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민들과 합의 없이 공사를 재게 한다며 끝까지 공사를 못하게 막을끼다.”
영천~상주간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이 마을 70대 어르신이 시공사측 한 관계자를 향해 눈을 부릅뜨고 던진 말이다.
이 말을 들은 시공사측은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꾸도 하지 못한 채 먼 산만 쳐다봤다.
영천~상주간 고속도로 공사구간에 성토대신 교량설치를 요구하던 영천시 언하1동 새미마을주민들이 이날 공사 저지를 위해 아침 일찍부터 현장을 점거한 것이다.
현장 시공사측과 마을 주민들간 대치 상황에선 당연히 공사가 진행되지 못했고, 어르신들의 이런 상황에 시공사측도 난감한 표정이다.
이날 집회에 나선 한 어르신은 무더운 날씨에 노인들이 현장에 집회를 하고 있지만 행정기관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상당히 서운한 표정이다. 이런 주민들의 불편한 입장이 국회의원과 시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에게까지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주민들이 그동안 수차례 집회와 민원을 제기했는데도 결론은 없는 상태고, 무더운 땡볕 현장에 시장이라도 나와 해결해주려는 자세라도 보여줘야 되지 않느냐며 기자에게 서운한 기분을 내 비쳤다.주민들은 그 동안 국민권익위원회와 부산국토지방관리청에 공사구간을 성토대신 교량설치를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했지만 결과는 주민들의 손을 들어주지 못했다.
결론은 법적으로 교량화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관계기관의 이 같은 결론에도 주민들은 좀처럼 수긍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13일 현장에 나온 한 어르신은 “주민 허락없이 공사를 진행한다면 우리도 끝까지 몸으로 막겠다”고 강경한 입장이다.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시위를 하겠다는 분위기다.
평소 조용하던 새미마을이 고속도로 공사가 진행되면서 온 마을이 시끌벅적 해졌다고 한다. 이 마을에는 대부분 고령자로 농사를 짓고 있는 동네라고 한다.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철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서 시위를 하고 있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보기에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집회가 장기전으로 이어질 경우 집회현장에 나온 어르신들의 건강도 걱정거리다. 요즘 찜통더위에 만일의 사태도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이날 집회 현장에는 경찰병력은 물론 보건소 구급차까지 동원돼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지만 그래도 안심 할 수만 없을 듯하다.
국가적인 공사에 모두가 협조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어르신들이 뜨거운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 있지 않도록 적절한 대책마련도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뜨거운 뙤약볕 집회현장이 생기지 않도록 행정기관과 시공사측이 머리를 맞대 적절한 대안 찾기에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