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던 사람들과의 만남도 좋았지만 대안학교에서 하루를 보내고 봉사활동까지 할 수 있어서 너무 뜻깊은 시간이 된 것같아요”
영천성당 고등부학생회 출신 ‘불기둥’회(회장 정동일) 연례모임이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1박2일간의 일정으로 화북면 산자연중학교에서 열렸다.
이들은 첫날 이영동 신부(산자연학교장) 집전의 미사에 참여하고 친교의 시간을 갖는 등 밤늦도록 못다한 얘기꽃을 피웠다. 이튿날에는 산자연중학교내 봉사활동에 이어 인근 산촌생태마을을 산책하며 고향의 정취를 감상했다.
1972부터 1977년까지 영천성당에서 고등부학생회 회원이었던 이들은 고교 졸업후 40여년만에 고향에서의 만남이 더없이 반갑고 기뻤다.
이날 서울·부산·대구·광주·구리·포항·남해·영천 등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40여명의 친구와 선.후배들은 만남 자체가 기쁨이요 즐거움이었다.
‘불기둥’ 멤버 중에는 2명의 천주교 신부를 비롯 학교장, 예비역 장성, 기업체 사장, 직장인, 가정주부, 공무원, 개인사업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다.
이들은 전국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면서 1년에 한차례씩 모임을 갖고 정을 나누고 있다는 것.
전국 각지에서 모인 회원, 만남 자체가 기쁨사춘기 시절 순수했던 추억이 객지생활 이겨내
경기도 구리에서 예비군중대장으로 재직하는 최상철씨(57)는 “그동안 학생회 출신 김병진 신부님(59)이 계시던 강원도 원통 글라렛선교수도원(올해 속초로 이전) 을 주로 찾았지만 이번 모임은 고향에서의 모임이라 더없이 반갑고 좋았다”고 말했다.
포항에서 사업을 하는 박경택(58)씨는 “높은 나뭇가지에서 순식간에 내려온 불꽃으로 점화하던 캠프파이어를 중심으로 둘러앉아 기타를 치고 손뼉을 치며 한바탕 여름밤을 신나게 달구었던 사춘기 시절 순수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힘들었던 객지생활의 어려움을 이겨냈었다”고 말했다.
채창락 신부(59.대구 본리성당 주임)는 “내가 성직자지만 어느 곳에서 이렇게 마음놓고 말하고 노래할 수 있겠느냐”며 ‘아빠의 마음’이라는 대중가요에 가사를 바꿔 ‘사제의 마음’이라는 노래 등을 부르며 분위기를 한껏 돋구었다.
영천과 대구지역 고교생들로 구성된 영천성당 고등부학생회는 1971년 최홍선(62·부산부곡성당 사목회장)씨가 재 창립한 후 불기둥’이라는 학생회지를 발간하는 등 70년대에 지역 학생활동의 선두 주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