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이라는 도시의 브랜드는 지역민들이 한데 뭉쳐 육성해나가야 한다. 전지역민들이 마음을 모아 브랜드 방향을 추진해 나가기 위해서는 영천에 걸 맞는, 영천다움에 근거한 영천의 정체성을 지역민들이 함께 인식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 그러나 지역 브랜드를 발굴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지역 브랜드가 나가야 할 방향을 잘못 틀어 엉뚱한 방향으로 나가버릴 염려가 항상 도사리고 있다.
이러한 위험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영천이라는 지역 그 자체가 지니는 브랜드 가치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가의 목적은 영천이 처한 현재의 상황을 분석함으로써 영천 지역이 지니는 강점이 무엇이며 장차 브랜드 개념의 방향과 계획을 세우고자 하는 데에 있다. 이하 영천 지역 그 자체의 브랜드 평가를 위한 몇 가지 방법을 구체적으로 모색해보고자 한다.
영천이라는 브랜드를 평가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관계자들은 영천에 진정한 의미에서 브랜드가 있는가(혹은 없는가), 브랜드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요구되는지를 잘 알 수 있게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두 가지의 평가 축이 있는데 하나는 영천 지역의 기초력 진단과 다른 하나는 영천 그 자체가 지니는 브랜드 평가이다.
▶영천 지역의 기초력 진단과 인구력 지역 기초력 진단은 지난 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역의 지속적인 발전을 가능케 하는 인구력, 산업력, 재정력, 생활기반력이 타도시에 비교해서 어느 정도인지를 진단하는 것이다. 인구력은 영천에 거주하는 총인구수, 인구증가율, 연대구성비율(10대-90대), 유입 및 유출인구의 비율을 측정하고 그 수치를 타도시(경주, 포항, 청도, 경산, 대구)와 비교를 하면 바로 알 수 있다. 노동가능인구가 많다면 총인구수가 타도시에 비해 적다고 해도 그 자체 희망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인구력을 높이기 위해서 최근 영천에서 활발한 정책을 펴고 있는데 이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며 금후 동창회나 동향인 네트워크, 귀농 및 귀촌 프로젝트(사진 참조)들을 활용한 실로 다양한 방법을 끊임없이 강구하고 실천해나가야 할 것이다.
▶영천 지역의 산업력 산업력은 영천 지역에 위치하는 공장수, 공업제품 연간출하액, 농업, 임업, 수산물(돔배기)의 출하액, 3차산업 업소수, 각종 상점들의 연간 판매액, 1차산업·2차산업·3차산업 종사자들의 비율, 관광객수, 관광객들의 소비액 등을 측정하고 그 수치를 타도시와 비교를 함으로써 평가가 가능하다. 산업력을 측정하고 타도시와 비교를 해나가는 가운데 영천이라는 지역 브랜드가 어느 부문에서 강점을 지니는지, 어느 부문을 육성해나가야 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영천 지역의 재정력 재정력은 영천시 예산의 적흑자 비율, 지방채 발행 비율, 장래 부담 비율을 측정하고 이를 타도시와 비교를 함으로써 평가가 가능하다. 영천이 다른 도시에 비해 재정적으로 적자의 비율이 높고 지방채 발행에 크게 의존한다든지 장래 부담 비율이 턱없이 높다면 이는 영천의 재정력이 매우 약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동시에 건전한 재정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크게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천 지역의 브랜드 추진이 아무리 시급하다고 해도 무리한 투자를 하여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를 들어 강원도 알펜시아 리조트사업, 인천의 송도 컨벤시아, 월미 은하레일 사업, 전남 F1사업, 태백 오투리조트사업, 용인 경전철 사업의 전철을 결코 밟아서는 안 될 것이다.
▶영천 지역의 생활 기반력 영천 지역의 생활 기반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교육시설수(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전문대학, 4년제 대학 등의 수), 보육원수, 병원수(한의원, 개인병원, 종합병원), 약국수, 도서관수, 도소매업 상점 및 점포수(수퍼마켓과 백화점 포함), 교육·문화·예술 관련 시설수를 조사하고 이를 타도시와 비교를 함으로써 평가가 가능하다.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영천의 생활 기반력이 탄탄하다는 것을 말해주며 질적인 측면(운영 실태, 시설의 양호함, 시설 사용의 편의 등)도 결코 도외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영천의 브랜드력 평가와 매력평가 영천의 브랜드력을 평가하기 위한 지표로서는 매력 평가(인지도, 매력도, (재)구입매력, (재)방문 매력, 거주매력)과 자산-가치 평가가 있다. 우선 매력 평가 중에서 인지도는 영천의 인지도를 외지인들에게 물어봄으로써 측정이 가능하다. 영천 인근 도시로 한정할 것인지, 또는 전국으로 확장해서 서면 또는 인터넷 설문조사 방식으로 측정할 수 있다.
매력도는 영천이 거주하는 도시로서 어느 정도의 매력이 있는지를 측정하고 그 수치를 타도시와 비교함으로써 평가가 가능하다. (재)구입매력은 예를 들어 영천에서 생산되는 농작물(포도, 사과, 약초, 쌀 등)을 (재)구입할 의사가 있는지를 설문조사하여 그 수치를 측정하고 그것을 타도시와 비교함으로써 평가할 수 있다.
(재)방문매력은 영천의 문화재(은해사, 돌할매)나 기타 시설(보현산 천문대), 행사(조선통신사 행렬), 축제(별빛축제)를 보기 위해서 (재)방문할 의사가 있는지를 측정하고 그 수치를 타도시와 비교함으로써 평가를 할 수 있다. 거주매력은 영천에서 장차 거주를 할 의사가 있는지를 측정하고 타도시와 비교함으로써 평가가 가능하다. 매력평가 중에서 인지도를 제외한 나머지는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해서 평가를 할 수 있다.
프로필계명대학교 인문국제대학 일본어문학과 교수 재직. 일본 도호쿠 문학연구과 언어학박사. 저서로는 ‘일본문화의 이해와 일본어교육’(역락출판사), ‘일본의 음식문화와 레토릭’(책사랑)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