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주민 숙원사업이 추진되어 기쁘지만 그동안 마음고생 많이 하고, 사연도 있습니다.”
영천시가 다음달 도비지원사업으로 1억원을 투입해 청통면 계지1리 와곡지 용·배수로사업 정비공사를 착공해, 8월 이전 완공한다는 계획이 발표되자 한 주민이 이같이 말했다.
주민들이 말하는 숙원사업 스토리는 이렇다. 소사육농가가 밀집한 계지리에 5년전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인근지역에 소 살처분 농가가 늘어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행정기관이 나서 구제역 예방에 적극 나섰지만 시 전역을 책임지고 있는 행정기관의 한계를 느낄 수 있었다.
이에 주민들은 구제역 예방활동을 위한 마을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와곡지 인근 마을입구에 민간자율 방역초소를 운영키로 했다.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나서 민간방역초소를 운영하는 등 철저한 소독활동으로 다행히 마을에는 구제역 위기를 넘겼다. 당시 행정기관의 일손이 부족한 시점에서 민간자율방역초소 운영으로 언론 등에서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구제역이 끝난 후 인근 카페트 보관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마을주민들이 송사에 휘말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주민자율방역초소 설치, 구제역 퇴치전기화재로 송사에 휘말려 ‘승소’
주민들은 자율방역초소 운영을 위해 카페트 보관창고에서 전기를 끌어다 사용했고, 창고 주인은 전기로 인한 사고로 판단하고, 주민들을 상대로 피해보상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소송에 휘말리자 주민들은 곤란한 위기에 봉착했다. 변호사 선임 문제 등 어려움에 봉착한 주민들은 영천시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시는 마을 주민들에게 재판을 마친 후 피해 여부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대법원까지 가는 지루한 법정공방을 벌인 끝에 주민들이 이번 사건에서 승소했고, 영천시는 주민들에게 보상 차원에서 주민숙원사업인 계포리 용배수로 사업을 선물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