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일찍 밭에 나가 일하는 것이 너무 즐겁습니다. 공기맑은 시골에서 집사람과 함께 농사짓는 것이 재미있고 정서적으로 상당히 좋습니다”
인천에서 편의점(자영업)을 운영하다 2013년 귀농한 김종칠씨(57)는 “스트레스받지않는 농촌생활은 도시생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유를 찾을수 있어 정말 좋다”며 “조금 더 일찍 귀농했었다면 더 좋았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면서 퇴직후 일거리문제가 친구들의 대화주제가 되면서 퇴직금도 없는 자신의 경우 조금이라도 힘이 남아있을 때 시골가서 농사짓겠다는 단순 동기로 귀농하게 됐다는 김씨는 화룡동과 임고에서 포도를 경작하고 있다.
영천 출신으로 호당초등학교를 거쳐 영천중 1학년 2학기때 서울로 유학을 간 케이스다. 서울 신림중학교와 여의도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줄곧 서울과 인천 등 대도시 생활을 일관해 온 김씨는 그동안 설계사무소와 건설사업도 벌이면서 돈도 많이 벌어봤고, IMF로 사업실패를 하면서 돈을 까먹기도 했었다며 지금의 농사일에 가장 열성을 쏟아붓고 있다.
포도나무 자라는 모습에 보람느껴 특별한 준비없이 귀농했지만 고생할 각오로 내려온 터라 귀농 첫해 농사일을 관망하면서 2년동안 남의 농사를 지어주던 때나 자신의 농사일을 하는 지금이나 힘든 줄 모르고 즐겁다는 것. 즐거운 마음으로 농사짓기에 귀농이후 한번도 양복을 입어보지 않을 정도로 농사꾼의 자부심도 생겼다.
농업기술센터를 방문할때도 장화를 신은 작업복 차림 그대로다.새순이 날때부터 터널식으로 울창하게 자라 포도열매가 주렁주렁 달리는 과정을 지켜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는 김씨는 “4년 정도 포도농사를 지어보니까 누구 못지않게 소득도 올리고 먹고살기에 지장없을 정도로 노후설계를 할 수 있게됐다”며 밝게 웃는다.
그동안 FTA자금 보조도 받는 등 아끼고 아꼈지만 2~3억원이 투자됐다. 귀농 첫해에는 수입이 전혀 없었다. 궁금한 농사법을 영천시농업기술센터에 일일이 문의하는 등 농사공부에만 전념했다. 귀농하면서 구입한 화룡동 2,644.63㎡(800평) 땅에다 이듬해부터 포도나무 820주를 심고, 비가림시설을 설치하는 등 부인과 둘이서 포도밭을 일궜다. 타인 농사도 8,264.46㎡(2500평) 추가로 농사를 지었다. 첫 해 심어놓은 나무에서 수익이 발생한 귀농 이듬해에는 정책자금을 지원받아 임고에도 4,958.68㎡(1500평)의 포도밭을 마련했다. 현재 화룡동에도 2,644.63㎡(800평)에다 3,966.94㎡(1200평) 임대농을 추가했다.
농업기술센터 도움으로 정착 귀농 5년차인 내년 정도면 훨씬 더 여유가 생길 것 같다는 김씨는 “포도농사 1천평 정도면 150~200만원 소득은 올릴 수 있다”며 제2의 인생여유를 느끼고 싶은 도시민들의 귀농을 권했다. 3~9월 농번기가 아닐 때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귀농은 굳이 고향을 찾지않아도 된다고 덧붙인다. 친구나 선후배, 친척들이 아닌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의 도움 덕분에 정착할 수 있었던 자신의 경우를 봐서라도 고향을 찾기보다 사전에 귀농후보지에 대한 필요정보를 수집하고 농사공부하는 데 열성을 쏟아야한다고 조언했다.
“농사수익은 고정급이 아니기에 스스로 마음을 바꿔야 한다”는 김씨는 “시행착오만큼 좋은 교육이 없다. 부딪혀보고 모르는 것은 전문가에게 일일이 물어보고 잘못된 것을 고쳐나가면 된다”며 농사를 지어보지 않은 분들도 각오만 확고하다면 귀농하라고 강조했다.
판로개척에 어려움 겪어 수도권과 지방 소비자들의 취향이 달라서 포도크기를 달리 생산하고 있다는 김씨는 “힘든 점은 판로개척이다. 시당국에서 포도판로 개척에 조금 더 신경써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바쁜 직장생활가운데서도 서울에서 주말이면 내려와 농사일을 거들어주는 1남1녀 자녀가 고맙기만 하다는 김씨의 계획은 건강을 지키는 것이 가장 급선무다.
딸기농사도 도전해 보고 싶지만 건강부터 챙기라는 가족권유로 망설이고 있다. 귀농 후 한번도 갖지 못한 바둑, 낚시 같은 취미생활도 꿈꾸고 있다.
그리고 고생한 부인(53)에게 수영, 에얼로빅 등 문화생활과 자유로운 시간을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