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우리나라 보다 앞서 일찍부터 지방자치를 실시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토대로 영천시가 발전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일본 전문가 천호재 교수의 ‘영천 발전을 위한 소고’를 시리즈로 게재한다. 시리즈는 문화콘텐츠와 관련한 일본의 사례를 통해 영천의 문화콘텐츠 운용양상을 점검하고 영천이 문화도시로 거듭나는데 필요한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제시하게 된다.
오늘은 영천 발전을 위한 소고로 브랜드 수립을 위한 과정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특정 지역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브랜드가 성립되는 상황과 브랜드의 가치구조에 대해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브랜드가 성립하는 상황 브랜드를 만드는 목적은 최종적으로는 지역의 발전에 있다. 영천을 대표하는 브랜드를 만들고자 할 때,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영천 지역의 브랜드가 성립된다고 하는 의미를 아는 것이다. 브랜드의 최종 목적은 예를 들어 영천의 농산물이 고품질을 자랑하면서 전국 혹은 특정 지역(대구나 부산 지역)의 시장에서 장기간에 걸쳐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데에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유념해야 할 것은 브랜드가 성립되는 상황이 단순히 영천의 농산물 그 자체에 내재된 품질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사실 외지인 소비자들은 품질 면에서 영천의 농산물이 경산의 농산물과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그렇다고 해서 품질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알고 있다고 해도 매우 지엽적이며 단순한 경우가 많다. 결론을 말하자면 영천의 농산물에 다면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영천의 농산물의 정감어린 포장, 청정지역의 느낌, 장수하는 느낌, 감각적 신선함, 별빛, 귀엽고 친근한 말 캐릭터, 농산물에 들어간 스토리텔링, 다이어트 등과 같은 다면적인 요소가 영천의 농산물에 들어가면 비로소 영천 농산물의 브랜드가 성립되는 상황이 갖춰졌다고 보면 된다.
브랜드의 가치 구조 브랜드에 내재된 다면적인 요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에 내재된 일반적인 가치구조에 대해서 잘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일반적인 가치구조를 잘 파악해 두면 브랜드의 성립이 그만큼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일반적인 가치구조는 4단계로 구성되는데, 가장 아래 단계가 기본가치, 그다음이 편의가치, 그다음이 감각가치, 가장 윗 단계가 관념가치이다.
기본가치는 특정 지역의 브랜드가 타 지역에 없는 것이거나, 타지역의 브랜드 가치에 버금가거나 훨씬 뛰어난 브랜드의 기능(품질)을 말한다. 편의가치는 특정 지역의 브랜드 상품을 손쉽게 입수할 수 있는 기능을 가리킨다. 편리한 교통망, 편리한 배달체계, 착한 구입가격, 편리한 주문 및 구입 방법, 포장의 편의성 등등은 모두 편의가치에 속한다. 감각가치는 특정 지역의 브랜드에 내재된 이미지를 가리킨다. 이미지는 소비자들의 오감을 만족하는 것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특정 브랜드의 광고는 시각적으로 세련되어야 하며, 포장 상태는 신선하고 귀엽고 즐겁고 행복한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광고 문구는 소비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감각가치는 특정 상품에 얽힌 감동적이고 유일한 일화, 지역적 특수성을 가리킨다.
영천 지역의 브랜드가 지녀야 하는 가치구조 그러면 위에서 언급한 브랜드의 기본가치를 영천 지역의 브랜드에 적용시켜서 생각해보도록 하자. 첫째, 기본가치부터 보자. 예를 들어 영천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기본가치를 지니려면 타지역에서는 생산되지 않는 고부가가치의 농산물이거나, 이천 쌀이나 영동 포도와 같이 타지역의 농산물 품질에 버금가거나, 아니면 훨씬 뛰어난 품질을 지녀야 한다. 기본가치는 영천의 농산물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영천 자체에도 적용할 수 있다. 타지역과는 구별되는 영천만의 기본가치, 타지역에 버금가는 기본가치, 타지역보다 월등한 기본가치 중의 하나를 찾아내어야 한다. 둘째, 편의가치는 영천 지역의 브랜드 상품을 손쉽게 입수할 수 있는 기능을 가리킨다. 편리한 교통망, 편리한 주문 및 구입 방법, 그리고 편리하고 신속한 배달체계, 착한 구입 가격, 포장의 편의성 등등은 모두 편의가치에 속한다.
이 편의가치는 영천 그 자체에도 적용된다. 영천이 편의가치를 지닌 도시가 되려면 라이프라인이 타지역보다 잘 정비되어 있어야 하고, 공공서비스의 수준도 높아야 하는 등 행정적인 뒷받침이 잘 되어 있어야 한다. 영천은 교통망이 잘 발달되어 있어 라이프라인을 잘 정리하면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될 수 있다. 셋째, 감각가치는 특정 지역의 브랜드에 내재된 이미지를 가리킨다. 이미지는 소비자들의 오감을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별빛 포도’의 광고는 시각적으로 세련되어야 하며, 신선하고 귀엽고 즐겁고 행복한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광고 문구는 소비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이는 영천 그 자체에도 적용될 수 있는데, 영천의 입지 조건과 유사한 이름난 외국 지역을 탐방하여 영천의 감각가치를 높이고자 노력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관념가치는 특정 브랜드나 도시 그 자체(다른 지역에는 없는)의 감동적인 일화, 입소문, 자기계발 가능성 등과 같은 지역적 특수성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영천에 가면 자기계발이 가능하다든가, 영천에 가면 성인병이나 심질환 등을 일정 기간 휴식을 취하면서 치유할 수 있다든가, 영천에 가면 돈을 벌 수 있는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입수할 수 있다든가, 영천에 가면 아마추어들도 오페라 무대에서 연주가 가능하다든가 하는 것들이다. 만약 기본가치, 편의가치, 감각가치가 타지역의 농산물과 우열을 가릴 수 없다면 관념가치 발굴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