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 소설가의 회고록 <이문열, 시대를 쓰다-페미니즘과 일전> 기사에는 이런 대목이 실렸다. 그에게는 화제작, 페미니스트들에게 는 문제작이었던 소설 <선택>의 한 대목이다. “하늘과 땅 그리고 그 사이에 펼쳐진 모든 것은 저마다 존재하는 것 이기는 하지만 사람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 아이를 낳고 기른다는 것은 세상의 바탕을 이룩하는 일이 되고 그 한가지만으로도 출산의 가치를 부인하는 천만 가지 교묘한 논리를 대적할 수 있다. 세 상을 있게 하는 일, 지금 여기 있는 모든 것에 이름을 매기고 뜻을 주 고 값을 셈하는 존재를 만드는 일- 그보다 더 크고 아름다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이문열 작가는 기사를 이렇게 맺는다. “올해 출산율이 0.7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라고 들었다. 참말인가싶다. 기가 막힌다.” 0.7은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월간 독서량 0.8과 형아 우하는 숫자다. 참고로 미국은 6.6 권 일본은 6.1권 프랑스는 5.9권 중국은 2.6권이다. 저출산 기조는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다. 세계적 현상이 다. 인도는 우리나라 조선시대마냥 아직 남자아이를 선호한다고 한다. 배 속 아이가 여자아이라는 사실을 알면 낙태를 일삼아 사회적으로 문 제가 되고 있다. 때문에 인도에서는 저출산의 진짜 문제를 여자아이 저출산으로 보기도 한다. 씨가 있으면 뭐하나 뿌려 기를 밭이 없는데 하는 사고방식에는 좀은 야만의 냄새가 풍기지만 일부다처제가 허용되는 인도의 풍습상 영 허튼 논리만도 아니다 싶다. 아무튼 아이들은 나무와 같아 엄마 배 속에서 나면 무럭무럭 잘 자란다. 그리고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 싱싱한 미래가 펼쳐져 부모로서 가슴이 뻐근해지곤 한다.  하나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의 ‘나 홀로 사회’ 칼럼은 뼈 때리는 현실을 적시하고 있다. 행안부 주 민등록 인구통계를 인용한 칼럼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우리나라 인구 중 혼자 사는 1인 세대는 1002만 1413세대로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 2400만2008세대의 41.8%를 차 지했다. 열 세대 중 홀로 사는 세대가 네 집이 넘으니 우리나라는 이제 ‘나 홀로 사회’로 들어서고 있다. 주목할 점은 연령 구간에서의 규모와 비중. 1인 세대는 60대(60∼ 69세)가 185만1705세대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의외다. 두 번 째로 많은 1인 세대는 30대(30∼39세)로 168 만4651세대다. 이어 50대(50∼59세) 1인 세대가 164만482세대를 기록했다. 나 홀로 세대의 두드러진 두 축이 30 대와 60대인 것이다. 요즘 ‘개통령’ 때문에 시끌시끌하다. 개만도 못한 취급을 당한 전 직원들이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 데 이것이 어느결에 우리 사회가 인 간보다 개가 상전이 됐다는 방증으 로 읽혀 씁쓸하기만 하다. 개와 관련 해 그중 그럴싸한 말은 ‘정승 집의 개가 죽으면 문상객이 들끓어도 막 상 정승이 죽으면 문상객이 뜸하다’ 는 것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개카페, 개음식점, 개유치원, 개장례식장이 ‘반려견’이라는 그럴싸한 말로 순치(의도)된 채 도처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있다. 대전에는 정부청사 앞에 아이들이 뛰어놀던 드넓은 공원이 개판이 돼버렸다. 견주와 개가 부지불식간에 점령해 버렸다. 이제 어린이들과 그 부모들은 그 공원을 먼발치에서 지 켜보거나 스쳐가야만 한다. 개가 점령한 진초록의 공원을 볼 때, 개와 견주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양보해 야 할 때, 아침부터 똥 싸는 개를 본의 아니게 목격하게 될 때 더러 짜증이 밀려오곤 한다. 대체 이게 무슨 세상인가 싶어서다. 정말 이대로 살 아도 좋은 건가 싶어서다. <신복룡의 신영웅전>에는 주옥같은 데카르트의 말이 실려 있다. 데카르트는 1637년 내놓은 <방법서설> 말미에 이렇게 썼다고 한다. “나도 이 제 여생을 절약해야겠다.” 인생은 유 한하다. 쓸데없는 일에 목숨 걸지 말 라, 이리 읽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그래도, 그렇더래도 아이 안 낳겠다는 세상, 개가 사람보다 나은 대우를 받는 세상, 그런 세상에 희희낙락대는 세상, 아 정말 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닌가, 정말 개판오분전이다. 5월 신문을 나는 이리 읽었다./심보통 202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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