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에 편하게 살려고 귀농했는데 농사일이 장난이 아닙니다. 편한 것은 꿈같은 일이 돼 버렸습니다. 이제 농사꾼이 다 돼 버렸습니다”. 영천시 자양면 보현리 별빛촌 해달농원 대표 김은호씨(63)는 청정지역 친환경 복숭아 재배를 목표로 열심히 농사짓고 있는 초보 농업인이다. 귀농해서 황토방을 지어 살고 싶었다는 김씨는 대구에서 학원을 운영하다 3년전 경치좋고 공기 좋은 청정지역인 보현산 자락으로 귀농했다. 60줄에 들어서면서 귀농한 자신을 늦깍이 귀농인이라 부르는 김씨는 주위에서 그 나이에 무슨 농사냐, 농사는 아무나 짓는게 아니라고 말렸지만 귀농했다고 한다. 사업보다는 경치좋고 공기맑은 곳에서 조용히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꽃피고 새가 울면 시작되는 농사일이 단풍들고 낙엽지기까지 계속되기에 쉬운 일은 아니란다. 농토의 3분의 2는 ‘임대농’몇 번의 통화 끝에 찾아간 김씨는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충효3리 2644㎡(8백평) 감자밭에다 멀칭(비닐씌우기)작업을 하고 있었다. 복숭아 4958㎡(1500평), 아로니아 3305㎡(1000평)에다 들깨농사를 주로 짓다가 2644㎡(8백평) 감자농사까지 새로 시작한 김씨는 “전체 13223㎡(4천평)중 내 땅은 4958㎡(1500평)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임대농”이라고 한다. 농사지식이 적었던 귀농 첫해는 현지 사정을 알려고 허송세월로 보냈다는 김씨는 귀농교육을 받은대로 차근차근 농사 계획을 세워나갔다. 그리고 농사일에 관한 것이라면 영천시농업기술센터 영농교육 작목반, 선진농장, 동네농장, 동네 어르신들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배우고 익혔다.귀농 첫해 아로니아와 잡곡을 키웠다. 인진쑥과 같은 약초도 키웠지만 인기가 없어 포기했다. 지난해에는 아로니아와 복숭아 경작에 나섰다. 수십가지 종류가 있는 복숭아 농사는 천중도, 유명, 경봉, 환타지아 네 종료만 재배하고 있다. 수확시기와 특성이 다르며 맛도 다르다. “지난해 소득이 자급자족할 정도였다”며 올해부터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김씨는 “다른 귀농인들보다 빨리 자리잡은 셈”이라고 한다. 귀농하고 싶은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돈을 벌려고 귀농하면 무조건 실패한다는 것. “자연과 더불어 농촌생활을 즐기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귀농해서 돈벌기는 쉽지않다. 큰 돈을 갖고 온다면 몰라도 마음을 비워야 한다”고 일러준다. 마을 새마을지도자로 뽑혀“귀농한 보람을 아직 제대로 느끼지 못하지만 동네 어르신들과의 유대관계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다”는 김씨는 마을 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과 함께 식사도 하고, 술을 마시는 등 함께 어울리면서 마음을 비우고 귀농생활을 즐기고 있다는 것. 65세 이상 경로당 출입자격에 미달하지만 어르신들은 준회원이라며 받아들여주고 있다. 평균 연령이 70세인 마을 어르신들의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전기불이 들어오지 않는다든지 소소한 일손이 필요할 때마다 거들어주는 등 마을 봉사자로 나섰다. 나이 많으신 주민들과의 친교를 다져온 결과 올해부터는 보현1리 새마을지도자로도 뽑혔다.농약을 한번도 치지않는 농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김씨는 마을 주민들과 더불어 친환경 저농약 재배에 힘쓰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농산물 우수 관리(GAP)인증을 받기위한 교육에 마을 작목반원들과 함께 동참하고 있다. 전가족 유럽여행이 “큰 보람” 이같이 낮시간의 바쁜 농사일과 함께 김씨에게는 밤 시간도 짧다고 한다.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활동에 열심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농산물 직거래를 위한 블로그 공부가 주목적이다. 영천시농업기술센터나 경정농의 정보화교육을 계속 받으며 전자상거래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위해서다. 지난해 생산량의 4분의 1을 직거래로 판매했다는 김씨는 그 비율을 점차 높이겠다는 것. 공판장에 납품하는 것으로는 소득이 시원찮기 때문이다. 또 올해에는 집짓기가 가장 큰 과제다. 귀농초기부터 살아온 컨테이너 생활을 청산하기 위해서다. “농가주택지원금을 신청해 놓은 상태라 가능할 것”이라며 미소짓는 김씨에게서 농사에 맛들이고 있는 초보 농업인의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부인은 미혼인 두 딸이 있는 대구와 영천을 오가며 농사일을 거든다. 농한기에 전 가족이 배낭여행식으로 한달동안 유럽 10개국을 다녀온 것이 귀농생활의 보람이라면 보람이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별빛촌 해달농원’을 치면 김씨의 귀농 생활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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