 선, 대형마트에는 35만9천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 설과 비교하면 전통시장은 4.1%, 대형마트는 2.1% 늘었다.
쇠고기 가격을 비롯해 축산물과 한파의 영향을 받은 무와 양파, 건어물 가격은 전반적으로 올랐다.
소고기 등심의 경우 600g 기준 지난해에 비해 8천원이 오른 7만8천원이고 돼지고기 삼겹살은 600g 기준 1만2천원 선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무는 2.5kg 1개 2천원, 양파는 2kg 1망 6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건어물 중에도 마른 오징어 1축(20마리)이 지난해보다 2만원이 오른 14만원이고 돌김 1속에 5천이 오른 3만원선을 보인다.
또 명절에 많이 쓰는 밀가루나 식용유도 국제 곡물, 유류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도 비싸졌다.
영천공설시장에서 이같은 상황을 살피기 위해 17일 오전 10시께 영천공설시장내 반찬가게 주변을 돌아봤다. 이곳에는 ‘명절음식 주문받습니다’라는 팻말을 내건 채 잡채와 각종 모듬전, 나물 등 각종 반찬이 쌓여 있었지만, 손님들의 발걸음은 한적하기만 했다. 공설시장 전가게의 사장 A씨(56)는 “차례상에 올라가는 모듬전을 1kg 당 3만원에 파는데, 아무래도 여기는 재료를 대량 취급하기 때문에 인건비를 더해도 저렴한 편이다”며 “물가가 올라 사람들이 아예 지갑을 열지 않아 수요가 적다 보니 설 명절 특수에 걸맞은 매출은 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지난해 부터 이어지고 있는 고금리와 고물가가 좀처럼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설 명절을 준비해야 하는 각 가정의 부담이 만만치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