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우리나라 보다 앞서 일찍부터 지방자치를 실시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토대로 영천시가 발전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일본 전문가 천호재교수의 ‘영천 발전을 위한 소고’를 시리즈로 게재한다. 시리즈는 문화콘텐츠와 관련한 일본의 사례를 통해 영천의 문화콘텐츠 운용양상을 점검하고 영천이 문화도시로 거듭나는데 필요한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제시하게 된다. 일본에서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인구가 감소하면 통상적으로 GDP도 감소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국가나 지자체는 GDP를 올리거나 유지하기 위해 예외 없이 기업 유치, 노동자 1인당 생산성 제고, 여성들의 취업 확대, 관광객 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일본에서는 관광객을 단기이민으로 간주하고 관광객 유치에 본격적으로 힘을 쏟기 시작했다. 마상재, 포도축제, 별빛축제 같은 것을 보면 영천시에서도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는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어떤 방침에 입각하여 관광객을 유치하느냐는 것이다. 주제넘지만 영천 발전을 염원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에 대해 몇 마디 하고자 한다. 전세계의 관광산업은 평균적으로 GDP의 9%, 전세계 수출액의 6%, 서비스 산업의 29%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별로, 시도별로 다양한 수치가 나오겠지만, 도농복합도시를 천명한 영천시로서는 이들 수치가 높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 수치들은 영천시 관광산업의 현 실정을 점검하고 금후 성공적인 관광산업정책 실천에 기준점(목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관광산업을 열심히 추진한다고 해서 관광객이 저절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 전에 관광객을 성공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조건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 일본에서는 관광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략 4가지 조건 즉 기후, 자연, 문화, 음식(식사)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먼저 기후이다. 영천의 기후가 다른 지역과 어떻게 다른지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4계절이 뚜렷한 편인지, 계절별로 관광객 유치가 고른 편인지, 혹은 특정한 계절에 편중되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겨울철에 관광객의 발길이 뜸하다면 허무맹랑한 소리일지는 모르나 스키장 건설과 같은 과감한 발상을 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요는 계절이라는 조건을 고려하면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기발하거나 참신한 아이디어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둘째, 자연이다. 영천의 자연이 다른 지역에 비해 어떠한 강점을 지니는지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대구나 부산처럼 고층빌딩은 없지만 영천에는 영천만의 자연이 있다. 연평균 기온, 강우량, 수질, 맑고 흐린 날, 공기, 바람, 토질, 산, 밭, 들판, 못, 하천, 바위, 동식물, 곤충, 경관, 영천사람들의 기질 등이 모두 자연에 속한다. 별빛축제나 와인축제는 자연을 연계시킨 좋은 예가 되겠는데, 자연을 적극적으로 연계시키면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다. 셋째, 문화이다. 영천에는 타지역과는 구별되는 문화가 있다. 문화에는 과거의 문화와 현재의 문화가 있다. 과거의 문화만을 보면, 최무선 장군, 정몽주 선생과 같은 인물이나 은해사, 근대교회, 돌할매와 같은 유물, 유적 등이 있다. 또한 마상재, 조선통신사 행렬, 둘렛길과 같이 과거에도 있었지만, 최근에 와서 복구 및 발굴되었거나 혹은 새로이 조성된 문화가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과거의 문화를 포함한 기존의 문화들을 재점검하거나, 복구 및 발굴 나아가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음식(식사)이다. 우리나라는 지역별로 한식이 많이 발달해 있지만,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영천을 대표하는 음식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당연히 영천에도 자랑할 만한 음식이 많을 것이다. 항상 느끼지만 우리나라에는 음식명에 지명이 들어가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함흥냉면, 전주비빔밥, 안동간고등어처럼 지명이 들어간 음식명이 있긴 하지만 그 수가 매우 적은 편이다. 영천돔배기와 같이 ‘영천’이라는 지명이 들어간 음식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면 어떨까? 또한 영천막국수, 영천냉면, 영천비빔밥과 같이 타지역에도 있는 메뉴를 개발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일본에서는 지역명을 딴 메밀국수, 우동, 라면이 각각 70종이 넘는다. 물론 지역별로 맛도 모두 다르다. 현재 영천시의 다양한 관광산업이 이들 네 가지 조건에 입각하여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고 매년 괄목할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 필자로선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천시가 관광산업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면 그 원인이 과연 무엇인지 진지하게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 다음 호에는 이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프로필) 계명대학교 인문국제대학 일본어문학과 교수 재직.일본 도호쿠문학연구과 언어학박사.저서로는 ‘일본문화의 이해와 일본어교육’(역락출판사), ‘일본의 음식문화와 레토릭’(책사랑)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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