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우리나라 보다 앞서 일찍부터 지방자치를 실시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토대로 영천시가 발전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일본 전문가 천호재교수의 ‘영천 발전을 위한 소고’를 시리즈로 게재한다. 시리즈는 문화콘텐츠와 관련한 일본의 사례를 통해 영천의 문화콘텐츠 운용양상을 점검하고 영천이 문화도시로 거듭나는데 필요한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제시하게 된다.
지난 호에서는 ‘대마’의 다양한 파생적인 가치에 대해서 살펴보았는데 이와 연계하여 대마를 관광과 교류의 자원으로 살리기 위한 방안까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방안은 다음 호에서 살펴보기로 하고 이번 호에서는 그 예비단계로 우선 널리 알려진 말의 이미지와 특성을 살펴보기로 한다. 일본에서 말의 이미지
일본에서는 ‘히다리우마(左馬)’라 하여 馬자를 좌우로 바꿔 써서 벽에 거는 관습이 있다. 일본어로 말은 ‘우마’라 하는데 ‘우마’를 거꾸로 읽으면 ‘마우(舞う, 춤추다)’가 되어 이 글자 덕에 조만간 춤출 일이 생길 것이라 일본인들은 믿고 있다.
그래서인지 일본의 일반 가정이나 회사 등을 방문하면 벽에 걸린 히다리우마 그림을 많이 보게 된다. 말의 馬와 마귀의 魔가 동음이의어이고 말의 주요 습성인 ‘뒷발차기’에 착안하여 영천시에서도 홍보 차원에서 집안에 마가 못 들어오도록 하는 말의 이미지를 창출해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한다.
또한 일본에서는 ‘에마’라 하여 종이나 나무에 말 그림을 그려 신사에 봉납하거나 집에 걸어두는 풍습이 있다. 말을 신의 사자로 여겨 신이 주시는 복을 말이 자신의 집으로 운반해오거나 반대로 자신의 바람이 말을 통해 신에게 전달되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말의 이미지
멀리 서양의 그리스 신화에는 전설의 천마인 페가수스가 등장한다. 페가수스는 날개가 달린 말로 원래 메두사가 환생한 것이다. 페가수스는 나중에 올림푸스 산으로 가서 제우스의 벼락과 천둥을 운반하였다.
북쪽 밤하늘에 페가수스라는 별자리가 있는데 영천시와 보현산 천문대가 주축이 되어 대마와 페가수스의 이미지를 결부시켜 관광자원화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마에 날개를 달아 기존의 현실적인 이미지를 판타스틱하게 표현하면 효과적으로 영천시를 홍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와 연계하면 페가수스 축제, 페가수스 농작물(별빛을 받아 자란 농작물), 페가수스 오페라 축제 등 무궁무진한 아이디어가 나오리라 생각한다. 말의 신체적 특징을 통한 이미지 창출을
말은 눈이 옆에 붙어 있어 시계가 매우 넓다. 말의 눈은 매우 상냥하며, 자애롭고 이지적인 느낌을 가지게 한다.
좌우의 귀가 따로 움직일 정도로 소리에 예민하며 귀로 감정 전달도 한다. 후각이 매우 발달해 있고 공복시 코를 울리는 습성이 있다.
꼬리는 붓털이나 악기로 사용될만큼 실용적이고, 상하 각각 6개로 난 치아는 땅에 단단히 박힌 풀을 바로 잡아 뜯어 먹을 만큼 강건하다.
말은 땀을 많이 흘리며 발가락은 하나이고, 다리 근육은 매우 강인하며 뒷발차기에 능하다. 털의 색은 14종이나 될 만큼 다채롭다. 숫말의 성기는 매우 사실적이며 역동적인 느낌을 가지게 한다. 말뼈는 가루를 해서 먹으면 뼈가 매우 튼튼해질 정도로 건강에 도움이 된다. 이러한 신체적 특징으로 말은 예로부터 농경마, 운반마, 경마, 군용마, 경찰마, 기마, 식용마로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러한 말의 신체적 특징을 통한 다양한 이미지 창출을 권고해본다. 말의 관념적 이미지 창출을 말의 자태는 몇몇 말을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매우 우아하며 고귀하다. 조랑말이나 노새, 당나귀 등을 포함한 말은 항상 무리를 지으며 살아가므로 사회성이 강하며, 지능이 뛰어나며 기억력이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의 눈을 통해 상냥함과 자애로움의 이미지를, 말의 귀와 코를 통해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듣고 냄새를 맡는다는 이미지를, 꼬리털과 치아, 땀을 통해서 일상의 근면함과 성실함, 인내심의 이미지를, 14종이나 되는 털의 색깔을 통해서 일상의 다채로움을, 다리와 성기를 통해서 신속성과 역동성을 창출하고자 하는 노력을 권고해본다.
다음 호에서는 말의 이러한 이미지를 활용한 관광과 교류 즉 체류형 관광자원으로서의 활용 방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프로필계명대학교 인문국제대학 일본어문학과 교수 재직. 일본 도호쿠 문학연구과 언어학박사. 저서로는 ‘일본문화의 이해와 일본어교육’(역락출판사), ‘일본의음식문화와 레토릭’(책사랑)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