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수난기 일제하에 태어나 잃어버린 조국의 광복위해 중국대륙의 항일전선을 누비시던 독립투사로 되찾은 조국의 땅에서는 자유수호의 선봉에 섰던 애국지사... 영원히 꺼지지 않는 호국의 등불이 되리라.”
한 80대 노인이 화북면 오동리(梧桐里) 입구에 자리한 애국지사 이진영의 추모비 앞에서 비석에 쓰여진 내용을 또렷하게 읽어 나갔다.
올해 광복70주년을 맞아 14일 안병원 회장을 비롯한 영천 항일 독립 선양 사업회 임원들이 영천지역 출신으로 서훈을 받은 독립투사들의 추모비를 돌며 순국선열을 기리는 순회 참배를 했다.“그때 일제강점기 시대에는 일본인들이 하라는 대로만 하고 우리 노래 아리랑이라도 한번 부르고 싶어도 맞아 죽을까봐 못 부르던 시절이었어요”
안병원 영천항일독립운동선양사업회 회장(86)은 일제 강점기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눈동자가 조금씩 흔들렸다.
안 회장은 항일 운동가이자 시인인 이육사 선생의 부인인 안일양 여사와 10촌간이다. 그 당시 10대였던 안회장은 학창시절 당시 미망인이던 안일양 여사의 집에 기거하며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에 대한 의식을 싹틔웠다.
“일본 사람이 얼마나 미운지... 위안부의 강제성을 전부 부인하고 독도를 자기 고유의 영토라고 하며 우리가 강제 점령했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신적인 무장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선양사업회 한 관계자는 “지금 세대의 젊은이들이 나라사랑하는 마음이 없을 때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될 것인가? 앞으로 강대국들 사이에서 어떻게 몸부림 쳐 나가야 할 것인가? 를 생각했을 때 우리라도 솔선수범해 나가자는 생각에 선양사업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날 선양사업회 임원들은 오전부터 임고를 시작으로 자양, 화북, 신녕, 영천문화원 등지에 세워진 추모비를 돌며 순국선열을 기리는 순회 참배를 했다.
영천 항일 독립운동 선양 사업회는 1999년 6월 이원대 애국지사 추모비 건립을 시작으로 2006년 강복학·박한종·전응팔·조상환·최치환 애국지사 등 총 34기의 추모비를 애국지사들의 출신지역에 건립했다.
선양사업회는 올해도 조재복·정치우·정석우 등 3기의 독립투사가 서훈을 받아 추모비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영천 항일 독립운동 선양사업회는 1999년 4월 발족해 2002년 3월 조직을 재정비해 지역민 항일 독립운동 관련 유적지 순례 3회 등 126명의 회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독립운동가들을 헌창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