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동 춘 씨 34년동안 포항제철에서 일하다 정년퇴직 후 영천시 고경면 초일리로 귀농한 석동춘씨(61). “특히 이곳은 교통이 편리하고 마을주민들의 인심이 좋아서 더욱 마음에 든다”며 1년 6개월된 시골생활에 만족을 표했다. 도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퇴직후 전원생활의 꿈을 이뤘다는 석 씨는 퇴직후 2년 동안의 재취업(복직)생활을 마무리하면서 포항 인근 경주, 청송, 영덕 등지를 둘러보다가 2014년 12월 자신의 인생 2모작을 시작할 곳으로 이 곳을 선택했다. 2,400㎡(800평)의 땅을 매입한 후 포항서 오가며 주말농장식으로 밭을 일궜다. 지난해 6월 살림집을 건립해 부인 하영미씨(58)와 함께 입주함으로써 본격적인 귀농생활을 시작했다. 제초제·농약 없이 유기농으로 농사지어 영천시농업기술센터의 각종 교육에 빠짐없이 참여하는 것으로 시작된 이들 부부의 농사는 자급자족 차원에서 고추와 상추 등 푸성귀 같은 쉬운 작목으로 시작했지만 농기계 없이 손으로 짓는 농사라 매일 물주기와 풀 뽑기를 하느라 밥먹는 시간 외에는 밭에서 고된 일을 하고 있다. 마늘, 양파, 고추와 상추, 참깨와 들깨, 감자와 콩, 녹두와 팥 등 심어놓은 작목들의 수확시기도 서로 달라 연중 농사일에 매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건강이 좋지 않은 부인을 위해 몸에 해로운 농약이나 제초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비료대신 농업기술센터에서 받아오는 미생물발효액을 뿌려주는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는다. 집터 뒤쪽에 대나무까지 심었다는 석씨는 자신의 경우 “귀농이라기 보다는 귀촌에 가깝다”며 농사를 더 늘일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올 초에는 “손이 덜 가고 관리하기도 쉬우면서 고소득 작물이라는 사과대추 100주를 심었다”며 점차 농사에 빠져들고 있다.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엄청나게 재미있다. 농사짓는 것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진작 알았더라며 좀 더 빨리 시골로 왔을 것”이라면서 주변 지인들에게 고경 뿐만아니라 북안, 청통, 자양 등 청정지역인 영천으로 귀농 또는 귀촌할 것을 적극 권하고 있다고 한다. 지인들에게 직접 수확한 농산물을 전해주면서 교통이 편리한 영천이야말로 귀농·귀촌의 적지라고 홍보하고 있다. 별빛 쏟아지고 반딧불이 보며 힐링의 시간 귀농 첫해 수확물은 무농약 농산물이라 주변농민들로부터도 판매주문까지 받았다. 주변에 퍼 주고도 남는 것은 시중가보다 싸게 판매까지 할 수 있었다. 부부가 함께 밤새 녹두까는 재미가 솔솔하고 농작물을 수확했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부인 하영미 씨는 “수 년전 반딧불이를 보러 일부러 외국여행까지 다녀왔었는데 이곳에서는 낮에는 개구리와 뻐꾸기가 울고 밤에는 별빛이 쏟아지고, 반딧불이를 볼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도시생활에서는 맛볼 수 없는 힐링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고향 성주로 귀촌할 생각도 있었지만 집성촌이라 항상 예의를 차려야 하고 집안 어르신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불편함 때문에 포기했다. 초일리의 경우 순박한 시골인심이 그대로 묻어나는 곳이라 경로당 야유회나 마을 행사에 찬조를 하는 등 적극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주민들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 마을 행사때면 꼭 초청해오는 이장님이나 노인회장님의 배려가 큰 몫을 하고 있다. 지나가다가도 농사일로 땀흘리는 석씨 부부에게 “두사람 모두 너무 고생한다”며 말을 건네는 주민들에게 이웃사촌의 정을 듬뿍 느낀다. 그 동안 시행착오도 있었다. 지난해 말 큰 아이 혼사 때는 귀농한 지 몇 달 되지 않았기에 폐가 될까 싶어 청첩장을 돌리지 않았는데 자녀 결혼식이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언제인지 몰라 부조하지 못했다는 미안함 때문에 주민들과의 관계가 오히려 서먹서먹해졌다. 그래서 지난 4월 둘째 아이 결혼식때는 청첩장을 돌리자 모든 주민들이 포항 결혼식장까지 찾아와 부조금을 내면서 훨씬 더 가까워졌다고 한다. 요즘에는 경운기를 타고 가다가도 두 손을 흔들어주며 더 살갑게 인사하는 모습에서 훈훈한 동네 인심을 듬뿍 느낄 정도다. 마을의 막내로 배우는 입장돼야 석씨 부부도 마을주민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포항시장상도 두 번이나 수상한 부인 하영미씨는 싹싹하고 붙임성 좋은 성격으로 마을주민들의 막내입장에서 주민들께 다가가고 있다. 부인 하 씨는 “여기서는 말씨부터 달라야 한다. 아줌마보다 아지매요~하면서 격식을 벗어던지고 친근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저희들은 연령적으로도 평균 70대인 주민들의 막내뻘이고, 농사경력으로도 초보자로서 배우는 자세로 주민들을 대하고있다고 한다. 귀농 희망자들에게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할 것과 귀농 후에는 주민들에게 낮은 자세로 먼저 다가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귀농인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고 먼저 베풀 때 순박한 시골 인심을 만날 수 있다며 농촌 마을 주민들의 평균 연령이 70대 어르신들이라 50대 후반이거나 60대 초반인 귀농 귀촌하는 이들은 마을의 막내노릇을 톡톡히 해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귀농하는 이들의 과거 직책이 교장이나 국장, 부장이나 대령이었더라도 과거 직책을 모두 버리고 그 마을의 막내로서 배우는 입장에서 처신해야 한다고 귀농·귀촌 생활의 주의사항을 강조했다. 최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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