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우리나라 보다 앞서 일찍부터 지방자치를 실시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토대로 영천시가 발전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일본 전문가 천호재 교수의 ‘영천 발전을 위한 소고’를 시리즈로 게재한다. 시리즈는 문화콘텐츠와 관련한 일본의 사례를 통해 영천의 문화콘텐츠 운용양상을 점검하고 영천이 문화도시로 거듭나는데 필요한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제시하게 된다.
영천이라는 지역 그 자체가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컨셉을 살펴보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 도시 그 자체가 브랜드가 된 지명은 널리 알려진 것 외에도 지명을 들었을 때 사람들에게 연상되는 것이 있다. 경주의 경우 불국사, 석굴암, 왕릉, 분황사, 첨성대, 다보탑, 솔거, 최치원, 남산, 황남빵, 경주법주 등과 같은 연상어들이 쉽게 떠오른다.
이들 연상어들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천년 고도의 도시’라는 하나의 테마로 집약된다고 할 수 있다. 바로 이 테마가 영천에도 필요한데 이 테마를 전략적이고 의도적으로 창출해가는 것이 바로 지역 브랜드 컨셉 개발이라고 할 수 있다. 영천이 대마를 통해 도농복합도시의 구현을 테마로 삼았다고 하면, 그 테마에 다양한 연상어들이 사람들의 뇌리에 떠오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그 지역만의 브랜드 개념을 개발하기 위한 방법으로 좋은 컨셉의 조건, 컨셉의 개발 단계, 컨셉 개발 사례가 많이 거론되는데, 이번호에서는 좋은 컨셉의 조건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좋은 컨셉의 조건이 충족되기 위해서는 테마성, 발상의 원천, 공유언어, 본질 파악 등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테마성과 발상의 원천
대마를 통한 도농복합도시의 구현이 영천을 대표하는 테마라고 한다면 그 테마는 영천의 브랜드를 세우기 위한 발상의 원천이 되어야 한다.
대마로 대표되는 도농복합도시의 구현이 단순한 관념, 혹은 말로만 끝나서는 안 되며, 영천이라는 공간 위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살아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영천의 전지역을 샅샅이 뒤져서 다양한 연상어들을 발굴하고 창출하여 대마로 대표되는 도농복합도시의 구현으로 집약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그 테마는 영천의 지역민들의 행동을 다양한 방식으로 촉진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자원봉사자들은 대마를 테마로 자연을 보호하는 등의 캠페인들을 벌여나가야 하고, 시정 관계자들은 국내나 세계의 종마 관련 회의를 영천으로 유치하고자 노력해야 하며, 농부들은 대마를 테마(청정지역, 건강, 힘)로 지역 농산물을 생산하는 등, 영천 지역민들이 대마라는 테마를 제각기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해서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유언어
영천이 대마로 대표되는 도농복합도시의 구현을 테마로 삼았다면 그 대마는 영천의 지역민들에게 우선 말로써 공유되어야 한다.
일방적인 슬로건이 되어선 안 된다. 영천의 지역민들의 일상 회화 속에 대마가 자주 그리고 자연스럽게 거론되어야 한다.
즉 대마가 영천 지역민들의 일상 속에 녹아들어 있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영천의 브랜드 가치 상승에 속도가 붙기 시작할 것이다. 영천은 청정지역이라는 연상어를 자체에 지니고 있기 때문에 깨끗한 식자원과 아름답고 청정한 자연, 감동을 주는 문화자원 등을 통해 영천의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의 몸과 마음 모두가 청정해질 수 있다는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본질 포착
컨셉이라는 말은 특정 공간의 구성원들이 특정한 지역에 산재한 다양한 연상어들의 이면에 있는 본질을 포착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마(도농복합도시)는 당연히 영천이라는 공간에 거주하는 구성원들이 의도성을 갖고 전략적으로 포착해낸 노력의 결과물일 것이다.
그러나 시정 관계자들은 영천에 산재한 다양한 연상어들을 모아 정리해서 대마 이상의 본질은 없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마보다도 더 본질적인 말이 나온다면 그것을 중심으로 다양한 연상어들을 하나의 테마로 집약하기가 훨씬 수월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브랜드 창출에 훨씬 더 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영천이 도농복합도시의 구현을 천명하였다면 일본 미야자키현의 아야쵸(綾町)와 같이 도시화와는 별도로 자연생태계의 도시라는 좀 더 구체적인 이미지 구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참고문헌2015.08.19.~09.16 デ?ビット?アトキンソン(2015) 『新??光立?論』 東洋??新報社(東京)2015.09.23.~10.21/11.11 鈴木俊博(2015) 『稼げる?光』 ポプラ社(東京)2015.11.18.~이번호까지 和田充夫外(2009) 『地域ブランドマネジメント』 有斐閣(東京)
프로필계명대학교 인문국제대학 일본어문학과교수 재직. 일본 도호쿠 문학연구과 언어학박사. 저서로는 ‘일본문화의 이해와 일본어교육’(역락출판사), ‘일본의 음식문화와 레토릭’(책사랑)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